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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시뮬레이션 회의 불참 결정 … 남은 선택은?
제주도, 시뮬레이션 회의 불참 결정 … 남은 선택은?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2.05.1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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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실, 제주도 요구한 시뮬레이션 5가지 경우 중 3가지 재현 요구 안받아들여

제주해군기지 조감도

제주도가 15만톤 크루즈선 입출항 크루즈선 입출항 실시간 시뮬레이션 회의에 불참키로 전격 결정, 제주해군기지에 제주도의 입장 정리에 중대한 국면을 맞게 됐다.

하지만 당초 공유수면 매립 공사 정지처분 예고에 따른 청문 절차를 모두 마무리한 제주도가 시뮬레이션 회의를 불과 1시간여 앞두고 불참을 결정함으로써 제주도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훨씬 줄어들게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더구나 그동안 제주도가 ‘15만톤 크루즈 2척 동시 접안’이라는 부분에만 집착하는 동안 구럼비 바위 발파 등 육상공사가 상당 부분 진척된 상태여서 결국 명분도 실리도 다 놓치는 처지에 몰리게 됐다.

하지만 제주도는 5가지 시뮬레이션 재현 요구 케이스에 대해 “15만톤 크루즈 2척의 안전한 동시 입출항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한 최소한의 요구”라는 입장이어서 이날 시뮬레이션 불참을 둘러싼 논란이 제주도와 정부의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 주목된다.

# 국방부, 제주도 재현 요구한 5가지 경우 중 3가지 케이스 재현 “안된다” 통보

제주도가 16일 시뮬레이션 회의에 불참키로 한 이유는 제주도가 제시한 시뮬레이션 5가지 케이스 중 3가지 경우에 대해 국무총리실이 재현 기회를 주지 않겠다고 알려왔기 때문이다.

도 추천 민간 전문가들은 민군복합항의 15만톤 크루즈선 입출항 안전운항 가능에 대한 확인을 위해 시뮬레이션을 조종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는 5가지 케이스를 선정했다. 도는 선정된 이 5가지 경우를 지난 11일 국무총리실에 전달, 협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국무총리실은 시뮬레이션 회의 전날인 15일, 제주도가 제시한 5가지 경우 중 3가지 케이스에 대해 재현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렇다면 국무총리실이 시뮬레이션 재현을 받아들이지 않은 3가지 케이스는 모두 어떤 경우일까.

① 서측돌제부두가 있고 풍속 27노트, 예인선 사용 등의 조건에서 서방파제이 좌현 접아능로 입항하는 케이스(2차 보고서 B-20,21,22)

② 서측돌제부두가 없고 풍속 27노트, 예인선 사용, 남방파제 크루저선 접안 등의 조건에서 서방파자에 좌현접안으로 입항하는 케이스(2차 보고서 B-44)

③ 서측돌제부두가 있고 풍속 27노트, 예인선 사용, 남방파제 크루즈선 접안 등의 조건에서 서방파제에 우현접안으로 입항하는 케이스

④ 서측돌제부두가 없고 풍속 27노트, 예인선 사용, 남방파제 크루즈선 접안 등의 조건에서 서방파제에 우현접안으로 입항하는 케이스

⑤ 서측돌제부두가 없고 풍속 24노트, 남방파제에 선박 접안 등 조건에서 예인선 없이 자력으로 서방파제에 좌현접안으로 입항하는 케이스

위의 5가지 경우를 모두 재현해봐야 ‘15만톤 크루즈선 2척의 안전한 동시 입출항’이라는 조건을 제대로 검증할 수 있다는 것이 제주도의 입장이다.

하지만 총리실은 위의 5가지 경우 중 ①과 ②의 경우에 대해서는 시뮬레이션 재현을 하겠다고 하고, 나머지 ③ ④ ⑤의 경우는 재현할 수 없다고 알려 왔다.

# 제주도, 2차 보고서에 없는 3가지 케이스 재현 필요성 제기한 이유는?

제주도 추천 전문가들이 이 5가지 경우에 대해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가장 어려운 조건의 케이스를 해보면 나머지 케이스는 자연스럽게 해석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가장 어렵다고 판단되는 케이스들을 선정했다고 제주도는 밝혔다. 하지만 회의를 통해 선정된 5가지 케이스 중 3개는 2차 시뮬레이션 보고서에 수록되지 않는 경우였다.

결국 국무총리실은 2차 시뮬레이션 보고서에 포함되지 않은 3가지 케이스에 대해 재현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제주도는 2차 보고서에 없는 3가지 케이스를 상정한 이유에 대해 “15만톤 크루즈의 안전운항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최소한의 요구사항”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즉 “정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은 상황에서 실시간 시뮬레이션 재현에 참여하는 것은 ‘민군복합항의 15만톤 크루즈선 입출항 안전운항 가능 여부’에 대한 실질적인 확인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리얼타임 시뮬레이션 회의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우선 제주도는 ③번 케이스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 “서측 돌제부두가 있는 상태에서 가장 어려운 조건을 해봐야 하는 이유는 기존 설계에 문제가 없다는 해군의 주장을 확인해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④의 경우에 대해서도 “서측돌제부두 조정으로 안전하고 원활한 입출항을 할 수 있다는 발표에 대해 확인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 제주도의 입장이다.

이와 함께 예인선이 없는 ⑤의 경우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24노트까지는 예인선 없이 자력으로 가능하다는 2차 보고서 결과에 대한 검증 차원에서 제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성철 도 정책기획관은 “15만톤 크루즈 2척의 동시접안이라는 목표에 맞으려면 남방파제에 배가 서있는 상태에서 입출항이 가능한지를 검토하는 케이스가 당연히 검증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향후 도의 입장에 대해서는 “아직 거기까지는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다”고 말해 이날 시뮬레이션 불참이 도의 정책 방향에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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