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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덮친 무더위, 유일하게 폭염특보 발효된 적 없는 이곳은?
전국 덮친 무더위, 유일하게 폭염특보 발효된 적 없는 이곳은?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8.01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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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있는 제주산지, 폭염특보 단 한 차례도 없어
1일 기준 제주산지 제외한 전국 모든 곳에 폭염특보
한라산 백록담. /사진=미디어제주.
한라산 백록담.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전국적으로 기온이 크게 오르면서 폭염경보 및 주의보 등이 발효된 가운데, 한라산이 있는 제주산지에만 유일하게 폭염특보가 발효돼 있지 않아 이목을 끌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1일 오전 10시 기준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33도에서 35도 이상의 높은 기온이 나타면서 폭염경보 및 주의보 등 폭염특보가 발효되고 있다. 특히 앞으로 기온이 더욱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던 지역도 폭염경보로 상향되는 등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전국적으로 폭염특보가 이이지고 있지만, 한라산이 있는 제주산지만큼은 폭염특보가 발효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 지난달 30일까지만 해도 흑산도와 홍도에도 폭염특보가 발효돼 있지 않았지만, 이곳에서도 기온이 오르고 지난 31일자로 폭염주의보가 발효되면서, 폭염특보가 발효되지 않은 곳은 제주산지만 남았다.

폭염 위험수준도 전국 대부분의 지역이 ‘경고’ 수준을 보이고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는 ‘위험’ 수준까지 보이고 있다. 제주에서도 제주북부와 동·서부에 폭염경보가 발효돼 있고 위험수준 역시 ‘경고’ 수준이지만, 제주산지만큼은 어떤 특보나 위험수준도 없는 상태다. 

폭염특보의 경우는 올해 5월15일부터 기온과 습도를 고려하는 체감온도를 기반으로 발효된다. 최고 체감기온이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는 폭염주의보가, 최고 체감기온이 35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에는 폭염경보가 발효된다. 

기상청이 발표한 1일 기준 전국 폭염 위험수준. /자료=기상청.
기상청이 발표한 1일 기준 전국 폭염 위험수준. 전국 모든 곳이 위험이나 경고, 주의 단계이지만 제주산지만 유일하게 어떤 위험수준도 나타나질 않고 있다. /자료=기상청.

하지만 제주산지의 경우 높은 해발고도의 영향으로 하루종일 비교적 낮은 기온이 유지되면서 폭염특보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전국에서 유일하게 폭염특보가 발효되지 않은 지역으로 남아 있는 상태다.

제주산지에서 기상관측시설이 설치된 곳 중 해발고도가 760m로 가장 낮은 곳인 성판악 입구의 경우도 지난달 10일 낮 최고기온이 29.7까지 올라갔지만, 그 외에는 대부분 22도에서 25도의 분포를 보이고 있다.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과 가까운 윗세오름의 경우는 지난달 대체적으로 17도에서 20도 안팎의 낮 최고기온 분포를 보였다. 전국적으로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제주산지만큼은 해발고도에 따라 서늘한 수준까지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지방기상청 관계자는 “제주산지에서 폭염특보가 발효된다면 해발고도가 가장 낮은 성판악 입구 관측시설을 기준으로 할텐데, 이곳에서의 낮 최고기온은 25도 정도의 수준을 보이는데다, 습도를 고려한 체감온도도 27도 내외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제주산지는 폭염특보 기준에 미치지 않아 폭염특보가 발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낮은 기온 덕분에 제주산지는 제주는 물론 우리나라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단 한 번도 폭염특보가 발효된 적이 없는 곳이기도 하다.

지리산과 설악산 등 해발고도가 높은 다른 산 역시 해발고도에 따라 낮 최고기온이 낮게 나타나는 지역이 많지만, 육상 특보구역이 기온이 높게 형성되는 다른 지역과 함께 묶여 있기 때문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상태가 된다.

예를 들어 지리산의 경우 일반적으로 지난달 낮 최고기온이 21도에서 27도의 분포를 보였다. 이 기온만 놓고 보면 폭염특보가 발효될 기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지리산은 경상남도와 전라남·북도에 모두 걸쳐 있다. 특보구역 역시 경상남도 하동군과 전라남도 구례군, 전라북도 남원시 등으로 나눠진 상태다.

이로 인해 지리산 정상이 아무리 기온이 낮더라도 지리산이 걸쳐 있는 하동군과 구례군, 남원시의 어느 한 구역에서 기온이 높게 형성이 돼 특보가 발효된다면, 자연스럽게 지리산 역시 특보가 발효된 상태가 된다.

설악산 역시 마찬가지다. 설악산은 특보구역이 강원북부산지로 분류된다. 이 강원북부산지에는 속초시와 양양군, 고성군 등이 포함된다. 설악산의 정상와 인근 지역의 기온이 낮더라도 속초시나 양양군, 고성군 등 다른 지역에서 기온이 올라 특보 기준에 충족된다면, 설악산을 포함한 강원북부사진 전체에 특보가 발효된다.

실제로 설악산의 지난달 낮최고기온은 낮게는 17도에서 높게는 24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인제군과 속초시 등에서 낮최고 체감기온이 35도 이상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설악산을 포함한 강원북부산지 전체에 폭염경보가 발효돼 있다.

한라산은 산지만 따로 특보구역으로 나눠져 있기 때문에 특보구역 중 해발고도가 가장 낮은 곳에서도 기온이 높지 않게 나타나 폭염특보를 피해갈 수 있는 ‘특이 케이스’인 상황이다.

하지만 이처럼 기온이 낮다고 하더라도, 여름철 등산에 나설 경우 급격한 체력저하와 탈수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여름철 등산에 나서는 이들은 이와 관련해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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