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00:55 (일)
‘갑의 광기’ 부리는 제주도, 언제까지 문화를 팽개칠건가
‘갑의 광기’ 부리는 제주도, 언제까지 문화를 팽개칠건가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3.12.28 10:31
  • 댓글 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디어 窓] 김창열미술관 설계경기 전후 과정을 지켜보며

김창열미술관 사태는 제주도라는 '갑'의 광기를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가칭) 김창열 제주도립미술관(이하 김창열미술관) 설계경기 과정은 숱한 의혹만 뿌렸다. 설계경기는 으레 제주도청의 건축지적과가 맡지만 이번엔 유독 문화정책과에서 공고를 시작한 점이 그랬고, 심사위원 선정 과정도 투명하지 못했다.

더욱 가관인 건 심사가 끝나자 12개 업체에서 내놓은 응모작(건축 모형)을 죄다 폐기처분 했다고 한다.
제주도는 정말 있을 수 없는 일들을 해왔다. 지난 9월 설계경기 공고 이후 일련의 과정은 왜 그랬을까?’라는 의문만 던지게 만든다.

지켜본 결과를 한 마디로 정리한다면 이렇게 표현하고 싶다. ‘갑의 횡포라고 말이다. 아니, 그 말 외에는 어떤 표현이 어울릴지 도저히 생각이 나지 않는다.

건축을 하는 이들은 다 안다. 행정은 무조건 갑이라는 사실을. 눈에 잘못 들었다가는 일감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갑 중의 갑으로 행세하고, 건축을 하는 이들은 을 중의을의 입장에 놓인다.
응모작이 모두 폐기처분 됐다는 사실에 건축인들은 분개를 하면서도 그걸 공식화하지 못하고 있다. ‘을 중의 을이어서.

응모작을 폐기처분(도청 관계자는 일부러하지 않았다며 버려진 것이라는 이상한 표현을 쓰고 있다)한 당사자인 도청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의 관계를 읽을 수 있다.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도청 관계자는 양해를 구하겠다고 했다. 양해를 구하겠다는 건 죄송하다는 립서비스를 하겠다는 것 아닌가. 그렇게 한마디만 하면 끝날 수 있다는 제주도의 의지로 밖에는 읽히지 않는다.

남의 작품을 함부로 폐기하는 건 있을 수 없다. 제주도는 지난 9월 설계경기 공고 당시에도 심사가 끝난 뒤 작품을 돌려준다고 명기까지 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작품을 버린 뒤 제주도가 하는 일이라곤 죄송하다는 양해를 구하는 것뿐이다.

과연, 제주도엔 문화가 있는가 묻고 싶다. 남의 작품을 아무렇게나 폐기해도 그만인 그런 행정을 하는 곳이 세상에 어디 있나. 전국적으로, 아니 세계적으로 그런 사례가 있었는지 정말 찾아보고 싶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가. 앞서 얘기했듯이 갑의 횡포때문이다. 그건 자기 뜻대로,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으로, 건축가들은 모두 자기들 발아래 놓여 있다는 발상이다. 그들은 건축지적과에서 맡아야 할 것을 문화정책과에서 맡는 웃지 못할 일을 벌이면서도 한 치의 거리낌이 없다. 이해당사자는 심사위원이 될 수 없음에도 김창열 화백을 집어넣으려 했던 것도 갑의 횡포이다. ‘갑의 횡포의 절정은 모든 응모작을 단 한 순간에 폐기처분한 시점이다. ‘횡포를 뛰어넘은 갑의 광기를 보는 듯하다.

언제까지 갑의 횡포갑의 광기를 바라봐야 하는가. 말 한마디로 양해를 구한다고? 그런 가식은 필요하지 않다.

이번 기회에 갑의 광기횡포를 막는 장치를 만드는 게 우선이다. 행정이 멋대로 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된다. 그러다가는 제주도에 제대로 남아 있을 문화는 없을 듯이 보인다.

이젠 제주 도내 건축인들도 달라져야 한다. ‘에게 한마디도 못하다가는 영원히 로 남는다. 아름다운 이 되려면 갑의 횡포를 눈감아줘서는 안된다. 아닌 건 아니라고 해야 한다. 제대로 된 제주도의 건축문화를 이루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7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제주인 2013-12-31 11:54:58
참으로 안타까운일이다. 예로부터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라는 말이 있다.
이 사태만 보더라도 이번 설계경기가 얼마나 가볍고 무지함에서 시작 되었는지 도 행정은 보여주고 있다.
도는 이번사태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 사람들에게 도에 대한 불신만 더 키울것이고
김창열미술관에 대한 가치를 더 떨어뜨릴 것이다. 이 점을 잘 생각하고 대처하길 바란다.

갑과을 2013-12-31 11:53:39
갑의 횡포와 광기에 아무것도 못하는 것인지 아무것도 안하는것인지 무엇을 해야하는지 모르는것인지 ...갑의횡포와 이에 대응하는 건축인들의 처세를 보니 제주건축의 미래가 답답합니다.

제주인 2013-12-31 11:39:19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예로부터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라는 말이 있다.
이 사태만 보더라도 이번 설계가 얼마나 가볍고 무지함에서 시작 되었는지 보여주고 있다.
도는 이번 사태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 사람들에게 도에 대한 불신만 더 키울 것이고 김창열미술관에 대한 가치를 더 떨어뜨릴 것이다. 이 점을 잘 생각해서 대처하길 바란다.

건축을하는일인 2013-12-31 10:29:21
건축을 하는 건축인으로서 한마디 하겠습니다. 김창열미술관에 관련된 갖은 의혹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폐기처분된 작품들....한마디로 의혹들을 인정하는 행위가 아닌가 싶습니다 . 생각들이 있으십니까? 여쭤보고싶습니다..

제주건축인대표 2013-12-29 10:00:59
이제 확연해졌습니다!
제주도 문화정책의 마인드를 만천하가 알게 되었습니다.
무마되었다 착각하지 마십시오!
외면하려 하였으나 계속되는 한심한 작태에 참을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침묵하는 건축계의 대표를 자청합니다!
공개적으로 요청합니다!
도청사 기자실에서 이번사태의 책임을 지고 부지사급 이상의 공개사과를 해주십시오!
그리고 그자리에 도의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의원님들도 참석해주십시오!
황당하시겠지만 신중히 검토하시고 2014년 1월 3일 까지 요청합니다!
2014년 각자 중요한 선거가 있으시죠?
건축계를 포함한 문화예술계가 어찌 움직일지 기대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