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키도를 하면서 달라진 나…손끝에서 성장을 느꼈다
아이키도를 하면서 달라진 나…손끝에서 성장을 느꼈다
  • 미디어제주
  • 승인 2019.12.11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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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찬의 무술 이야기] <60>
<1편>_제주 김영우

꾸준히 노력하면 조금씩 나아진다는 것을 느끼고 싶었다.

그토록 원했던 성장의 고양감을, 자신 없던 운동에서 찾은 것은 무척 아이러니한 일이다.

오후 5시쯤 간단히 저녁을 해결하고 1시 반정도 후 도장으로 간다.

도복을 갈아입고 유연성을 키우기 위해 스트레칭을 한다. 업무를 하면서 쌓였던 긴장이 풀리고 마음이 가벼워진다.

깊은 이완상태에서는 부정적인 생각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본 운동에 들어가면 집중해서 지도자의 움직임을 잘 살펴보고 따라한다. 먼저 왼쪽 한번 오른쪽 한번 오모테(앞으로 들어가는 기술)를 해보고 다시 왼쪽 한번 오른쪽 한번 우라(뒤로 들어가는 기술)를 해본다.

상대와 내가 다치지 않게 조심하면서 완력이 아닌 기술로! 정확히 들어가게 상대와 역할을 바꿔가며 반복해서 연습한다. 전보다 나아지고 있다는 감이 들 때면 욕심 많고 비대한 내 자아가 내 자신에게 웃어 보인다.
 

몸치였고 인기가 없던 나

나는 운동감각을 타고나지 못한 사람이고 세상은 나와 같은 사람들을 ‘몸치’라고 부른다.

내 기억으로 나는 초등학생 때 제기차기를 가장 못하던 아이였다. 제기를 100번 이상 거뜬히 차는 아이들을 보곤 충격을 받았다.

나는 달리기를 보통보다 잘하는 편이었지만 운동을 좋아하지 않고 또 해보지 않아 서투른 탓에 체육시간에는 인기 없는 아이였다.

어린 나이었지만, 여자아이들이 운동을 잘하고 아이들 사이에서 큰 목소리를 낼 줄 아는 힘 센 남자아이들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다.

여자아이들은 대부분은 내게 관심이 없었다.

마치 내가 삼국지연의를 몇 번이나 읽었지만 관우, 장비와 같은 장수와 싸우다 몇 합 만에 떨어져 나간 인물들의 이름을 제대로 기억도 하지 못하듯이.
 

몸치, 운동을 시작하다.’

그런 나도 중학교 2학년때 쯤부터 운동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게 솟구쳤다.

같은 반에 특공무술을 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가 기계체조 하는 모습을 보곤 감탄하면서 ‘나는 저런 존재가 될 수 없을까?’라고 고민하곤 했다.

중학생이 되면 아이들은 유독 ‘힘’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때 내 눈에 보이는 세상은 ‘약육강식 논리대로 돌아가는 동물의 세계’로 보였다.

무술을 하던 친구는 넌지시 “너도 체육관에 다녀보라” 했고 나는 운동이 공부보다 급선무라고 판단했다. 물론 운동을 즐기기 못하는 건 삶의 중요한 재미를 놓치는 것 같다는 생각도 있었다.

처음 운동을 시작한 것은 태권도였는데 역시나 사범 표정은 어두웠다.(지부장님은 표정이 어두워진다거나 눈빛이 흔들리거나 하지 않는다. 다만 때릴 뿐-최근 동영상 참조) 운동을 통해 만났던 사람들이 내게 보였던 “이런 몸치!”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이 정해진 순서처럼 따라왔다.

어느 날 인가 태권도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는 날이었는데 사진사였는지 사범이었는지 내 발차기 자세가 안나온다며 “넌 그냥 주먹 쥐고 서있어”라고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나는 유달리 운동에 재능이 없어 보이는 존재이기도 했지만 좀처럼 결석하지 않는 존재이기도 했다. 지금처럼.
 

그치만 내게 운동은 선물을 주었다.’

그렇게 시작한 운동을 포기하지 않고 2년 정도 하였을 때, 나는 제법 다른 존재가 되어 있었다. 액션 영화에 나오는 발차기 장면을 대충 흉내 낼 수 있었고 천하무적이 된 것은 아니었지만 내게 힘자랑하던 녀석을 유도기술로 던지기도 했다.

