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제주공항에 폭탄 설치 했다" 테러 글 작성한 30대, 이유는?
"제주공항에 폭탄 설치 했다" 테러 글 작성한 30대, 이유는?
  • 김민범 기자
  • 승인 2023.09.12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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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김해, 대구, 인천, 김포공항 대상으로 6건 작성
조사서 "경찰이 잡을 수 있는지 시험하고 싶었다" 진술
국내 주요 공항 대상 테러예고 글 게시 현황/자료=제주경찰청
국내 주요 공항 대상 테러예고 글 게시 현황/자료=제주경찰청

[미디어제주 김민범 기자] 제주공항을 비롯해 5개 공항을 대상으로 6건의 흉악범죄 예고 글을 작성했던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경찰청은 협박 및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A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A씨는 제주와 김해, 대구, 인천, 김포공항 등을 대상으로 총 6건의 흉악범죄 예고글을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A씨는 지난 8월 6일 오후 9시 7분부터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폭탄테러 및 살인 예고가 결합된 흉악범죄 예고글을 작성했다. 이외에도 약 3시간 동안 총 6회에 걸쳐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폭탄테러 게시글이 작성된 지 약 한 시간 뒤인 같은 날 오후 10시께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해당 게시글을 확인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공항에 폭탄을 설치했다’라며 ‘흉기를 가져가 공항에 있는 사람들을 살인하겠다’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이와 같은 예고글이 인터넷에 게시되자 제주에서는 제주경찰청장이 직접 제주국제공항으로 출동해 현장을 지휘하고, 경찰특공대가 배치되는 등 막대한 경찰력 낭비가 초래됐다.

A씨가 올린 폭탄테러 게시물
A씨가 올린 폭탄테러 게시물

이후 곧바로 수사에 나선 경찰은 흉악범죄 예고 글의 작성 시간대와 게시글 내용을 토대로 총 6개 게시글 모두 동일범의 소행일 가능성을 고려해 수사 범위를 확대했다. 이어 아이피 추적을 통해 A씨의 주거지를 특정했다.

A씨를 특정한 경찰은 사전 구속영장과 다수의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A씨에 대한 압수수색과 1차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과정에서 A씨는 2차 조사 초반까지 범행을 강력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A씨를 긴급 출국금지 조치했으며 압수물에 대한 분석결과 등 객관적 증거를 토대로 피의자를 재차 조사했다.

경찰의 끈질긴 조사 결과 결국 A씨는 “경찰이 잡을 수 있는지 시험하고 싶었다”라며 “좀더 많은 관심을 받아야 경찰이 추적을 시작할 것 같아 여러 협박글을 작성했다”라고 진술하며 모든 혐의를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A씨는 컴퓨터 관련 전공자였으며 모든 폭탄테러 게시글에 해외 아이피를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이후 컴퓨터와 휴대폰까지 모두 초기화하는 등 추적 회피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과정에서 경찰은 A씨에 대한 ‘프로파일러의 텍스트 기반 범죄행동분석’도 진행했다. A씨는 공항이라는 다중 운집 장소와 폭탄테러라는 이목이 집중될 소재를 조합해 클릭을 유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내용은 사회이슈인 흉기난동을 연상시켜 구성해 사람들의 관심을 증폭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경찰은 A씨의 신병을 확보한 만큼 추가 흉악범죄 예고 글 작성 여부 등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법리검토를 통해 전체 공항에 대한 항공보안법 위반 등 적용가능한 처벌 규정도 적극 의논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이외에도 해당 사건으로 막대한 공권력이 낭비된 점을 고려해 정부 방침에 따라 경찰청 관련 기능과 협조해 민사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소송 제기도 적극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제주경찰청 관계자는 “해당 사건은 모방범죄가 매우 쉬운 유형이다”라며 “피의자는 익명으로 아이피를 수시로 변경하고 컴퓨터와 휴대폰을 초기화해 추적 회피도 시도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찰의 전문역량을 총동원해 피의자를 검거함으로써 무분별한 흉악범죄 예고 글 작성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며 “국민적 불안감을 가중하고 치안력 낭비를 일으키는 사회 전박적인 부작용이 큰 범죄 예고 글 작성을 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한다”라고 강조했다.

A씨가 범행에 사용한 외장하드, 휴대폰/사진=제주경찰청
A씨가 범행에 사용한 외장하드, 휴대폰/사진=제주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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