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17:02 (일)
김 지사-강정주민 '두번째 만남', "생각이 달랐다"
김 지사-강정주민 '두번째 만남', "생각이 달랐다"
  • 박소정 기자
  • 승인 2008.09.01 17: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도청 내에서 해군기지 반대 기자회견을 하는 문제로 1일 오전 한때 물리적 충돌까지 빚었던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들이 오후 4시 김태환 제주지사와 면담을 가졌다. 이날 면담은 지난 8월21일 첫 만남을 가진데 이어 두번째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이날 면담 역시 강정마을 주민들과 제주도당국은 이렇다할 해결 방향을 찾지 못한채, 양측간  '생각의 차이'만 확인하고는 오후 6시께 2시간 가까이 진행된 면담을 마쳤다.

제주도청 2층 소회의실에서 열린 이날 면담에는 제주도당국에서는 김태환 제주지사를 비롯해 김형수 서귀포시장, 박영부 제주특별자치도 자치행정국장이 참석했으며, 강정마을 측에서는 강동균 강정마을회장, 양홍찬 해군기지반대대책위원장 등 강정마을 주민 5명이 함께 참석해 대화를 나눴다.

먼저 김태환 지사는 "지난달 21일 강정마을 주민들과 대화를 했는데, 지금까지 대화를 통해 했던 내용을 반복적으로 하지말고 폭을 넓히고 슬기롭게 해결 할 수 있도록 고민을 함께 해 나가자"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에 강동균 강정마을 회장은 "오늘(1일) 아침 기자회견에서부터 제주도민을 위한 도정이 맞는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엄청난 분노를 느꼈고, 지난달 면담 이후에는 제주도정의 태도는 하나도 변한게 없다"며 강하게 쏘아부쳤다.

강정마을 주민들은 △여론조사를 통한 정책결정 방법의 문제 △충분한 주민대화 없이 일사천리 여론조사를 통해 정책을 결정한 점  △민군복합 기항지라는 국회 부대의견이 나온 만큼 주민 여론을 다시 물어볼 의사 △해군홍보관을 서귀포시청 또는 제주도청으로 옮길 의사가 있는지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었다.

이에대해 김태환 제주지사와 박영부 자치행정국장은 지난해 4월과 5월 당시 여론조사를 통해 주민의견을 수렴할 수밖에 없었던 불가피성에 대해 역설한 후, "여론조사를 다시 실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양홍찬 위원장은 "지난해 4월23일 유덕상 부지사는 도의회에서 제주에서 심하게 반대하면 다른 지역으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는데, 그 말이 있기 전인 4월13일 위미지역 주민들이 심하게 반대했는데, 제주도는 왜 수용했느냐"고 따졌다.

또다른 주민은 "지난해까지는 해군기지였어도, 지금은 민군복합기항지 중심의 크루즈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여론조사는 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가운데, 강정 주민들은 격한 감정을 누르지 못하고 고성이 오갔다.

김 지사는 "서로간에 예의는 지켜야 한다. 좀 인격을 존중해 얘기를 해야 하지 않나"라며 얼굴을 붉혔다.

대화 말미에서는 최근 열린 학술세미나에서 군사기지 관련 2명이 강연을 할 예정이었는데, 제주도당국의 압력으로 취소된 일이 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 부분에 있어, 김 지사는 "이게 사실이라면 관련 공무원을 엄중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오후 6시께 면담을 마친 주민들은 제주도당국의 행태를 성토하며, 자리를 뜨지 않고 제주도청 현관 앞에 모여 향후 대책을 논의했는데, 논의결과 천막농성에 들어가자는 의견이 모아져 곧바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박소정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