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오전 제주시 노형동 소재 다가구주택 폭발 사고는 30대 아들이 60대 어머니를 살해한 뒤 자살할 목적으로 방화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주서부경찰서는 29일 노형동 다가구주택 폭발사고와 관련한 브리핑을 열고 숨진 문모씨(64.여)와 김모씨(37) 모자(母子)에 부검 결과를 밝혔다.
지난 28일 이들 모자를 부검한 결과 문씨는 두부 함몰골절이 직접 사인이고, 김씨는 화재와 가스 중독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문씨는 둔기로 머리 부위를 타격 당해 살해된 후 폭발 화재로 인해 소훼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폭발 화재가 발생하기 직전까지 생존해 있던 점과 현장의 현관 출입문이 잠겨 있는 상태로 폭발 압력에 의해 뜯겨져 나간 것으로 보고, 외부 침입 가능성은 적다"고 했다.
또한 국과수가 감식한 결과 폭발 원인은 밀폐된 장소에 다량의 인화물질(시너로 추정)의 유증기에 화인이 가해지면서 폭발했고, 화재로 이어졌던 것으로 추정했다. 폭발에 대한 화재 원인은 김씨가 앉아 사망했던 의자 밑에서 수거된 일회용 라이터로 추정했다.
폭발이 동반된 화재 발화 지점이 존재하는 일반 화재와 달리, 이번 경우는 일정한 발화 지점이 없이 화재 현장에 전체적인 연소 형태를 띠는 전형적인 폭발 화재의 형태를 보이고 있으며, 현장에 있던 부탄가스, 프레온가스, 가정용 LP가스 누출 연소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
또한 일부 파열된 가스통은 폭발시 발생하는 외부 압력과 화염의 고열에 의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평소 집에서만 생활하는 김씨는 컴퓨터에만 몰입해 문씨와 자주 다퉜다는 주변인들의 진술로 미뤄 아들이 우발적으로 살해한 것으로 추측했다.
문씨가 지난 24일부터 출근하지 않고, 연락도 되지 않았다는 해당 직장인들의 진술로 미뤄 이날 밤 10시 이후 살해됐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문씨는 주간에는 보험설계사로, 야간에는 업소에서 주방일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문씨의 차량 내에서 김씨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안하다. 지옥이 존재한다면 내 몸 영원히 태워주길'이라는 메모가 발견되기도 했다.
경찰은 "문 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타격의 도구 검색, 통화 내역에 따른 통화자 확인 등과 함께 현장 유류품 및 부검.조직 감정 결과 등을 통해 신속히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김진규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