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6 11:48 (금)
제주바다 돌아간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향후 남겨진 과제는?
제주바다 돌아간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향후 남겨진 과제는?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2.10.16 1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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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비봉이 방류 "향후 해양생물 복지 강화할 것"
핫핑크돌핀스, 보호구역 지정 등 크게 3가지 과제 제시
야생적응 훈련 중인 제주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사진=해양수산부.
야생적응 훈련 중인 제주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사진=해양수산부.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국내 수족관에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마지막 제주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고향 제주 바다로 돌아갔다. 비봉이가 돌아가면서 향후 돌고래 보호를 위해 남겨진 과제들 역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16일 오전 9시40분 국내 수족관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남방큰돌고래인 비봉이의 야생적응 훈련을 마치고 비봉이를 고향 제주바다로 방류했다.

해수부는 앞으로 비봉이의 위치와 이동상황, 생존여부, 건강생태, 야생무리와의 동행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최소 한달 간 육상과 해상에서의 추적 및 관리에 나설 예정이다. 해수부는 그러면서 “앞으로 비봉이를 비롯한 해양생물의 복지를 개선하기 위해 정책을 강화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방류의 한 축을 담당했던 핫핑크돌핀스 역시 비봉이 방류 이후 남겨진 과제에 대해 강조했다. 핫핑크돌핀스는 특히 비봉이를 비롯한 남방큰돌고래의 보호를 위해 앞으로 크게 세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함을 강조했다.

핫핑크돌핀스의 조약골 공동대표는 <미디어제주>와의 통화에서 “앞으로 우리가 할 일 중 중요한 것은 남방큰돌고래가 살아가고 있는 해역에 대한 보호구역 지정”이라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남방큰돌고래가 겪고 있는 위기가 예사롭지 않다”며 “사실 비봉이는 하루 앞선 15일 방류를 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15일 해상에 관광선박들이 너무 많이 있었다. 지금까지 허가를 받고 선박관광을 해오던 업체의 선박뿐만 아니라 낚시 어선으로 돌고래 관광을 하는 선박들도 있었고, 일반 레저선박들도 많았다. 그래서 15일에 방류를 못하고 방류를 하루 미룰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돌고래의 입장에서는 개발이 덜 되고 마음 놓고 쉴 수 있는 공간이 대정읍 앞바다였는데, 이제는 배들이 몰려들다 보니 스트레스 반응들이 관찰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 나아가서는 선박에 의해 상처를 입은 것으로 보이는 개체들도 확인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와 같은 위협이 지속되고 있는데, 이런 것을 제도적으로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한다”며 “가장 필요한 것이 선박 접근 금지구역을 설정하는 것이다. 나아가 돌고래 보호구역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이어 생태법인 지정을 언급했다. 생태법인은 기업에 법인격을 부여하는 것처럼 중요한 생태적 가치를 지닌 비인간 존재에게 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것을 말한다.

조 대표는 “오영훈 제주도지사도 생태법인 도입의 필요성에 공감한 바 있다”며 “이 부분을 제주도가 선도적으로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방큰돌고래들에게 법적 권리를 준다면 돌고래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부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조례 제정을 통해 충분히 시도해볼 수 있다. 이는 꼭 필요한 제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마지막으로 남방큰돌고래 이외에 일본에서 수입된 큰돌고래의 향후 거취 문제를 언급했다. 조 대표는 “비봉이와 함께 수족관에서 생활했던 일본 큰돌고래 태지와 아랑이가 지금은 거제도의 돌고래 공연 업체로 넘어가 있다”며 “법적으로 보자면 태지와 아랑이를 거제도로 이송한 것은 불법이다. 경찰 수사 결과 혐의가 드러나서 검찰에 송치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법정에서 불법 여부가 최종적으로 확정되면 해수부에서 태지와 아랑이에 대해 몰수 조치를 내릴 수 있다”며 “하지만 몰수를 해도 태지와 아랑이의 거취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바다쉼터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태지와 아랑이의 경우 일본에서 수입된 돌고래이기 때문에 한반도 인근 바다에 야생방류를 했을 경우 적응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이 때문에 바다쉼터를 조성, 이 쉼터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최근 이와 관련된 내년도 예산을 전액 삭감한 상황이다.

조 대표는 “바다쉼터와 관련된 2억원의 예산이 내년 예산안에 포함이 됐다가 기획재정부에서 전액 삭감했다”며 “핫핑크돌핀스 등에서 이 2억원을 되살리기 위해 국회 앞에서 시위 등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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