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5 10:08 (목)
해군기지 방송뉴스 대부분 '단발성'
해군기지 방송뉴스 대부분 '단발성'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7.07.30 13:03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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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의 미디어비평] 지상파 방송의 '해군기지' 뉴스프레임
"같은 사안 보도 있어서도, 방송사별 차이 많아"
제주사회 이슈로 연일 시끌벅적한 제주해군기지 문제에 대한 제주도내 지상파 방송의 뉴스프레임에 대한 분석결과 보도비중은 노무현 대통령의 '해군기지 필요성 언급' 이후에도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단발성 상황보도가 대부분으로, 심층성은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KBS 제1라디오 '진희종의 제주진단'에서 '미디어비평' 코너를 맡아 화제가 되고 있는 제주대학교 방송국(CEBS)의 이지영 영상보도부 차장(언론홍보학과 3학년)은 30일 해군기지 문제에 대한 제주지역 지상파방송의 뉴스프레임에 대한 비교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이번 뉴스분석은 제주MBC, KBS제주방송총국, JIBS 등 지상파방송 3사를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분석시기는 6월15일부터 7월20일까지다. 저녁 종합뉴스에 방송된 뉴스를 분석대상 뉴스로 설정했다.

분석결과 KBS의 경우 이 기간 총 406건의 기사 중 해군기지 관련 뉴스가 14.3%인 58건으로 해군기지 뉴스 비중이 매우 높았다. MBC는 455건 중 62건으로 13.6%의 비율을 보였다. 반면 JIBS는 486건 중 21건으로 4.3%에 불과했다. KBS와 MBC의 해군기지 뉴스보도 빈도에 비해 JIBS가 상대적으로 낮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러한 해군기지 뉴스보도는 6월26일 노무현 대통령이 제주를 방문해 해군기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에도 계속해서 높은 빈도를 보여주는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제주특별자치도의 정책결정과 노무현 대통령의 '공식입장' 표명에도 이 문제에 대한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해군기지 뉴스, 대부분 전반부에 등장

방송사의 해군기지 뉴스 등장순서에 있어서도 KBS의 경우 첫번째 보도 11회, 두번째 보도 12회, 3번째 보도 10회, 4번째 보도 4회로 해군기지 뉴스를 주요 메인뉴스로 삼는 빈도가 많았다.
MBC의 경우에도 첫번째 보도 8회, 두번째 보도 13회, 3번째 보도 14회, 4번째 보도 9회로 대부분 종합뉴스 전반부에 해군기지 뉴스를 보도한 것으로 나타났다.(JIBS의 경우 인터넷홈페이지 상 '다시보기'가 불가능해 이 분석대상에서 제외됐다.)

뉴스의 핵심요소라 할 수 있는 '사운드바이트'(뉴스 스토리의 전개과정에서 관련있는 사람의 인터뷰, 브리핑, 발표 등을 뉴스리포트에 삽입하는 것)에 있어 해군기지 뉴스 리포트에 등장하는 인물은 KBS와 MBC가 각 36명, JIBS 16명으로 나타났다. 이중 동일한 기사에서 동일 인물이 여러번 등장하는 경우를 제외한 횟수로 보면 KBS가 26명으로 가장 많았고, MBC 25명, JIBS 13명 순으로 나타났다.

뉴스 전달방식에 있어서는 KBS의 경우 진행자가 전하는 뉴스 65.5%, 기자리포트 34.5%의 비율을 보였으며, MBC는 진행자 전달 85.5%, 기자리포트 14.5%로 기자리포트 보다는 진행자가 전달하는 뉴스방식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JIBS는 진행자 전달뉴스 71.4%, 기자리포트 28.65의 비율을 보였다.

내용별 기사 빈도수를 보면 KBS의 경우 감사위원회의 여론조사 관련 감사 관련 기사가 21건으로 가장 많았고 △반대측 기자회견 11건 △찬성측 기자회견 5건 △관련단체 입장표명 5건 순으로 나타났다.

MBC의 경우 반대측 기자회견 기사가 27건으로 가장 많았고 △강정마을 갈등 관련 8건 △관련단체 입장표명 8건 △찬성측 기자회견 3건 순의 빈도를 보였다.

JIBS는 △감사위원회 여론조사관련 감사 4건 △강정마을 갈등 관련 3건 △찬성측 기자회견 3건 △반대측 기자회견 2건 순이다.

#"보도 건수 많으나, 뉴스전달 방식에 있어 심층성은 부족"

이지영 차장은 종합뉴스에 대한 뉴스분석 결과를 정리하면서 "해군기지 문제가 보도 건수로는 비중 있게 다뤘지만 보도시간이나 뉴스전달방식을 보았을 때 심층성이 부족함을 보였다"고 꼬집었다.

그는 '사운드바이트'와 관련해,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드러낸 경우 비교적 다양한 목소리를 냈지만 한편으로는 대다수가 10초미만 인용시간으로 의견이 왜곡될 수 있다는 점이 보였다"고 말했다.

