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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다움'탐구 3] 제주 대표 과일 한라봉 "우리 것이 아니다?"
['제주다움'탐구 3] 제주 대표 과일 한라봉 "우리 것이 아니다?"
  • 김민범 기자
  • 승인 2023.08.18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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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봉.
한라봉.

[미디어제주 김민범 기자] 제주를 대표하는 과일은 무엇일까. 당연히 귤이다. 그렇다면 귤보다 더 맛있는 과일은? 아마 한라봉일 것이다. 한라봉은 고급 과일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값비싼 가격 때문일까.

한라봉은 운향과 귤속 재배품종이다. 운향과란 쌍떡잎식물 무환자나무목의 종류이다. 보통 귤나무로 알려져 있다. 재배품종인 한라봉은 교배를 통해 개발한 품종인 것이다.

지난 1990년 도입된 재배품종 한라봉은 제주도에서 본격적으로 재배가 이뤄졌다. 이어 제주감귤과 함께 제주도를 대표하는 제철과일이자 특산물로 사랑받고 있다. 생김새도 한라산이 솟아 있는 제주도의 모양을 닮아있다.

한라봉은 제주를 대표하는 과일이지만 나주와 경주, 고흥에서도 재배된다고 한다. 위 지역에서는 이름도 한라봉이 아닌 다른 이름을 사용한다. ▲진도군의 황금봉 ▲경주시의 경주봉 ▲고흥군에서는 하나봉이라고 불린다.

지난 2014년 2월 사단법인 ‘제주특별자치도 한라봉연합회’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지리적 표시 등록을 신청했다. 이에 지난 2015년부터 한라봉은 대한민국의 농산물 지리적 표시 제100호로 등록됐다.

지리적 표시란 농수산가공품의 명성이나 품질, 특징이 지리적 특성과 관련됐음을 인증하는 표시다.

관광상품이자 선물용으로도 좋은, 제주를 대표하는 과일 한라봉이 제주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도 있다.

박석만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감귤연구소 농업연구사
박석만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감귤연구소 농업연구사

“사실 한라봉은 일본에서 왔습니다. 1970년대에 일본에서 ‘청견’과 ‘병감’이라는 품종이 교배해 만들어졌습니다.”

박석만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감귤연구소 농업연구사는 한라봉이 일본에서 만들어졌고 제주도로 넘어와 재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졌을 당시 모양도 지금의 한라봉과 비슷하게 꼭지 부분에 봉오리가 올라와 있었습니다. 이러한 모양 때문에 오히려 ‘일반 귤 같지 않다’라는 느낌으로 재배가 잘 안됐었습니다.”

한라봉의 상징인 한라산을 닮은 봉오리 때문인지 일본에서는 오히려 재배가 잘 안됐다고 한다. 맛있는 한라봉이 왜 당시에 인기가 없었을까.

“인기가 없던 초창기 일본에서의 한라봉은 1990년대에 들어서야 맛이 좋다고 소문이 나면서 재배가 시작됐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 당시 일본에서 가져온 겁니다.”

한라봉은 세상에 만들어진 후 20년 만에 상품성 가치를 인정받고 제주도에 처음으로 들어오게 됐다고 한다.

“당시 일본에서는 본래 품종명을 ‘부지화’라고 불렸습니다. 하지만 상품명으로는 ‘데코봉’으로 판매가 됐고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한라산을 닮은 모양으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한라봉’으로 들어왔습니다.”

“이러한 ‘한라봉’은 한라산을 닮은 느낌도 있고 맛있기 때문에 제주도에서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한라봉의 성공 이유로는 맛있는 맛은 둘째치고 한라산과 닮은 모양이 큰 몫을 한 것 같다. 한라산을 닮은 한라봉이야말로 제주를 대표하는 과일로써 당당히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된 이유다.

“이런 한라봉의 인기로 일본에서도 더 많은 수요와 공급이 이뤄졌고 외국까지도 수출되며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재배되고 있습니다.”

“품종 보호 제도로 원래는 ‘로열티’를 지급하게 돼 있습니다. 하지만 한라봉 같은 경우에는 만들어진지 오래됐기 때문에 로열티 관련 문제가 없습니다. 이것이 전 세계적으로 많이 재배되는 이유입니다.”

‘로열티’란 특정한 권리를 이용하는 이용자가 권리를 가진 사람에게 지불하는 대가를 말한다. 쉽게 말해 저작권의 느낌으로 한라봉은 이미 만들어진지 오래된 상품이기 때문에 로열티를 지급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한라봉과 레드향 등은 모두 일본 유래 품종들입니다. 그렇다고 로열티를 지급해야 하는 품종들도 아닙니다. 하지만 저희 연구소는 다양한 품종들을 개발해 보급함으로써 저희만의 좋은 품종 개발을 위해 노력 중입니다.”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한라봉과 레드향 등은 모두 사실은 일본에서 유래된 품종들이다. 하지만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감귤연구소는 다양한 품종 개발에 몰두 중이다.

“개발한 우리품종들로는 ‘미래향’이라던지 ‘하례조생’과 같은 품종도 많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진 많이 심어지지 않아 인지도가 낮지만 추후 더 좋은 품종 개발로 소비자 여러분들을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감귤연구소.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감귤연구소.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감귤연구소는 서귀포시 남원읍에 위치해 있다. 연구소는 우수 감귤 품종을 선발하고 육종기술을 개발한다. 아울러 감귤 병해충방제체계를 구축하고 감귤 발효물 유래 신소재 및 가공품도 개발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감귤연구소.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감귤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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