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6 21:11 (금)
“원망스럽지만 그에 대한 빚 잊지 말아야”
“원망스럽지만 그에 대한 빚 잊지 말아야”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8.02.28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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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부경욱 주무관 영결식 28일 제주특별자치도청葬
비 날씨 속 진행 유족‧공무원 눈물…道 ‘조기’ 게양
남원중계펌프장 내 하수처리 오수중계 배관 교체 작업 중 사고로 숨진 고 부경욱 주무관의 영결식이 28일 제주특별자치도葬으로 진행됐다. ⓒ 미디어제주
남원중계펌프장 내 하수처리 오수중계 배관 교체 작업 중 사고로 숨진 고 부경욱 주무관의 영결식이 28일 제주특별자치도葬으로 진행됐다. ⓒ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제주 서귀포시 남원중계펌프장 내 하수처리 오수중계 배관 교체 작업 중 사고로 숨진 고(故) 부경욱 주무관의 영결식이 28일 제주특별자치도청장(葬)으로 열렸다.

영결식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장례위원장을 맡아 진행됐고 제주도는 이날 고 부경욱 주무관을 추모하며 조기를 게양했다.

2월의 마지막 날, 비 날씨 속에서 진행된 영결식에 참석한 유족과 공무원들은 내내 눈물을 보였다.

유족 대표로 나선 고 부경욱 주무관의 조카 이승엽씨는 "사람의 삶에서 죽음은 꼭 한번씩 찾아오지만 삼촌의 죽음은 너무 황망하고 슬프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이어 "중환자실 앞 대기실을 가득 메운 가족, 친지들은 삼촌의 호전을 바랐지만 악화되는 상태에 할 말을 잃어갔다"며 "많이 힘들었을텐데 그래도 사흘이나 버텨줘서 너무 고맙고, 아쉽고, 미안할 뿐"이라고 이야기했다.

또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아빠의 모습을 보고 '아빠가 왜 일어나지 않느냐'고 울던 초등학생 사촌동생들의눈물이 자꾸 생각나고 젊은 나이에 떠나버린 삼촌의 웃는 모습이 떠오른다"고 흐느꼈다.

이씨는 "공사업체 직원이 빠져 나갈 때까지 발 밑을 받쳐주고 마지막으로 남았던 동료에게 자신의 어깨를 내어주는 살신성인의 정신을 실천했지만, 나는 삼촌이 바보같고 원망스럽다"며 "우리는 삼촌에 대한 빚을 지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추모했다.

더불어 "삼촌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국가유공자가 될 수 있게 도와달라"며 "다시는 이런 참담한 사고가 그 누구에게도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元 “헌신과 희생 헛되지 않도록 원인 분석‧재발 방지대책 마련” 약속

장례위원장을 맡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8일 고 부경욱 주무관의 영결식에서 조사를 읽고 있다. ⓒ 미디어제주
장례위원장을 맡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8일 고 부경욱 주무관의 영결식에서 조사를 읽고 있다. ⓒ 미디어제주

원희룡 지사는 조사를 통해 고 부경욱 주무관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원 지사는 "생사의 기로에서 고 부경욱 주무관이 보여준 투철한 사명감과 타인을 위한 고귀한 희생은 우리 모두를 숙연하게 한다"며 "참다운 공직자의 모습을 보여준 고인을 우리는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특히 "이번 사고는 안전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만큼 고 부경욱 주무관이 헌신과 희생을 헛되지 않게 하려면 모두가 안전한 제주를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원인을 분석해 재발 방지대책을 철저히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여러 생명을 살린 살신성인의 정신은 참 공직자의 표상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며 "우리 공직자들이 가족이돼 고 부경욱 주무관이 빈자리를 채워드리겠다"고 명복을 빌었다.

남원중계펌프장 내 하수처리 오수중계 배관 교체 작업 중 사고로 숨진 고 부경욱 주무관의 영결식이 28일 비 날씨 속에서 제주특별자치도葬으로 진행됐다. ⓒ 미디어제주
남원중계펌프장 내 하수처리 오수중계 배관 교체 작업 중 사고로 숨진 고 부경욱 주무관의 영결식이 28일 비 날씨 속에서 제주특별자치도葬으로 진행됐다. ⓒ 미디어제주

영결식이 끝난 뒤 유족 등은 제주도청을 떠나 고인의 자택을 들러, 장지인 제주시 양지공원으로 향했다.

한편 고 부경욱 주무관은 제주도 상하수도본부 소속으로 지난 22일 서귀포시 남원중계펌프장 내 하수처리 오수중게 배관 교체 작업 중 업체 직원이 가스에 질식하자 이를 구조하는 과정에서 질식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틀 뒤인 24일 숨졌다. 향년 46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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