또 "목소리 등장인물과 내용 별 빈도수를 보았을 때 KBS는 여론조사와 행정사무감사등과 같은 절차적 정당성에 주력했고, MBC는 반대측 입장에, JIBS는 한 사안에 주력하기보다 기간 내에 이루어진 사건들을 따라가는 보도방식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같은 사안 대해서도, 방송사별 뉴스프레임 '뚜렷한 차이'


그는 각 방송사에서 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보도 차이를 드러냈다고 피력했다. 이지영 차장은 "마을회장 해임안에 대한 총회에 대해서 KBS는 제주도정의 방관을 비난했고, MBC는 주민간 갈등을 문제시 삼았으며, JIBS는 총회가 있었다는 단편적인 사실만 전달하였다"고 평했다.

그는 "김태환 지사와 반대주민과의 첫 대화를 다루는 보도를 보면 KBS는 강정마을 주민들이 도지사직을 퇴진하라고 김 지사를 압박했고 김 지사는 사퇴 의사가 없다며 받아치는 입장을 다루었고, MBC는 주민들의 유치결정 철회를 강력하게 전달했다"고 지적했다.

또 "JIBS는 주민들은 불만을 분출했다고 하고 김 지사는 서로 예의를 지킬 것을 주문했다고 표현하며 김 지사는 ‘정당한 절차와 과정을 거쳐 결정됐다고 강조했다’는 보도를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이지영 차장의 '제주 지상파 방송 3사의 저녁종합뉴스를 통해 본 해군기지 관련보도 프레임'에 대한 미디어비평 내용은 7월31일 오전 8시35분 KBS 제1라디오 '진희종의 제주진단'에서 소개될 예정이다.


<이지영의 미디어비평 '제주 지상파 방송의 해군기지 보도' 분석 요약>


제주 도내에 해군기지 관련 저녁 종합뉴스를 분석한 결과 다음 다섯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해군기지 문제가 보도 건수로는 비중 있게 다뤘지만 보도시간이나 뉴스전달방식을 보았을 때 심층성이 부족함을 보였다. 보도 건수를 보았을 때 KBS 14%, MBC13%, JIBS 4%로 비중 있게 다루는 편이었다. 특히 KBS와 MBC의 경우 뉴스 비중의 10% 이상 해군기지 문제를 다룸으로 노무현 대통령이 다녀간 이후에도 뉴스비중이 매우 높았음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기사의 등장 순위로 보았을 때 첫 번째, 두 번째 뉴스에서 다뤄주는 모습을 통해 해군기지 문제에 비중을 둔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 할 수 있었다.
  하지만 KBS와 MBC의 기사별 평균 보도시간이 1분을 전후로 한다는 점에서 세계적 모범이 되는 공영방송인 영국 BBC와 일본 NHK의 기사별 평균 보도 시간인 약 2분에 훨씬 못 미침을 볼 수 있었다. 뉴스전달방식을 보았을 때에도 기자 리포트 보도비율이 KBS는 34%, MBC 14%, JIBS는 28%로 나타났다. 기자가 직접 전하는 보도의 경우 상대적으로 설명이나 분석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아직도 대다수의 기사가 아나운서를 통해 짧게 읽히고 있다는 점을 볼 때 심층성이 부족함을 볼 수 있다.  단발성 뉴스기사는 문제를 정확하게 인지시키는데 부족함이 있음을 생각해야한다.
  둘째,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드러낸 경우 비교적 다양한 목소리를 냈지만 한편으로는 대다수가 10초미만 인용시간으로 의견이 왜곡될 수 있다는 점이 보였다.  인터뷰나 브리핑 등 관련 있는 사람들의 간단한 논평을 녹음해 두어서 뉴스 안에서 보여주는 것을 사운드 바이트라고 하는데 총 등장하는 사람 수를 보면 KBS가 26명, MBC가 25명으로 JIBS 13명인 것에 비해 비교적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주민을 다룬 인터뷰에서는 KBS와 JIBS는 반대 입장과 강정마을 주민갈등문제에 대해 각각 1건씩 다루었고, MBC는 찬성입장 2건, 반대입장 2건 주민갈등문제 1건, 이 외에 ‘잘 모르겠다’는 주민의 목소리를 1건 들을 수 있었다. 해군기지를 둘러싼 주민들의 목소리를 삽입함으로 뉴스의 본질인 주민들의 목소리 대변이란 측면을 이끌어 내었다. 특히 MBC의 경우 잘 모르겠다는 의견을 담아 배제되어 있던 중간 입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한마디에 불과한 인용들이 빈번하여 사실성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심층성에 도움이 된다고 보기에는 부족했다. 목소리를 담을 경우 특정 부분만 의도적으로 편집해서 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왜곡을 가져 올 수도 있다. 관련자의 의견이 충분히 전달될 수 있도록 적절한 길이의 인용이 요구된다.
  셋째, 목소리 등장인물과 내용 별 빈도수를 보았을 때 KBS는 여론조사와 행정사무감사등과 같은 절차적 정당성에 주력했고, MBC는 반대측 입장에, JIBS는 한 사안에 주력하기보다 기간 내에 이루어진 사건들을 따라가는 보도방식을 보였다. 사운드 바이트(음성) 등장인물  빈도별로 보았을 때 KBS는 박병일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연구본부장, 강원철 행정사무감사위원장 순서로 빈번하게 등장했다. MBC의 경우 양홍찬 반대대책위원장, 단식투쟁을 벌인 현애자 의원이 각각 5회와 4회로 많이 나왔다. JIBS는 김태환 지사가 3회 등장함으로 도의회행정사무조사 등에서 행정행위에 대해서 비춰주었음을 알 수 있다. 내용별로는 사례 빈도 5건 이상만 보았을 때,  KBS는 감사위원회와 여론조사에 대해 21건의 기사를 다루었고, 반대측 입장 11건, 찬성측 입장 5건이었다. MBC는 반대측 입장 27건, 강정마을 갈등문제가 8건으로 나타났다. JIBS의 경우 감사위원회와 여론조사가 4건 강정마을갈등 3건으로 5건이상 다루는 내용은 없었다.
   넷째, 화면의 영상을 보았을 때 영상의 잦은 반복상용이 드러났고 표나 그래프를 이용한 내용정리는 부족한 것으로 보였다. 중복 영상건수가 한 기사 안에 3컷이상 사용되었을 경우가 KBS 14건, MBC가 8건으로 (JIBS는 영상부족으로 분석불가)나타났다. 시청자들은 영상을 보고 이해하는 성격이 강하다. 기존 뉴스영상을 계속해서 사용할 경우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도 되지만 때로는 시청자에게 올바르지 못한 뉴스를 전해주기도 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화면자막의 경우 JIBS 뉴스가 오른 쪽 화면에 세로 자막을 넣는 것을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표나 그래프 등의 그래픽을 이용해 내용을 정리해주는 경우는 드물었다. TV 뉴스는 객관성이나 정확성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의 이해도도 중요시 된다. 단지 말과 기자회견과 같은 모습만 보여주는 방식보다 그래픽을 이용해 내용을 정리해 주는 등 장면마다 좀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다섯째, 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보도 차이를 드러냈다. 마을회장 해임안에 대한 총회에 대해서 KBS는 제주도정의 방관을 비난했고, MBC는 주민 간 갈등을 문제시 삼았으며, JIBS는 총회가 있었다는 단편적인 사실만 전달하였다. 김태환 지사와 반대주민과의 첫 대화를 다루는 보도를 보면 KBS는 강정마을 주민들이 도지사직을 퇴진하라고 김 지사를 압박했고 김 지사는 사퇴 의사가 없다며 받아치는 입장을 다루었고, MBC는 주민들의 유치결정 철회를 강력하게 전달했다. JIBS는 주민들은 불만을 분출했다고 하고 김 지사는 서로 예의를 지킬 것을 주문했다고 표현하며 김 지사는 ‘정당한 절차와 과정을 거쳐 결정됐다고 강조했다’는 보도를 했다.
 
