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00:55 (일)
“상장기업 제주 유치 협약식 기획자 누구?” 불꽃 공방
“상장기업 제주 유치 협약식 기획자 누구?” 불꽃 공방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3.06.14 1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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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피고인 이 모씨 “협약식 주도한 건 오영훈 후보 캠프” 주장
변호인측 “협약서를 기안하고 계획을 만든 증인이 기획자” 반박
오영훈 지사가 지난 3월 22일 첫 재판을 마치고 나오던 중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사진=미디어제주
오영훈 지사가 지난 3월 22일 첫 재판을 마치고 나오던 중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오영훈 지사에 대한 6차 공판이 14일 오후 제주지방법원 201호 법정에서 열렸다.

이날 재판에서는 오 지사 등과 함께 기소된 피고인들 가운데 유일하게 공소 사실을 모두 시인하고 있는 공동 피고인 이 모씨가 증인으로 나섰다.

이씨는 이날 진행된 증인신문에서 당시 오영훈 후보의 캠프에서 상장기업 유치 협약식 개최를 주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애초 제가 제안한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협약식이 진행됐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특히 그는 오 후보 캠프에서 정책 자문 역할을 했던 고 모씨 소개로 오 후보를 처음 만났다고 하면서 “고씨가 캠프의 일부라고 생각했고, 실제 게이트키퍼 역할을 했다. 제가 협약식 내용을 기안한 것은 맞지만, 그대로 진행되지도 않았고 방향성도 계속 바뀌었기 때문에 제가 주도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고씨 외에 캠프에서는 관여한 사람이 없는 것 같다는 질문이 나오자 그는 “제 입장에서는 캠프 안에서 누가 주도했다는 것을 알 수는 없었다”면서도 “어쨌든 후보자와 관련된 행사였고, 캠프나 컨설팅 업체가 아닌 제3의 기관이 대신해서 주도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고씨가 캠프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도 그는 “고씨와 대화하는 중에도 끊임없이 누구의 뜻인지, 캠프 중간층의 숙제를 해드리는 건 아닌지 물었다”면서 이같은 자신의 질문에 고씨로부터 “의심하지 마라. 믿어야 한다. 내가 하는 말은 후보의 뜻이라면 생각하면 된다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검찰 조사을 받은 후에 탄원서를 제출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제가 (협약식을) 주도적으로 하기에는 너무 무지했고 몰랐던 부분에 대해 정상을 참작해달라는 의미”라고 답했다.

그는 “선거운동에 가담했다는 인식도 없었고 기업들의 이익을 위해 행동했을 뿐”이라면서 “오 후보의 선거운동을 할 의도가 있었다면 자문계약을 요구했겠느냐”고 답변, 자신이 주도적으로 기획한 게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반면 변호인 측은 협약식 개최라는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협약서 초안을 작성한 당사자가 이씨라는 점을 들어 이씨가 협약식을 주도한 것 아니냐는 취지로 적극 방어에 나섰다.

특히 변호인 측은 “애초 간담회의 주된 목적이 선거를 돕는 것보다 기업 유치를 통해 서울 기업의 제주 진출이 주된 목적 아니었느냐”고 따져물었고, 이씨도 “제 탄원서의 취지에도 그런 부분이 포함돼 있다”면서도 “저도 그렇게 주장하지만 선거법상 제 취지나 의도와는 달리 제가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자백을 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상장기업 20개 유치 공약이 오 후보의 주요 공약이라는 것은 언제 알았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3월 29일 오 후보와 처음 만난 자리에서 들었다”면서 자신은 “상장기업이 뭐가 아쉬워서 제주에 오겠느냐. 서울에 있는 대기업을 유치하는 것보다 성장 잠재력이 있는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4시간 가까이 진행된 증인신문을 마치면서 재판부는 다음 재판에서 이씨의 답변 내용과 상반된 입장에 있는 고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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