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17:02 (일)
제주도 실수에 바뀐 4.3위원회, 국무총리 아닌 행정안전부 산하?
제주도 실수에 바뀐 4.3위원회, 국무총리 아닌 행정안전부 산하?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8.24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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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24일 보도자료에 '행정안전부 제주4.3위원회'로 표기
4.3위원회, 특별법상 국무총리 산하 … 제주도 "단순 실수였다"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4.3사건의 진상규명과 희생자 및 유족의 명예회복을 위해 '국무총리' 산하에 설치된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를 제주도가 보도자료에서 ‘행정안전부’ 산하로 표기하고 그대로 내보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제주도가 나서서 제주4.3사건 위원회의 격을 낮추는 것이 아니냐는 질타까지 나오고 있다. 제주도는 이에 대해 “단순 표기상의 실수였다”고 해명했지만, 보도자료에서 두 번이나 국무총리가 아닌 행정안전부 산하로 표기가 되면서 실제로 실수가 맞는지에 대한 의구심까지 나오고 있다.

제주도는 24일 오전 ‘제주도, 4.3희생자 보상금 1613억원 지급 완료’라는 제목으로 제주4.3희생자들에게 지급되는 보상금에 대한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도는 이를 통해 1차에서 3차에 걸친 4.3희생자 보상금 신청접수 대상자 7410명 중 약 6100명의 희생자에 대한 보상금 신청이 접수됐으며, 심의를 마친 2153명에게 1613억원의 보상금 지급이 완료됐다는 사실을 전했다.

이를 전하면서 특히 “제주실무위원회에 7월 말까지 희생자 약 3012명을 심사해 행정안전부 제주4.3위원회에 최종 심사결정을 요청했으며, 제주4.3위원회에서도 2468명의 최종 심사를 완료하는 등 보상금 심사에 전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표기했다.

이 뒤에 이어지는 내용에서도 “행정안전부 제주4.3위원회에서 심의 완료된 2468명 중 현재까지 2430여 명의 보상금 청구가 접수됐으며, 2153명에 대해 1613억원의 보상금이 지급됐다”고 표기하기도 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부분이 ‘행정안전부 제주4.3위원회’라고 표기가 된 점이다. 

제주4.3위원회는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 위원회’를 줄여서 부르는 말이다. 이 위원회는 제주4.3특별법 제5조에 따라 제주4.3의 진상을 규명하고, 희생자 및 유족을 심사 및 결정하며, 희생자 및 유족의 명예회복과 보상에 관한 사항을 심의 및 의결하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한다. 아울러 같은 법 같은 항목에 따라 국무총리 소속으로 설치된다. 즉 국무총리 산하 위원회다.

제주도 역시 지금까지 이 4.3위원회를 국무총리 산하로 표기해왔다. 하지만 이날 배포된 보도자료에서 갑자기 국무총리 산하가 아닌 ‘행정안전부’ 산하로 표기를 하면서 4.3위원회의 격을 떨어뜨린 꼴을 만들어버리고 말았다. 

24일 오전 제주도가 배포한 보도자료의 일부 내용.
24일 오전 제주도가 배포한 보도자료의 일부 내용.

제주도는 이와 같은 표기에 대해 실수라고 해명했다. 보도자료에 처음에는 행정안전부 산하에서 4.3위원회 회의 운영 등을 지원하는 부서인 '과거사 관련 업무지원단 제주4.3사건 처리과'로 표기를 했다가, 이를 수정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처음 보도자료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행정안전부 산하에 ‘과거사 관련 업무지원단 제주4.3사건처리과’로 표기를 했는데, 나중에 이와 같은 표기를 4.3위원회로 바꾸는 과정에서 앞에 행정안전부 표기는 바꾸지 못하고 뒤에 ‘과거사 관련 업무지원단 제주4.3사건처리과’만 '제주4.3위원회'로 수정을 하게 되면서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해명에도 의구심은 남아 있다. 보도자료 상에서 한 곳이 아니라 두 곳에서 ‘행정안전부 제주4.3위원회’라고 표기가 된데다, 희생자 보상금과 관련된 업무를 최종적으로 처리하는 기관은 제주4.3위원회이고, 이를 몰랐을리 없는 제주도가 처음에 행정안전부 산하 ‘과거사 관련 업무지원단 제주4.3사건처리과’로 표기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한편, 해당 보도자료는 24일 오후 2시경 ‘행정안전부 제주4.3위원회’가 ‘국무총리실 산하’로 수정되고 다시 배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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