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17:02 (일)
“인조잔디 안전 믿으면 대가 치러” vs “그렇지 않아”
“인조잔디 안전 믿으면 대가 치러” vs “그렇지 않아”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5.07.02 17:27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일 열린 학교 운동장 개선 방안 토론회 인조잔디 찬반 팽팽
임춘근 교사 “인조잔디에 덮인 운동장은 불모의 땅” 문제 제기
2일 앨린 토론회 자리에서 인조잔디를 놓고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학교 운동장이 뜨겁다. 햇볕을 받아서가 아니라 어떤 재질로 운동장을 조성할까의 문제 때문이다.

제주도교육청은 인조잔디 유해성 문제로, 마사토 혹은 천연잔디로 운동장을 조성하도록 권유하고 있지만, 제주도의회와 일부 학교의 반대로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

특히 제주도내 학부모들이 인조잔디를 해달라고 요청하는 상황까지 빚어지고 있다.

왜 학부모들은 인조잔디를 요구할까. 인조잔디 유해성이 나온 상황인데도 그러는 이유는 뭘까. 친환경 인조잔디가 있다는데 과연 그런 잔디는 해롭지 않을까.

학교 운동장을 둘러싼 이런 문제를 논의하는 토론회가 2일 설문대여성문화센터 공연장에서 마련됐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과 제주도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 공동주최로 열린 이날 토론회는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학교 운동장을 찾아보자는 취지에서 진행됐다.

충남에서 온 예산여고 임춘근 교사는 생명을 잃은 흙이 다시 돌아올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졌다.

임춘근 교사는 “운동장 현대화 사업을 하면서 인조잔디를 선택할 때 경제성, 심미성, 능률적이라는 이유를 든다. 과연 그럴까. 수명이 10년도 되지 않는 인조잔디를 시공하면서 5억원의 돈을 쏟아 붓고, 사용하는동안 유지관리비에다 폐기처분까지 생각하면 쉽게 결정할 수 없다. 보기에 깔끔하지만 인조잔디에 덮인 운동장은 불모의 땅이 된다. 폐기된 플라스틱 잔디는 지구를 더욱 오염시킨다”고 주장했다.

임춘근 교사는 “인조잔디가 친환경 소재이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판단은 업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기간동안 엄격한 실험과 검증을 통해 객관적 기관이 내려야 한다. 플라스틱 잔디와 고무탄성 충진재를 친환경이라는 모순된 수식어를 붙이고, 안전하다고 믿는다면 그 무지로 엄청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인조잔디는 환경 문제 등 여타 문제를 안고 있다. 이렇게 되면서 경기도교육청과 강원도교육청은 운동부 학교를 둔 이외의 학교엔 인조잔디 운동장을 전면 취소하도록 했다.

임춘근 교사는 “충남교육청은 충남도의회와 전수조사를 거쳤다. 인조잔디 운동장은 위해성과 함께 위생과 안전 문제 등이 많기 때문에 신규조성 학교는 친환경적인 마사토운동장 또는 천연잔디 운동장으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도 지난 2013년부터 학교 운동장을 조성할 때 신규 인조잔디는 하지 못하도록 했다는 발언도 나왔다.

2일 열린 학교 운동장 개선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

엄병헌 서울시교육청 교육시설안전과 주무관은 “인조잔디가 늘어났다. 하지만 중금속 발생 등으로 2013년부터는 신규 조성을 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만일 신규 조성을 하는 곳은 유지보수 비용을 교육청 예산으로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며 “대안으로 마사토를 근간으로 한 친환경 운동장을 조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조잔디 유해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동광초등학교는 천연잔디를 깔기로 했다. 이는 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서 결정했다.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결과 천연잔디에 대한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토론회에 나선 장화신 동광초 학교운영위원장은 “아이들의 공부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건강과 안전이다. 학교 운동장은 아이들의 공간이 우선이지, 어른들의 공간이 우선은 아니다”면서 천연잔디와 인조잔디의 장단점을 분석해 천연잔디를 학교 운동장으로 선정하게 됐다는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이종익 제주중앙중 학교운영위원장은 “학교 운동장은 교육환경의 중요한 요소이다. 따라서 교육청과 지자체의 지시와 관리로 획일적인 운동정 조성이 되면 안된다. 운동장 모형은 사용자가 결정해야 한다. 각 지역과 학교 실정에 맞게 대다수가 원하는 운동장 모형으로 정해져야 한다”며 제주도교육청의 추진정책에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강성균 제주도의회 교육의원도 “교육청은 학교와 학부모, 학생, 지역주민 요구에 따라 시설만 해주면 된다. 이후 사후관리도 교육청이 해야 한다. 큰 규모의 학교는 인조잔디로, 작은 규모의 학교는 구성원의 요구에 따라 인조잔디나 천연잔디로 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친환경 학부모 2015-07-03 09:06:10
나도 학부모다.
인조잔디를 찬성하는 교육의원과 학부모들의 뇌가 궁금하다.
내 아이가 중앙중이 아니라서 그나마 다행이다.

인조잔디 반대론자 2015-07-02 21:05:34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유해성분이 있다는데도 그걸 자녀들에게 먹이겠다는 학부모들이 더 이상하다 다들 메르스에 걸린 것도 아닐텐데 왜들 그러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