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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발전기 화재진압, 소방당국 장비로는 ‘역부족’
풍력발전기 화재진압, 소방당국 장비로는 ‘역부족’
  • 오수진 기자
  • 승인 2015.07.0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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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소방서 53m 고가사다리차 가장 높아, 한 곳에만 집중
제주 고층화되고 있는 추세 따라가지 못하는 소방장비
 

지난 7일 오후 1시 3분쯤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에서 풍력발전기 화재가 발생했다.

고층 아파트 높이와 맞먹는 발전기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는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연신 물을 뿜어댔지만 소방당국이 보유하고 있는 화재진압 장비로는 역부족이었다.

최근 제주에는 높이 89m인 롯데시티호텔은 물론 고층 아파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번 화재로 다시 한번 제주지역 소방장비의 열악함이 입증됐고, 높은 곳에서 발생하는 화재 시 효율적인 대책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제주지역에서 가장 높은 고가사다리차는 제주소방서에 있는 53m의 소방차다. 이 소방차로는 최대높이에서 30~40m까지 진화가 가능하다.

그러나 4월 30일 기준으로 제주에 고가사다리차는 소방안전본부 1대, 제주소방서 3대(굴절2), 서귀포소방서1대(굴절2), 서부소방서1대(굴절1), 동부소방서 1대 등 7대가 전부다. 또 노후 된 고가차량도 2대나 있어 교체가 필요한 실정이다.

제주소방서 관계자는 “고층건물이 많고 출동건수가 많기 때문에 집중 배치된 것”이라며 “다른 소방서에서 지원이 필요할 땐 동원도 간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이번 풍력발전기 화재 사고 현장에 33m 고가사다리차를 동원했지만 75m인 발전기 높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1시간 30여분 동안 빗물에 불이 꺼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풍력발전기 화재사고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0년 10월 구좌읍 행원리 해안도로에 있는 풍력발전기 15기 중 2호기 동력부분과 증속기 등 상부 대부분을 태우고 36분 만에 꺼진 이후 두 번째 발생한 사고여서 높은 곳에서 발생한 화재에 취약한 소방당국의 한계를 또 한번 보여줬다.

이번 화재 원인에 대해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재발방지대책을 게을리 해서 발생한 ‘인재(人災)’라고 강력히 비난하기도 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제주도 소방당국이 보유한 고가사다리차는 이번 화재를 진압할 수 없었다”며 “제주도에 설치된 풍력발전기 대부분 높이가 높은데 이는 확인된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재 제주지역에는 87기의 풍력발전기가 운영되고 있다. 앞으로도 40기가 건설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최근 고층화되고 있는 제주지역 아파트 건설 추세 등을 생각할 때 초기 진압에 무방비한 상태로 있지 않기 위해서는 화재진압 장비의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오수진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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