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6 09:06 (금)
“제주 방파제·해안도로 ‘알작지 해안’ 훼손”
“제주 방파제·해안도로 ‘알작지 해안’ 훼손”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1.05.31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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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환경운동연합 31일 바다의 날 성명
“복구공사해도 계속되는 파도 힘 못 막아”
“완충지 보호 등 연안관리정책 전환 필요”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제주에서 방파제와 해안도로 건설이 알작지 해안을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31일 바다의 날을 맞아 성명을 내고 제주시 내도동 알작지 해안을 예로 들며 방파제와 해안도로 사업으로 인한 훼손을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성명에서 "내도동 알작지 인근에 방파제가 들어서면서 조류 흐름이 바뀌어 몽돌이 유실되기 시작했다"며 "방파제가 간접적으로 몽돌의 유실을 초래했다면 해안도로는 직접적으로 몽돌해안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몽돌은 조약돌보다 큰 둥근 돌이다.

제주시가 추진 중인 내도동 알작지 복구 공사. [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시가 추진 중인 내도동 알작지 복구 공사. [제주환경운동연합]

환경운동연합은 "예정부터 알작지 해안 가까이 길이 만들어지더니 내도해안도로가 확장되면서 알작지는 더 축소됐다"고 밝혔다. 내도해안도로는 이호동 현사마을과 외도동 외도교를 잇는 것으로 2011년 시작해 2018년 9월 완공됐다.

환경운동연합은 "내도해안도로 완공 후 알작지 해안 구간은 지난해 두 번이나 강한 파도에 의해 폭 2m 길이 70m의 도로가 붕괴됐다"고 피력했다. 이어 "제주시가 최근 붕괴된 알작지 해안에 대해 재해복구공사를 벌이고 있지만 중장비 투입 등 복구공사 과정에서도 알작지 해안이 파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알작지의 해안도로 붕괴가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라며 "복구공사를 한다고 해도 계속되는 파도의 힘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복구된다고 해도 알작지 해안도로는 강판 파도가 올 때마다 붕괴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알작지 해안은 더 파괴되고 다시 복구를 위해 혈세가 투입되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제주시가 진행 중인 내도동 알작지 복구 공사. 포대는 몽돌을 모아 담아 놓은 것이다. [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시가 진행 중인 내도동 알작지 복구 공사. 포대는 몽돌을 모아 담아 놓은 것이다. [제주환경운동연합]

환경운동연합은 이에 따라 "관광객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해안도로가 오히려 알작지를 파괴하는 모순을 불러왔다"며 "무분별한 해안 개발이 제주의 관광 경쟁력을 사라지게 만들고 사회적 비용을 가중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와 함께 "제주도 당국은 알작지 해안 파괴 행위를 멈추고 복원계획을 진행해야 한다"며 "연안관리정책에서 해안 개발 중심 사업을 대폭 줄이고 연안습지 보호지역 지정, 해안사구 등 완충지역 보호대책을 마련하는 등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한편 바다의 날(5월 31일)은 1994년 11월 발효된 국제연합의 '해양법 협약'이 만들어진 뒤 1996년 제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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