  전반적으로 방송사 모두 주민총회가 열리면 주민총회문제를 다루고, 반대운동이 일어나면 반대운동을 다루는 등 모든 방송사가 획일적인 주제를 다룬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왜?’ 그러한 일이 일어났는지, ‘왜 찬성하고 반대하는지’에 대한 접근은 표면적인 것에서 그쳤다. 피상적 현상이나 과정만을 언급하는가 아니면 사건이 발생하게 된 원인이나 그 사건에 대한 해석까지를 포함 하는가 등 범위가 넓은 기사일수록 복합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복합성이 낮은 기사는 사건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없게 만든다. 그러나 KBS는 절차적 정당성, MBC는 해군기지 반대 입장, JIBS는 상황전개를 다루며 서로 다른 시각에서 접근했다는 데에는 의의가 있었다.
  정규 뉴스 프로그램은 시간 제약 때문에 보도의 심층성과 주제의 다양성이 떨어진다는 근본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 더군다나 지역뉴스는 짧은 시간 내에 다뤄야 하기에 그 한계는 더욱 크다. 이처럼 지역 방송의 제작 인프라 한계가 있지만 지역이기에 할 수 있는 그 안에서의 심층성과 기획성, 탐사 저널리즘이 있다. 이러한 것들의 적극적인 개발이 요구된다. 또한 방송의 개도기능 면에서 보았을 때 다양한 입장을 제시해 주는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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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빛 2007-07-31 00:13:58
제주지역 미디어 비평코너를 사랑합니다

안개빛 2007-07-31 00:09:33
미디어 비평코너가 날마다 제주도민들의 관심속에 발전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화이팅

환상숲 2007-07-31 00:04:24
방송사간의 한가지 사안에 대하여 정리해보니 너무도 많은 보도 차이가 나네요. 이제 시작이지만 청취자가 이렇게 보도내용을 심층있게 분석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좀더 공정보도로 가는길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