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00:55 (일)
6년 외친 "중국 벗어나 다변화" 제주 관광 ... 제자리 걸음 지속?
6년 외친 "중국 벗어나 다변화" 제주 관광 ... 제자리 걸음 지속?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6.13 13: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도, 13일 외국인 관광객 유치 마케팅 전략 모색
"외국인 관광시장, 중국에 의존할 것 아니 ... 다변화 필요"
이미 6년 전부터 나왔던 지적 ... 수 년 동안 같은 말 반복
제주시 전경. /사진=미디어제주.
제주시 전경.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도가 수년 동안 외국인 관광객 시장의 다변화를 외치고 있음에도 여전히 중국 의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이미 6년 전부터 나왔던 “중국 비중이 높은 외국인 관광객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말이 지금도 변함없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의 해외 관광객 유치 마케팅 전략이 6년 째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로도 읽힐 수 있는 부분이다.

제주도는 13일 오전 8시 제주도청 3층 백록홀에서 산학연 전문가가 참여하는 제1차 관광정책 스터디그룹 회의를 갖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 마케팅 전략을 모색했다고 밝혔다.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주재한 이날 회의는 제주관광공사, 제주관광협회 등 유관기관과 학계, 제주연구원, 관광 관련 국·과장들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는 여전히 제주의 외국인 관광객 시장에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수준을 보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변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주를 이뤘다.

이날 회의의 주제발표는 주상용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전무이사가 맡았다. 주 이사는 ‘제주 방문 외국인 관광객 유치 마케팅 전략’ 주제발표를 통해 “외국인 관광시장을 중국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아세안과 중동 지역까지 다변화하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외국인 관광객유치 마케팅 지역을 확장해 아세안 플러스 알파 인바운드 관광을 추진하기 위한 관광객 유치방안을 적극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주상용 전무이사는 “MZ세대를 공략할 수 있는 디지털 마케팅, 수요자 중심의 콘텐츠, 고소득층을 타깃으로 한 고급·마이스 관광, 중·아세안 직항노선 확대, 싱가포르 사무소를 중심으로 한 민간 협력이 키워드”라며 “도민과 아세안 국민들 간 감정적 교감과 문화관광 교류 증진 연결고리가 되도록 아세안 10개국 국가별 정원을 조성하거나, 중문관광단지를 활성화해 중동 부유층 관광객 유치 메카로 육성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외에 참석자들도 국제 관광수요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싱가포르 사무소를 중심으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인접 국가의 관광수요를 제주도로 유인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처럼 중국 관광객들의 비중이 높은 제주 해외 관광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무려 6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됐던 사항이다.

제주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의 비중이 높아진 것은 2010년대 들어서면서부터다. 2009년에도 제주를 찾은 해외관광객 중 가장 많은 수인 25만8000명 수준을 기록하긴 했지만,그 이후 급증하기 시작했다.  2010년 들어서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40만을 돌파했고, 2012년에는 100만명까지 넘어서면서 급속도로 늘어났다. 

2014년에는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만 280만6000명을 기록할 정도였다. 그 해 제주를 찾은 전체 외국인 관광객은 332만8000명 수준이다. 중국인 관광객이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82%를 차지했다. 자연스럽게 제주의 해외 관광객 시장은 중국인을 중심으로 돌아가게 됐다.

각종 호텔 등이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형태로 만들어졌고, 제주시내에서 중국어 간판을 보는 것도 어렵지 않게 됐다. 심지어 제주시내 번화가 한복판에 있는 거리에는 중국의 한 건강용품 업체의 이름이 붙기도 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의 제주러쉬는 그 후 2년 동안 더 지속됐다. 2016년에는 300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그 다음해인 2017년 이 숫자가 뚝 떨어졌다. 국내에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두고 갈등이 불거지면 중국 정부가 중국인들의 한국 여행을 금지했고, 이에 따라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 역시 급감한 것이다. 2016년 300만명이었던 중국인 관광객은 2018년 66만명으로 줄었다.

이처럼 중국인 관광객들이 급감하기 이전부터 제주에서는 중국 위주의 해외 관광시장에서 벗어나 동아시아 등으로 시장을 확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기 시작했다.

2017년에는 제주도의회에서도 관광시장 다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2017년 도의원 신분이었던 이선화 현 제주국제컨벤션센터의 대표이사는 당시 “중국은 정치적으로 자유로울 수 없는 나라이기 때문에 해외시장을 중국에 집중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특히 중동 시장에 집중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무슬림은 18억명이란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며 “이 무슬림 시장을 겨냥할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주도정도 이와 같은 주문에 가만히 있진 않았다. 지속적으로 해외 마케팅을 추진하면서 동남아 시장과 일본 시장 등을 무대로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및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마케팅에 나선다는 보도자료가 수시로 나왔다. 그 외에 유럽 국가 등을 상대로 한 마케팅 활동에서 나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도 여전히 “제주 관광이 중국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제주의 해외관광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6년 동안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는 꼴이다. 결국 6년 동안 제주의 해외관광 시장이 제자리 걸음을 한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와 같은 지적에 대해 “2016년 이후 제주의 해외관광 시장 기조가 외연을 확장하는 것과 다변화로 가는 것이었지만, 이를 위한 노력이 미흡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간에 3년간 코로나로 인해 해외 마캐팅이 온라인쪽으로 치중된 바도 있었다”며 “다만 지금은 다시 해외 공략을 해야하는 중요한 시기에서 저희가 타깃을 아세안과 중동 쪽으로 잡고 있다는 것을 이번 회의를 통해 한 번 더 강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