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19 18:08 (화)
제주 일회용컵 보증금제, 정착은 아직 ... "교차반납 가능해야"
제주 일회용컵 보증금제, 정착은 아직 ... "교차반납 가능해야"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6.05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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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가디언즈 및 제주환경운동연합, 3일 동안 보증금제 모니터링
제도 적용 매장 중 42%에서 컵 반납 받지 않아 ... 교차반납도 요원
컵가디언즈와 제주환경운동연합이 5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에서 2박3일 동안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일회용컵 보증금제도 홍보와 도내 해안에서의 일회용컵 수거 활동 및 모니터링 등을 진행한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컵가디언즈와 제주환경운동연합이 5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에서 2박3일 동안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일회용컵 보증금제도 홍보와 도내 해안에서의 일회용컵 수거 활동 및 모니터링 등을 진행한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에서 일회용컵 보증금제도가 시행된지 6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보완점이 상당한 수준이다. 특히 일회용컵의 반납과 관련해 교차반납이 이뤄지지 않는 등 편의성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제도의 정착이 원할하게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컵가디언즈와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제주에서 2박3일 동안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일회용컵 보증금제도 홍보와 도내 해안에서의 일회용컵 수거 활동 및 모니터링을 진행한 결과를 5일 공개했다.

이들은 먼저 지난 2일부터 제주도 곳곳에서 일회용컵 보증금제에 대해 각종 홍보활동을 진행했다. 지난 2일 오전에는 제주공항에서 공항 이용객을 대상으로 일회용컵 보증금제의 시행 배경을 알리고, 관련 앱인 자원순환보증금 앱 설치와 사용 방법 등을 안내했다. 오후 부터는 많은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함덕 해수욕장에서 관련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들은 또 제주도내에서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 카페 362곳 중 136곳에 대한 모니터링에 나서 그 결과를 공개했다.

이들의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보증금제 적용 매장 사이에서 관련 홍보는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장 내에서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시행중이라는 안내를 하는 곳은 136곳의 매장 중 60.2%인 82곳이었다. 관련 홍보가 없는 곳은 33곳이었으며, 보증금제를 보이콧 하거나 연기하고 있어 보증금제 관련 내용을 알리지 않은 곳은 21곳이었다.

이렇듯 관련 홍보는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작 일회용컵의 반납과 관련해서는 편리성이 상당히 떨어지는 상황이다.

먼저 일회용컵 반납을 받지 않는 매장이 상당했다. 모니터링 매장 136곳 중 42%에 달하는 56곳이 사용하고 난 일회용컵의 반납을 받지 않았다. 그 외에 직원이 대면으로 반납을 받은 매장이 47곳, 매장이나 공공장소의 회수기계를 통해 반납이 가능한 곳이 33곳이었다.

사진=미디어제주.
사진=미디어제주.

아울러 반납을 위한 관련 기계가 설치돼 있어도 작동이 되질 않거나, 전원을 뽑아놓은 매장도 23곳에 달했다. 다만 이와 같은 매장은 일회용컵 보증금재 단속이 이뤄지고 과태료 부과가 시작될 경우 일회용컵 반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 이번 모니터링 결과 교차반납이 이뤄지지 않는 매장이 상당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모니터링 매장 중 64.9%에 해당하는 87곳의 매장에서 일회용컵의 교차반납이 이뤄지지 않았다. 여기에는 아예 일회용컵 반납 자체를 안 받는 매장이 포함돼 있다. 이 매장을 제외하고 같은 브랜드 컵이나 해당 매장의 컵만 받는 곳도 38곳이었다.

이번 모니터링에 나섰던 환경크리에이터 윤선영씨는 “보증금 제도 스티커가 붙어 있는 컵을 매장에 반납하기 위해 매장에 방문했는데, 자기 매장의 컵의 아니라고 하면서 받아주질 않았다”며 “또 일부 관광지에는 반납을 위한 기기가 설치돼 있기도 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상당수였다”고 말했다.

윤씨는 아울러 “시민의 입장에서도 불편하긴 마찬가지였다”며 “반납을 위한 기계가 없을 경우 직접 컵을 받고 현금을 내어주는 형태가 많은데, 시민들이 입장에서는 300원을 현금으로 준다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도 많았다”고 전했다.

윤씨는 다른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프랜차이즈 카페 중 영세한 곳도 많은데, 그런 곳 바로 옆에 개인 카페나 저렴한 가격에 음료를 판매하는 편의점의 경우는 보증금제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보증금제를 적용받는 작은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는 오히려 손님을 뺏기고 있다는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윤씨는 이런 문제점을 언급하며 “일반 시민들이 컵 반납을 더욱 쉽게 하기 위해 교차반납을 가능할 수 있게 하고, 이 제도를 도입한 카페 등에 지원과 혜택을 제공하면서  컵 회수량을 늘리고 재활용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이뤄지고 있음에도 버려지는 컵의 양도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컵가디언즈가 지난 3일과 4일 이틀 동안 제주 해안에서 수거 활동을 벌인 결과 모두 689개의 컵을 발견했다. 이 중 일회용컵 보증금제에 해당하는 프랜차이즈 컵의 양이 절반이 넘는 368개였다. 이와 관련해서는 제도의 보완과 함께 일반 시민들의 의식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들은 이와 같은 문제를 지적하면서 환경부를 향해 제주에서의 컵보증금제 성공적 정착과 전국 확대를 위한 노력에 더욱 힘쓸 것을 촉구했다.

컵가디언즈와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3일간 진행한 일회용컵 보증금제 결과는 희망과 절망이 교차했다”며 “제주도민과 여행객들에게 컵보증금제의 필요성과 이점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 관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환경부에서는 이 제도의 전면 시행을 미룰 이유가 없다”며 “다만 가맹점 수를 기준으로 하지 말고 개인카페와 무인카페, 편의덤 등이 모두 참여하는 전면 시행과 전국 시행이 시급하다. 또 교차반납과 무인회수기 보급을 통해 반납을 편리하게 해야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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