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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다움'탐구 2] “제주의 상징 ‘돌하르방’ 기원이 몽골이라고?”
['제주다움'탐구 2] “제주의 상징 ‘돌하르방’ 기원이 몽골이라고?”
  • 김민범 기자
  • 승인 2023.07.11 1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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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하르방, 조선시대부터 마을 입구에 세워 위엄을 보이는 수호신 역할
돌하르방의 본래 기원으로는 대표적으로 ‘몽골기원설’과 ‘제주자생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돌하르방 국가민속문화재 등록을 위해 노력 중
과거에는 돌하르방이 아닌 ‘우석목’, ‘무석목’이라고 불렸다고 전해져
돌하르방.
돌하르방.

[미디어제주 김민범 기자] 제주를 가장 잘 나타내는 상징물은 무엇이 있을까? 단언컨대 돌하르방이다. 돌하르방은 제주의 대표적인 상징물이자 자랑이다. 제주지역에서는 돌하르방이 장승을 대신해 세워진 ‘마을의 수호신’이었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장승과는 다르게 돌하르방은 현무암으로 만들어졌다. 현무암은 제주도에서 가장 많이 접할 수 있는 돌로 구멍이 많이 뚫린 것이 특징이다.

우리가 듣던 ‘돌하르방’이라는 단어는 사실 제주어이다. ‘하르방’이라는 단어는 제주 사투리이며 표준어로는 할아버지라는 뜻이다. 과거에는 돌하르방이 아닌 ‘우석목’ 혹은 ‘무석목’이라고도 불렸다고 전해진다.

돌하르방의 생김새는 각자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큰 눈에 주먹코와 모자를 쓰고 두 손을 배 위에 올려놓은 위엄있는 모습을 갖고 있다. 이에 과거 조선시대 때부터 성문 앞이나 마을 입구에 세워져 적의 침입을 막고 위엄을 보이는 수호신 역할도 했다고 알려진다. 대표적으로는 제주 3현의 소재지인 ▲제주성 ▲대정현성 ▲정의현성 앞에 세워져 있다.

현대로 오면서 돌하르방의 모습도 점차 조금씩 변형되고 있다. 지역이나 장소의 특징을 살려 개성 있게 재탄생한 돌하르방도 여러 종류가 있다. 대표적으로는 제주 카카오 본사 앞 돌하르방은 노트북을 들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어 최근 유행을 타고 일명 “슈슉 슈숙. 슉” 밈을 만들었던 칼춤을 추는 모습의 돌하르방도 제주 난타호텔 정문에 있다. 이곳에 있는 칼춤 돌하르방은 한때 제주로 오는 관광객들에게는 꼭 들러야 하는 사진 명소로 유명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제주 돌하르방을 국가민속문화재로 등록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현재 제주 돌하르방은 지난 1971년 8월 25일부로 ‘제주도 민속문화재’로 지정, 보호 중이다. 제주의 자랑이자 상징인 돌하르방이 지역 민속문화재만으로 남지 않고 전국 국가민속문화재로 등재됨으로써 제주의 상징을 국가가 인정해주는 날이 기대된다.

이에 반해 제주의 자랑인 돌하르방이 본래 제주에서 탄생한 것이 아니라는 설도 전해진다. 돌하르방의 본래 기원으로는 대표적으로 ‘몽골기원설’과 ‘제주자생설’ 두 가지로 나뉜다고 한다.

김남흥 북촌 돌하르방 미술관장.
김남흥 북촌 돌하르방 미술관장.

“돌하르방의 기원 중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북방설에 대해서 저는 좀 다르게 생각합니다.”

김남흥 북촌 돌하르방 미술관장은 조심스레 운을 뗐다.

이어 돌하르방이 중국에서 왔다는 북방설에 대해 설명했다.

“원나라가 왜나라를 지배하기 위해 거점 지역으로 ‘탐라총관부’를 만들고 그러던 중 목축 사업이 들어왔습니다. 100년 동안 제주를 지배하는 과정에서 문화적 영향이 있었을 겁니다.”

“당시의 제주도 문화권은 중국의 영향권을 갖고 있었고 외부의 약탈도 빈번하게 발생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관장은 문헌에 기록된 돌하르방의 본래 이름인 ‘옹중석’의 의미를 설명했다.

“과거 뛰어난 무장이 있었는데 그의 이름이 완중옹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그가 죽고 나자 생전에 나라를 위해 전승을 이뤘던 뜻을 기리기 위해 ‘옹중석’이라는 동상으로 세웠다고 생각합니다.”

이어 김남흥 관장은 북방설을 지지하지 않는 입장으로 남원 지리산에 있는 ‘벅수’를 언급했다.

“북방설의 연관성보다도 남원 지리산 실상사 입구 주변에 세워져 있는 ‘벅수’가 오히려 더 유사합니다. 수염의 유무만 제외한다면 돌하르방과 아주 비슷한 생김새를 갖고 있습니다.”

끝으로 김 관장은 관광객이나 도민들의 돌하르방을 보는 시각에도 유의를 당부하며 돌하르방의 본질적 가치를 강조했다.

“돌하르방을 들여다볼 때는 이름과 생김새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제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단지 관광 상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닌 돌하르방의 본질적 가치뿐만 아니라 만들어질 당시 역사적 느낌과 아픔까지 포괄적으로 생각하며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돌하르방의 기원에 대한 명확한 정설은 없다. 북방설에 의해 영향을 받아 만들어졌다고 해서 제주 돌하르방의 본질이 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제주의 오랜 역사와 가치를 지니고 있는 돌하르방은 유래가 어떻든 그 자체로도 제주의 자랑이자 상징인 사실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한편 북촌 돌하르방 미술관은 제주도 조천읍에 있다. 다양하고 신비한 돌하르방을 만날 수 있으며 가족과 함께 나들이하기에도 좋은 숲속 미술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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