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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 청년'이 만든 UCC 어땠어요?
'백수 청년'이 만든 UCC 어땠어요?
  • 박소정 기자
  • 승인 2008.07.30 1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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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저모] 제2회 UCC동영상 콘테스트 수상 후기

지난 30일 열린 '제2회 제주특별자치도 UCC 동영상 콘테스트 시상식'에서는 응모된 53편 중 입상한 14개 작품의 시사회가 함께 열리면서 서로간 작품에 대해 평하고, 아쉬움을 함께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인터넷신문 미디어제주와 제주지식산업진흥원, 제주대학교 제주문화콘텐츠산업 전문인력사업단이 공동주최한 이날 시상식은 오후 2시 시작돼 1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시상식이 모두 끝난 후 부문별 입상자들은 못내 아쉬운 듯, 자리를 뜨지 않고 서로 작품후기에 대한 얘기를 나누며 내년 대회를 기약했다.

#"마감일까지 편집을 밥먹듯 했어요~"

이날 시상식에서 영예의 대상을 받은 '환해장성을 아시나요?'의 응모자 김광수, 심일석, 조형근씨.

이 작품은 제주도 해안가에 쌓여진 돌담, '환해장성'에 대한 관리와 무관심한 도민의식, 교육의 부재 등의 문제점을 다뤘다. 26살 '백수청년'이 우연히 조카와 함께 바닷가로 놀러가는 과정을 재미있게 묘사하고 환해장성에 대한 궁금증 유발하는 등 가벼워 보이는 듯한 접근법을 통해 UCC동영상 본연의 특징과 문제의식을 잘 담아내 창의력과 주제전달력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점수를 받았다. 

이들은 시상식이 끝난 후, 대상을 차지한 기쁨과 함께 아쉬움을 얘기했다.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을 받기는 했으나, 메시지 전달방식에 있어 '함축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이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에 대해 김광수씨는 "너무 많은 메시지를 담으려고 하다보니, 주제가 통일되지 못하고 영상이 조금 복잡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이 부분이 저희도 제일 아쉬운 부분이지만, 영상을 처음 만든 우리로써는 오늘의 '대상'은 값진 결과"라고 수감소감을 전했다.

이들은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화북동 등 환해장성이 있는 5개 지역을 직접 돌며 안내판도 없고, 쓰레기 더미로 쌓여있는 등 전혀 관리가 되어있지 않는 환해장성의 모습을 사람들에게 알려야 겠다는 마음에 'UCC'를 만들었다.  

무더운 여름, 환해장성을 찾아가는 길은 힘들었다. 환해장성을 알려주는 안내판이 없는 곳이 많아서 '헛걸음'을 한 적이 대부분이었다. 어렵게 찾아간 환해장성의 모습, 이들의 눈에는 그리 달갑지만은 않았다.

심일근씨는 "환해장성을 찾아가는 길은 힘들었다. 또, 막상 찾아갔는데 쓰레기 더미와 무너진채 방치되어 있는 환해장성의 모습을 보고 너무 마음이 아팠다"며 "관리가 전혀 안돼 있었으며, 이 모습을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라며 영상을 기획을 하게된 이유에 대해 말했다.

또, 이들은 영상을 처음 만들어서 영상을 편집하는 과정이 제일 힘들었다고 했다. 이에대해 조형근씨는 "편집을 할줄 몰라서 마감일까지 편집을 밥먹듯이 했어요"라며 편집하는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짧게 토로했다.

이 영상의 메시지는 환해장성에 대한 행정당국의 무관심과 향토교육의 부재라며 제주도민들이 관심을 갖고 이 문제에 대해서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이들은 말했다. "그래도 친구들끼지 만들어서 좋았고, 다른사람들이 우리 영상을 통해 환해장성을 알고 그 실태를 조금이나마 느꼈다면 저희는 그것으로 만족해요"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카라얀의 주인공 되어주신 아저씨에게 감사드려요"

일반부 우수상을 수상한 고봉기씨의 '한국의 카라얀'은 이날 시사회에서 '압권'이었다. 우연히 가족들과 함께 제주시 탑동 해변공연장을 찾았다가 한 아저씨가 무대공연의 음악에 맞춰 지휘를 하는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편집과정에서, 세계적 지휘자의 모습과 대비시키며, '한국의 카라얀'이라고 명한 고씨의 이 작품은 보는 이마다 웃음을 자아냈다.

