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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사설, '너무 매서워요'
비판적 사설 '주류'...칭찬은 '찔끔'
신문 사설, '너무 매서워요'
비판적 사설 '주류'...칭찬은 '찔끔'
  • 원성심 기자
  • 승인 2007.08.30 1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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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형성과 의제설정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신문 사설. 제주지역 일간지들은 신문사설의 프레임을 어떻게 설정하고 있을까.

KBS 제1라디오 '진희종의 제주진단'에서 '미디어비평' 코너를 맡아 화제가 되고 있는 제주대학교 방송국(CEBS)의 이지영 영상보도부 차장(언론홍보학과)이 이번에는 제주지역 일간지 사설의 보도방향에 대해 따가운 비평을 담아냈다.

그의 이번 미디어비평은 지난 7월21일부터 8월21일까지 한달간 제민일보, 제주일보, 한라일보, 제주타임스 등 4개 일간지의 사설을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분석대상 사설수는 제민일보 54건, 제주일보 54건, 한라일보 49건, 제주타임스 50건이다.

분석결과 각 신문의 사설은 전체적으로 비판과 우려와 같은 부정적인 측면은 상당부분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사설의 대상에 있어, 제민일보와 한라일보는 제주도나 행정에 관한 제도개선이나 대책 마련에 관한 내용을 중점적으로 다룬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해 제민일보는 전체 54건 중 절반이 넘는 29건이 도정에 관한 것이다. 한라일보 역시 전체 49건 중 절반이 넘는 26건을 도정과 관련한 사항을 다뤘다.

제주일보는 전체 54건 중 도정에 관한 내용이 22건, 다음으로 주민이나 공동체적 삶과 관련한 내용이 20건으로 많아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사설의 방향에 있어서는 비판적 내용의 사설은 제주일보가 23건으로 가장 많았고, 제민일보 19건, 한라일보 14건, 제주타임스 13건 순이다.

어떤 내용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사설은 제주일보 13건, 제민일보와 한라일보 각 10건, 제주타임스 8건으로 분석됐다. 이에반해 칭찬 혹은 기대감을 표하는 사설은 한라일보와 제주타임스가 각 8건, 제주일보 6건, 제민일보 3건 순으로 나타났다.

사설의 내용 중 대안제시에 있어서 행동방향이나 대안을 명확히 제시한 사설수는 제민일보가 29건으로 가장 많았고, 제주일보와 한라일보 각 18건, 제주타임스 17건 순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사설들은 대안을 모호하게 제시하거나 아예 제시하지 않은 사례들이다.

내용분석에 있어서는 각 신문사들별로 뉘앙스의 차이가 있었다. 그 중 최근 제주에서 개최된 한나라당 대선후보 정책설명회의 경우 한결같이 대선후보들의 제주공약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도 뉘앙스는 약간씩 달리했다.

제민일보는 7월24일자 사설에서 한나라당 후보들의 제주비전은 새롭지 않다고 비판하면서도 그렇다고 관심을 안 가질 수도 없다고 했다.  한라일보는 같은날짜 사설에서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를 겨냥해 '예선통과=본선승리’란 생각은 국민을 우숩게 아는 처사라고 비판하며 다음날 사설에서는 '장밋빛 공약 남발'이라는 비판을 했다.

제주일보 역시 같은 날짜 사설에서 정책공약이 너무도 흡사하고, 정책공약이 흡사해서야 후보의 개성과 차별을 어떻게 찾느냐며 현실성 있는 공약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학재단의 문제와 관련해서는 서로 다른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제민일보의 경우 <사학교육 질 저하 초래해선 안 된다>라는 사설에서 사학이 비록 설치 경영의 주체가 다르더라도 국가의 공공 목적을 실현하는 공교육 기관이기에 사립학교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공립과 차별화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라일보는 <법정부담금도 외면하는 사학재단>이란 사설로 사립학교 재단이 부담해야 하는 법정부담금을 제대로 내지 않으면서 국고나 교육청의 막대한 보조금은 꼬박꼬박 챙기고 있다고 비판하고, 관련당국은 이를 철저히 감시하고 이행치 못한 재단에 대해선 불이익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통기한 지난 시약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는 함께 하면서도 책임소재에 있어서는 약간씩 달리했다.

제민일보는 <유통기한 경과 시약 사실 규명돼야>라는 사설에서 시약 사용의 문제점을 설명하며 “특히 제주도의 감사가 매년 두 차례에 걸쳐 실시되고 있는데도 불구, 이를 밝혀내지 못한 것은 직무유기나 마찬가지”라며 1차적 책임이 제주도 당국에 있음을 강조했다.

한라일보는 <위험수위 넘은 공직사회 기강해이>라는 사설에서 고질적인 병폐가 공직사회에 여전히 잔존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며, 제주도당국의 대응을 '제 식구 감싸기식 솜방망이 처벌'이란 표현으로 공직사회 전반의 문제로 보았다.

제주일보는 < 유통기한 지난 시약으로 검사했다니>라는 사설에서 의료원 경영진의 도덕적 불감증이 심각하다며 의료원 경영진의 책임을 강조했다.

이지영 차장은 이번 사설의 분석결과를 제시하며 "제민일보와 한라일보의 경우 제주도나 행정 정책변화나 비판을 많이 언급한 데 반해 제주일보나 제주타임스는 도민들의 변화나 관심을 유도하는 결론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사설의 경우 비판의 기능을 과하다 보니 감정적 의견으로 치우치게 되는 사례도 있었다"며 "사설에서도 주장을 뒷받침해주는 탄탄한 근거를 갖출 필요가 있고, 지나친 호도보다 유연하게 제시하는 방법의 모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미디어비평 내용은 31일 오전 8시35분 KBS 제1라디오 '진희종의 제주진단'에서 소개된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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