체육시간은 빠지고 싶은 시간이 아니라 친구들과 마음껏 뛰노는 해방의 시간이 되었다.

내 몸에 식스팩은 선명했고 누군가와의 육체적인 경쟁을 피하고 싶은 것만도 아니었다.

운동은 내가 노력한 만큼 정직하게 내게 무언가를 돌려준다는 느낌을 주었다.

삶에서 최초로 ‘어떤 도전에 대한 만족스러운 경험’을 운동을 통해 맛보았다. 마치 운동 후 마시는 시원한 물 한잔처럼.
 

우연히 본 합기도(아이키도) 도장, 스티븐 시걸이 하던 그 무술?’

운동을 그만둔지 10년도 넘는 세월이 지나 나는 다시 운동을 찾게 되었다.

몸이 몸치 수준을 넘어 아프기 시작했고 정신적으로도 나를 단련시켜 줄 무언가를 필요로 했다. 스티븐 시걸(요즘 분들은 잘 모르겠지만 찾아보면 영상 많이 나온다)이 나오는 영화와 연무 영상을 통해 알게 된 합기도(아이키도), 제주생활 4년차, 나와 아이키도는 그렇게 조우했다.

아이키도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많은 데 우선은 웨이트 트레이닝은 맞지 않았고 나이가 들자 누군가를 때리는 타격기는 하고 싶지 않아졌다.

취미삼아 하는 운동이고 어릴 때처럼 누구에 대해 적대의식을 갖고 대하고 싶지는 않았다. 너무 격렬하거나 힘들지 않게 안전하고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이 없을까 고민하다 합기도(아이키도)를 찾게 되었다.

무슨 운동을 해볼까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해보지 않을까 생각한다.
 

합기도(아이키도)를 알려주마! - 니가 알던 합기도는 지워라!’

합기도(아이키도)는 우에시바 모리헤이 라는 분에 의해 탄생되었다.

유도를 창시한 가노 지고로와 함께 동시대를 살았던 인물이다.

2019년 충주무예마스터십 기간동안 열린 강습회. 흑백사진 속 인물이 우에시바 모리헤이 선생님이다.
2019년 충주무예마스터십 기간동안 열린 강습회. 흑백사진 속 인물이 우에시바 모리헤이 선생님이다.

합기도나 유도는 원래 유술에서부터 비롯되었는데 유술이란 간단히 말해 ‘무기가 없는 빈손’으로 무장한 상대에게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술이다.

무기를 들고 갑옷을 입는 상대에게 주먹이나 발차기를 하는 것보다는 상대를 잡아서 바닥에 메치거나 뼈나 관절에 큰 손상을 주어 전투 불능상태로 만드는 방법이 주효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발생배경과 발달과정을 이해한다면 왜 유술이 던지기나 관절기 위주로 구성되어있는지 이해할 수 있다.

같은 지점에서 시작했지만 유도는 맨손 대 맨손 구도를 중심으로 시합위주로 발달되어 갔고 합기도는 맨손 대 무기라는 구도를 버리지 않고 발달해 갔다. 두 무도는 모두 오늘날 세계적으로 보급화에 성공한 편이다.

유튜브에 영어로 judo 와 aikido를 검색해 보라. 많은 외국인 수련생을 볼 수 있다.(특히 프랑스에서는 더더욱!) 얼핏 보기에 수련하는 데 별로 힘이 들지 않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계속 기술을 걸고 받다 보면 땀범벅이 되기 일쑤다.

입문하게 되면 처음에는 낙법(아이키도에서는 수신)을 중점적으로 익히고 낱기술들을 하나 하나씩 익혀 간다. 그것에 익숙해 지면 기술들을 서로 비교하고 연관시킬 수 있는 실력이 생기는데 그 낱기술들을 서로 엮거나 중간에서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이 머리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때가 되면 무척 재미있어진다.

타격기와 다르게 유술계통의 매력이라면 상대와의 체격과 체력차이에서 오는 불리함을 기술로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이 있겠다. 또 한쪽이 불리하더라도 금세 뒤집을 수 있는 반전매력도 있다. <2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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