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00:55 (일)
“발달장애 아동들이 이제는 우리랑 눈을 마주친답니다”
“발달장애 아동들이 이제는 우리랑 눈을 마주친답니다”
  • 김형훈 기자
  • 승인 2023.08.21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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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랑와랑숲사회적협동조합, 발달장애 숲 프로그램
벌써 6회차…특수교사 투입하며 자연스레 부모상담
신뢰 쌓이면서 부모와 분리한 프로그램도 가능해져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연을 보고 감탄하는데, 아이들이라고 다르지 않다. 아이들은 더욱 자연에 끌린다. 그래서일까, 와랑와랑숲사회적협동조합(대표 정동락, 이하 와랑와랑숲)이 진행하는 숲 행사는 아이들을 매료시킨다.

특히 와랑와랑숲이 진행하는 행사는 발달장애를 비롯한 장애아동들이 대상이다. 지난 19일도 그런 날이다. 제주양떼목장에 모인 아이들은 즐거움을 한껏 발산했다. 올해 3월부터 시작된 이 행사는 벌써 6회차를 맞았다. 여섯 번 내내 아이를 데리고 온 부모도 마주할 수 있었다. 그 부모의 마음은 어떨까.

“이런 행사가 있다는 걸 알게 된 건 발달장애 아동 부모 모임인 ‘제주아이 특별한아이’라는 단체를 통해서였어요. 숲에서 행사를 한다는 공지가 올라왔기에 신청하게 되었죠. 우리 아이가 여기 올 때마다 좋아해요. 주말이면 여기에 오는 걸 아이가 알아요. 내년에도 행사가 계속됐으면 해요.”

와랑와랑숲사회적협동조합이 지난 19일 제주양떼목장에서 발달장애 아동들과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와랑와랑숲사회적협동조합이 지난 19일 제주양떼목장에서 발달장애 아동들과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장애 아동들에게 나들이는 쉽지 않다. 와랑와랑숲은 그런 나들이의 도우미가 된다. 와랑와랑숲은 아이들이 즐겁게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발달장애 아동들이 즐기면서 놀 수 있도록 장애 아동 숫자만큼의 활동가들을 투입하고, 장애 아동을 전문적으로 이해하는 특수교사도 매번 함께한다.

활동하는 선생님들은 아이들의 이름도 다 외운다. 행사가 여섯 번째를 맞으면서 서로 알아가는 사이가 됐음의 표시가 아닐까. 서로 알아가게 되니,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 나타났다. 발달장애 아동들은 상대방의 눈을 잘 응시하지 않는데, 여기서는 그런 일은 없다. 이젠 상대방의 눈을 바라본다. 또 있다. 그 얘기는 정동락 대표에게 들어보자.

“여기서는 아이들이 부모랑 떨어져요. 부모들에겐 아이랑 떨어져서 쉬도록 해줘요. 3회차부터 아이들이 부모랑 떨어졌을 거예요. 부모와 아이들도 교사를 신뢰해주고, 불안해하는 것도 없어요. 여기에 오면 특수교사도도 만날 수 있어요. 그러면서 프로그램의 질아 높아지게 됐고, 부모들도 상담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됐어요.”

장애 아동을 둔 부모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때문에 아이랑 한 몸이다. 그런데 와랑와랑숲 행사만큼은 아이를 자유롭게 떼어놓을 수 있다. 그동안 쌓인 신뢰 덕분이며,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장애 아동들도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음은 물론이다.

와랑와랑숲이 올해 처음 내건 발달장애 아동을 위한 숲 체험은 이제 시작이다. 그러기에 더 해야할 게 눈에 보인다. 장애 아동들은 와랑와랑숲의 프로그램을 통해 동물과도 교감하는 방법을 배웠다. 더 해야할 건 식물이다. 식물은 동물과 달리 다가가기 쉽지 않다. 정동락 대표는 식물을 접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해 볼 계획이다.

제주양떼목장에서 진행된 와랑와랑숲사회적협동조합의 발달장애 아동 프로그램. 미디어제주
제주양떼목장에서 진행된 와랑와랑숲사회적협동조합의 발달장애 아동 프로그램. ⓒ미디어제주

“내년에는 식물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했으면 해요. 여기엔 아주 오래된 나무도 많거든요. 그 나무를 만져보기도 하고, 나무와 대화를 하도록 해보려고요.”

발달장애 아동들은 하나둘 배워간다. 그들은 자연을 느끼면서 배워간다. 와랑와랑숲이 진행한 프로그램은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이다. 이런 소중한 작업을 시간이 지나가듯 마냥 흘려보내기가 너무 아쉽다. 숲 체험을 진행하게 될 경우 발달장애 아동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 듯하다. 그래서 준비하는 게 있다. 내년엔 관찰 평가를 할 인력을 투입할 계획이다. 내년엔 한층 업그레이드 된 결과물이 와랑와랑숲에서 나오지 않을까.

한편 이 사업은 복권위원회, 산림청,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의 후원을 받아 복권기금으로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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