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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오염수, 시민들이 나서서 이웃 설득하고 목소리를 합쳐야”
“핵 오염수, 시민들이 나서서 이웃 설득하고 목소리를 합쳐야”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3.06.26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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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26일 저녁 제주에서 11번째 시국기도회 개최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26일 저녁 7시30분 제주시청 종합민원실 앞에서 ‘친일 매국 검찰독재 윤석열 퇴진 주권 회복을 위한 월요시국기도회’를 개최한다.

지난 4월 10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시국기도회를 시작으로 11번째 열리는 시국기도회다.

사제단은 이번 시국기도회를 통해 ‘해마다 가장 먼저 태풍을 맞이하는, 방사능 오염수도 가장 먼저 마시게 될 생명의 섬 제주도에서’ 일본의 핵오염수 방출 문제를 집중 성토할 예정이다.

사제단은 미리 배포한 ‘양심의 시험대’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도쿄전력이 거듭 예고해 온 절차가 실행되는 순간 우리 앞에 지옥문이 열린다”면서 “거대한 저수지 둑이 터지면 그 아래 평온했던 마을은 쑥대밭이 되고 만다”고 경고했다.

일본과 한국 정부가 입을 맞춘 것처럼 ‘국제원자력위원회 조사 결과를 믿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데 대해서도 사제단은 “소가 웃을 일”이라며 “‘원자력 체제’ 유지를 위해 오늘까지 거짓과 속임수, 은폐 공작을 일삼아 온 마피아가 과연 인류 전체의 생존을 책임져줄까?”라는 물음을 던졌다.

이어 사제단은 일본 정부를 겨냥해 “해양투기 말고도 얼마든지 합리적인 해법을 마련할 수 있는데, 돈도 돈이지만 사실은 핵 산업 실패의 증거를 없애버리고 싶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핵폐기물 방사성 오염수 투기가 생명의 근원에 관한 문제이며, 이제껏 사람은 물론 하늘도 땅도 겪어보지 못한 미증유의 사태라는 점을 들기도 했다.

특히 사제단은 “장차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르지만, 이미 나타난 징후들로 보아 끔찍하리라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며 “그런데도 한국 대통령이라는 자는 현생인류 최대의 재앙, 최악의 범죄를 방조, 동조하고 있어 다른 무엇보다 바다를 멸절케 한 죄 때문에 그의 비극적 말로가 앞당겨질 것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고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엄중 경고했다.

사제단은 이어 “원자로 노심이 녹아버린 후쿠시마 원전은 지구의 암 덩어리나 다름없는데도 ‘희석’이라는 처방을 내세워 바다로 흘려보내는 짓은 암세포를 전이시키겠다는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그 심각한 위험을 알아서 해저 터널을 통해 수 킬로 밖에다 쏟아버리는 암체 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이를 지켜보고 있는 인류 전체가 양심의 시험대에 올랐다”고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또 사제단은 “미국은 핵무기를 써서 민간인 22만 명을 살상한 나라이면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다”면서 일본에 대해서는 “핵발전소 붕괴로 국토 상당 부분이 치유불능의 오염지대로 전락하게 된 나라이면서 핵발전소를 더 짓고 있는데, 이런 미‧일과 군사동맹의 일원이 되었다고 천하를 얻은 것처럼 좋아하는 윤석열 정부에는 따로 입장이 있을 수 없다”고 지적, 한국이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3자 동맹에 휩쓸려가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사제단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의 실상을 아는 전문가들은 이 비극이 1000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고 판단하기도 한다”면서 “이를 막기 위해서는 힘을 가진 사람들에게 기대해서는 될 일이 아니라, 시민들이 나서서 이웃을 설득하고 목소리를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양심의 시험대

 

‘최종해결책’이라며 핵 오염수 방출을 벼르고 있는 일본을 생각하면 분이 차오른다. “이것이 인간인가?” 하는 근본적인 의심 때문에 괴롭다. 도쿄전력이 거듭 예고해온 절차가 실행되는 순간 우리 앞에 지옥문이 열린다. 거대한 저수지 둑이 터지면 그 아래 평온했던 마을은 쑥대밭이 되고 만다. 그런 재앙이 지구 생태계를 덮칠 것이다. 일본과 한국 두 정부는 입을 맞춘 듯 국제원자력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믿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소가 웃을 일이다. ‘원자력체제’의 유지를 위해 오늘까지 거짓과 속임수, 은폐공작을 일삼아 온 마피아가 과연 인류 전체의 생존을 책임져줄까?

1. 인류가 겪어보지 못한 사태

자기 오물을 남의 얼굴에 끼얹겠다는 일본 정부에 묻는다. 옛날에는 빈말으로라도 함께 꽃피워 번영하자며 대동아공영共榮을 선전하던 나라가 지금은 대놓고 세계 공멸共滅을 밀어붙이고 있다. 해양 투기 말고도 얼마든지 합리적인 해법을 마련할 수 있는데 도대체 왜 그러는가? 돈도 돈이지만 사실은 핵 산업 실패의 증거를 없애버리고 싶은 게다. 인류역사상 이만한 인면수심과 후안무치는 찾아보기 어렵다. 하루에도 수십 번 “폐를 끼쳐 미안합니다”를 연발하는 일본의 양심과 윤리, 아니 상식이 정녕 이런 수준이었나? 일본에도 하늘의 이치를 논하거나 사람의 도리를 가르치는 교회와 학교가 없지도 않을 텐데 어떻게 사람이 사람으로서 할 수 없는 일을 막지도 나무라지도 못하고 그저 묵인하는지 답답하다.

