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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간 떠돌던 4.3영령 “양지 바른 곳에서 영면하소서”
60년간 떠돌던 4.3영령 “양지 바른 곳에서 영면하소서”
  • 김정호 기자
  • 승인 2011.03.26 12: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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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유족회, 행방불명인 발굴유해 영령봉안...영혼 396위 ‘고향 품으로’

26일 오전 10시 제주4.3평화공원내 봉안관에서 제주4.3행방불명인 발굴유해 영령 봉안제례가 열리고 있다.
“이제야 임들의 육신을 거두어 감장하는 후손들의 마르지 않는 눈물을 거두시고, 부디 양지 바른 곳에서 영면하소서!”

12일간의 장례절차를 마친 제주4.3 영령들이 어둡고 차디찬 땅속을 벗어나 양지바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는 26일 오전 10시 제주4.3평화공원 봉안관에서 행방불명인 발굴유해 영령에 대한 봉안제와 봉안식을 열었다.

봉안식에는 우근민 제주도지사를 비롯해 양성언 제주도교육감, 문대림 제주도의회 의장, 강창일 국회의원, 홍성수 4.3희생자유족회장, 장정언 4.3평화재단 이사장과 유족 등 수백여명이 참석했다.

4.3유족회는 봉안식에 앞서 봉안제례를 통해 봉안관에 안치된 4.3영령들의 넋을 기렸다.

26일 오전 10시 제주4.3평화공원내 봉안관에서 제주4.3행방불명인 발굴유해 영령 봉안식이 열리고 있다.
봉안관에 안치된 영령들은 지난 1949년 군법회의에서 사형선고를 받아 집행된 희생자 48명 등 4.3희생자 유해발굴 사업을 통해 세상 밖으로 나온 영혼들이다.

지난 2006년 제주시 화북지역에서 발굴된 유해를 포함해, 2007년 제주공항 서북측, 2008년 제주공항 동북측, 2010년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리에서 발굴된 396구다.

이 중 71구는 DNA 감식 등을 통해 신원이 확인됐다. 4·3유족회는 지난 14일 제주대 의과대학에서 발인제를 시작으로 25일까지 발굴유해 396구에 대한 장례식을 모두 마쳤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유해는 유전자 감식이 가능하도록 확인번호를 붙여 봉안관에 안치했다. 봉안관 옆에는 유해발굴 현장을 재현해 후손들의 교육의 장이 되도록 했다.

이어진 봉안식은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불고와 기독교, 천주교의 종교의식과 경과보고, 추도사, 조사, 유족들의 헌화분향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홍성수 제주4.3유족회장이 봉안식에서 조사를 낭독하고 있다.
홍성수 4.3유족회장은 추도사에서 “지난 2006년 화북동의 유해발굴을 시작으로 봉안제에 이르기 까지 시린 가슴을 참을수 없다”며 “부디 396명의 영령이 영면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홍 회장은 이어 “4.3영령을 봉안당에 모시면서 비통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며 “이승의 한을 풀고 우리 아들,딸 들을 굽어 살펴달라”고 말했다.

우근민 도지사는 조사에서 “마저 수습하지 못해, 통한의 세월을 살아오신 유족께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불분명한 행방불명 희생자들에 대한 추가 진상 조사가 체계적으로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정언 4.3평화재단 이사장은 “유해발굴을 통해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면 집단희생과 암매장에 대한 진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우리 후손들은 다시 이 땅에서 비극의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의 조사가 끝난 후 유족들은 발굴유해 영령들에 헌화하고 봉안관을 찾아, 영혼을 넋을 기렸다.

<김정호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우근민 제주도지사가 제주4.3희생자유족회 관계자들과 제주4.3평화공워 내 4.3발굴유해 봉안관을 둘러보고 있다.
한 유족이 제주4.3평화공원내 봉안관에 안치된 유물을 바라보고 있다.
한 유족이 제주4.3행방불명인 발굴유해 영령 봉안식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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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 여래 2011-03-26 16:45:29
극락왕생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