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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 엉뚱한 곳 조사해놓고 ‘이상 없음’ 보고”
“제주해군기지, 엉뚱한 곳 조사해놓고 ‘이상 없음’ 보고”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4.06.1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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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호 모니터링 TF팀 조사 결과 … “조류 약해져 연산호 서식환경 위협”
2012년 8월과 2014년 6월 현재 각각 같은 지점에서의 공사 전후 비교사진. 서건도 수중동굴 주변지역의 분홍바다맨드라미 개체수와 피도가 현저히 감소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제주해군기지 공사로 인해 주변 해양환경에 상당한 변화가 초래되고 있음에도 해군측은 연산호 보호대책을 제대로 수립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군이 ‘사후환경영향조사결과서’에서 “이상 없음”이라고 밝혔던 조사 지역이 직접 영향지역이 아닌 엉뚱한 곳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강정마을회와 제주군사기지범도민대책위, 장하나 의원실이 18일 발표한 ‘제주해군기지 연산호 모니터링 TF팀’의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해군기지 직접 영향권 지역의 해양환경 악화로 연산호 서식이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상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인 지난 2012년에 비해 연산호 서식 실태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는 것이다.

또 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 발생한 콘크리트 블록과 훼손된 오탁방지막이 바다 속에 방치되는 등 해군이 공사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 관리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 2012년 제주를 방문해 같은 곳에서 연산호 모니터링을 진행했던 씨콜로지 마이크로네시아의 사이먼 엘리스 대표는 “침전물의 확산과 증가는 연산호 위로 퇴적돼 산호초의 먹이활동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독성으로 인한 위협요인이 크다”면서 “이에 대한 관리가 필요함에도 해군은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이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2일과 13일 이틀간 서건도와 강정등대 인근 연산호 군락지에 대한 모니터링 과정에서는 조류 약화와 침전물 발생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번 모니터링 시점이 조류의 흐름이 가장 빠른 시기였음에도 조류의 흐름이 눈에 띄에 약화됐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조사 참가자들은 “바다 속임에도 조류가 없어서 마치 호수와도 같았다”고 진술했다.

연산호의 경우 조류가 강할 때 팽창하면서 먹이 활동을 하는 습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산호의 생태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에 TF팀은 환경부에 연산호 관련 사후관리를 해군기지 사업단측이 더욱 철저하게 하도록 지시할 것을 촉구했다.

또 문화재청에 대해서는 “해군기지사업단이 실시하고 있는 계절별 연산호 모니터링 대상 지역을 강정등대 주변과 서건도 주변 해역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제주도에 대해서도 TF팀은 “제주해군기지 사업의 환경대책을 논의하는 협의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협의 의견조차 내고 있지 않다”고 지적한 뒤 “사후관리 목록만 관성적으로 점검하는 태도를 벗어나 적극적으로 오염상황에 방치된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워크숍 참석자들은 서건도와 강정등대 일대에 대한 모니터링을 향후 3년간 지속적으로 진행, 해군기지 방파제와 인접해 있어 직접 영향권 내에 있는 연산호 군락의 서식 현황 변화를 확인하기로 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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