한때 우리도 인분을 바다에 버린 적이 있었다. 하지만 사람이 할 짓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그 못난 짓을 그만 두었다. 굴 노로바이러스 등 인분 투기의 폐해가 심각한 것을 뒤늦게 알았기 때문이다. 핵폐기물 방사성 오염수 투기는 그런 차원의 일이 아니다. 생명의 근원에 관한 문제이며 이제껏 사람은 물론 하늘도 땅도 겪어보지 못한 미증유의 사태다. 장차 어떤 일이 벌어질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이미 나타난 징후들로 보아 끔찍하리라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그런데도 한국 대통령이라는 자는 현생인류 최대의 재앙, 최악의 범죄를 방조, 동조하고 있다. 비리와 악행이 차고 넘치는 사람이지만 다른 무엇보다 바다를 멸절케 한 죄 때문에 그의 비극적 말로가 앞당겨질 것임을 우리는 안다.

2. 무관심, 무감각

1945년 8월 6일 오전 8시 15분, 핵폭탄 ‘리틀 보이’가 떨어지기 시작했을 때 히로시마 사람들은 월요일 아침을 맞고 있었다. 하늘에 떠 있는 비행기에서 작은 폭탄 하나가 떨어지는 것을 지켜보기는 했으나 그것 하나로 도시 전체가 불바다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세계는 지금도 방사능 오염에 대해 여전히 무관심하고 무감각하다. 요나처럼 “사십일 후면 무너지리라” 하고 외치는 예언자들이 간혹 없지 않으나 몇 달분 소금을 사재기 하는 것으로 불안을 감추고 있다. 보다 못한 젊은이들이 울고불고 소리친다.

“우리에게 언제 물어보기라도 하셨나요? 살아도 얼마 살지 못할 어른들이 앞으로도 한참 살아야 할 우리와 미래세대의 운명을 왜 맘대로 결정하려 하십니까? 그렇다면 할 수 없습니다. 아기를 갖고 싶어도 기형아가 나올까 무섭고, 산모가 미역국조차 맘 놓고 먹을 수 없을 테니 출산은 물론이고 아예 결혼을 하지 않겠습니다.”(6.19 청주 월요시국기도회에서 YWCA 실무활동가)

암이 발견되면 의사는 그 부위를 떼거나 잘라내서 온몸으로 번지는 불행을 막는다. 원자로 노심이 녹아버린 후쿠시마 원전은 지구의 암 덩어리나 다름없다. ‘희석’이라는 처방을 내세우며 바다로 흘려보내는 짓은 암세포를 전이시키겠다는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그 심각한 위험을 알아서 해저터널을 통해 수 킬로 밖에다 쏟아버리는 얌체 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이를 지켜보고 있는 인류 전체가 양심의 시험대에 올랐다. 핵 폐수의 꼭지를 트는 순간부터 속도만 느릴 뿐 핵폭탄 단추를 누를 때와 똑같은 일이 벌어진다. 막을 것인가, 용납할 것인가?

3.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막아야 한다

미국은 핵무기를 써서 민간인 22만 명을 살상한 나라이면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일본은 핵발전소 붕괴로 국토 상당 부분이 치유불능의 오염지대로 전락하게 된 나라이면서 핵발전소를 더 짓고 있다. 기본적으로 원자력발전과 핵무기가 일란성쌍생아라서 그런지 양국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에 관해서 아무 이견이 없다. 미일과 군사동맹의 일원이 되었다고 천하를 얻은 것처럼 좋아하는 윤석열 정부에는 따로 입장이 있을 수 없다.

그러면 우리는 가만히 있을 셈인가? 후쿠시마 원전 사태의 실상을 아는 전문가들은 이 비극이 1천 년 이상 지속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도 한다. 호미로 막을 수 있을 때 막아야 한다. 악한 선례는 또 다른 사례를 부른다. 핵발전소를 갖고 있는 나라마다 문제가 생겨서 같은 해결책을 쓰겠다고 나서도 아무 할 말이 없게 된다. 힘을 가진 사람들에게 기대해서는 될 일이 아니다. 시민들이 나서서 이웃을 설득하고 목소리를 합쳐야 한다. 핵 폐수 뚜껑을 봉인할 무기를 찾아보자. 여론 따위야 얼마든지 무시하겠다는 목석이라도 사람들의 눈빛에는 돌아서게 돼 있다. 투표라는 무기도 막강하다. 어느 정당을 지지하든 상관없다. 소금과 멸치, 김과 미역을 지켜주는 쪽에 표를 몰아줄 테다, 하는 전화 한 통이라도 얼마든지 위력적인 행동이다.

오늘날 양심이 무너지고 타락한 것은 돈과 쾌락 앞에 맥을 못 추는 현대문명의 병폐지만 본연의 사명을 잊어버린 종교의 책임도 크다. 치국평천하에 소용이 되지 못하는 수신제가라면, 중생구제 외면하는 안락선정이라면, 믿어서 복 받고 죽어서 천당 가자는 복음이라면 세상을 속이고 좀 먹을 뿐 아무 짝에도 쓸 데가 없다. 종교 또한 양심의 심판대에 올랐다.

2023년 6월 26일

해마다 가장 먼저 태풍을 맞이하는
방사능 오염수도 가장 먼저 마시게 될
생명의 섬 제주도에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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