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17:02 (일)
한라산 구상나무, 4년 사이에 1만3000그루 고사했다
한라산 구상나무, 4년 사이에 1만3000그루 고사했다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2.03.23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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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최근 4년간 구상나무 분포 현황 조사
한라산 동쪽 사면에서의 구상나무 고사 두드러져
기후 변화에 따른 태풍 등의 영향으로 분석
한라산 해발 1700m 일대 구상나무 집단 고사 현장의 모습. /사진=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한라산 해발 1700m 일대 구상나무 집단 고사 현장의 모습. /사진=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한라산에서 최근 4년 동안 모두 1만3000그루에 가까운 구상나무가 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가 발간한 조사연구보고서에 수록된 ‘최근 4년간 한라산 구상나무의 분포변화’에 따르면 지난 4년 사이 구상나무 개체수가 1만2957그루가 고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 2017년 한라산국립공원 내 구상나무의 개체수는 30만7388그루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로부터 4년 뒤인 2021년에는 29만4431그루로 조사되면서 1만3000그루 가까이 고사했다.

고사목의 대부분은 한라산의 동쪽에 집중됐다. 전체 고사목 중 66.1%를 차지하는 8571그루의 고사목이 한라산 동사면에서 확인됐다. 그 외 북사면에 1778그루, 남사면에 1468그루, 서사면에 1140그루가 확인됐다.

구상나무의 분포 면적도 줄었다. 2017년 당시 구상나무의 분포면적은 638ha로 조사됐다. 하지만 4년 뒤인 2021년에는 606ha로 나타나면서 32ha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를 담당한 한라산연구부 측에 따르면 이러한 고사목의 증가는 기후변화 등에 따라 강력한 태풍이 점차 많아지고 있고 가뭄의 발생 빈도 역시 늘어나고 있는 점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라산연구부 측 관계자는 “2012년에 태풍 ‘볼라벤’ 등 강력한 태풍이 제주를 지나가면서 한라산 동사면이 특히 피해를 많이 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태풍 등으로 인해 나무의 뿌리가 흔들리면 10년 이상 나무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2012년의 강력한 태풍이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고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강한 태풍이 제주를 지나가면서 나무의 고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태풍 등으로 인해 나무가 쓰러지는 일이 많이 생기면서 그로 인해 주변 나무의 생장을 방해하는 일들도 생기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며 “이외에도 다양한 원인이 구상나무의 고사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라산연구부 측은 현재 구상나무의 고사 원인을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이 연구를 토대로 2026년까지 구상나무의 보존전략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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