독특한 영상을 만든 고씨의 수상소감 역시, 그리 평범하지만은 않았다. 고씨는 "먼저, 이 수상의 기쁨을 한국의 카라얀의 주인공이 되어주신 아저씨에게 감사드려요"라며 말문을 열었다.

고씨는 "생각지도 못하게 큰상을 받아서 너무 기쁘다"며 "이 기쁨을 절대 상을 타지 못할것이라고 했던 우리 000통신사 직원들에게 바칩니다"라고 수상소감을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어서 고씨는 "미희누나, 유리누나, 미리, 선진이, 상철이형, 해원, 호경이형, 화룡이형, 수진이 등 모두 분들에게 이 영광을 돌립니다"라며 일일히 고마운 분들의 이름을 나열하며 다소 거창한(?) 수사소감을 전했다.

#"중학생 이야기를 다룬 영화제작으로 내년에도 도전할래요!"

이날 시상식에서는 학생부 우수상을 수상한  'Mr.서종수 선생님의 다섯가지 색깔'의 제주중앙중학교 방송반 학생들이 방송반 담당인 오승학 교사와 함께 자리를 해 눈길을 끌었다. 당초 서종수 선생님이 직접 시사회장에 나올 예정이었으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자리를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움을 갖게 했다.

이 작품은 학생들 입장에서 그들이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생님을 다섯 가지 색깔로 형상화했다는 점에서 그 시도와 독창성을 높이 산 작품이다.

이 작품에 대해 심사위원을 맡았던 최낙진 제주대 교수(언론홍보학과)는 "한 인간의 삶과 일상을 색깔로 구분하여 형상화하기란 대단히 높은 미적의식을 필요로 한다. 학생들이 이런 시도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 작품 군데군데의 거칠은 장면들은 상쇄시켜 주고 있다"며 "또한 선생님의 가르침과 제자에 대한 사랑을 따듯하고 정직한 시선으로 포착한 점도 이 작품에서 빼어놓을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한 후, 영상 속 주인공인 서종수 선생을 직접 뵐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작품의 시작은 '스승의 날' 학생들이 서종수 선생님에게 보낸 편지로부터 시작됐다. 학생들은 '스승의 날' 선물로 편지에 서종수 선생님의 다섯가지 모습을 색깔로 표현해 선물로 마련했다. 그 선물을 받은 서 선생님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제주중앙중 방송반 김준석 학생은 영상으로 제작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김준석 학생은 "선생님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영상으로 만들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라며 "상이라고는 장려상만 받다가 처음으로 우수상이라는 큰 상을  받아서 너무 행복해요"라며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년동안 제주영상미디어센터에서 영상편집교육을 받고 계속 영상을 만들고 있다. 현재는 중학생들의 생활모습을 담은 영화제작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주민 학생은 "공부를 잘하는 학생과 싸움을 잘하는 학생이 친구가 돼 우여곡절을 겪는 모습을 영화로 제작하고 있다"며 "현재 방송반 아이들이 학원도 다니고 공부도 해야해서 영상만드는 데 올인하고 있지는 않지만 천천히 차근차근 제작을 해 기회가 되면 내년 동영상 콘테스트에도 또다시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참석한 제주중앙중 방송반 오승학 담당교사는 "아이들이 상을 받아서 너무 기분이 좋고, 영상의 주인공 서종수 선생님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하셨지만, 영상을 보고 무척 좋아하셨다"며 "우리아이들이 기특할 따름"이라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제 웃음소리가 그렇게 독특했나요? "

일반부 장려상을 수상한 '일상생활의 마술'의 고봉준.정재헌씨는 지난해에도 참가해 수상경험이 있는 '베테랑?'이다. 지난해 '어디가맨'이라는 영상으로 우수상을 차지했던 이들은 "아쉽다"며 몹내 씁쓸한 듯 수상소감을 말했다.

이들은 영화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 놈'을 보다가 장면에서 영감을 얻어 마술이라는 소재를 통해 다소 재미있게 영상을 제작했다. 특히, 영상에서는 독특한 웃음소리로 궁금증을 자아냈던 그 주인공은 바로 고봉준씨였다.

고봉준씨는 "제 웃음소리가 그렇게 독특했나요? 웃음소리가 재미있었다니, 감사하다"며 "작년에 우수상을 받았는데, 올해는 장려상을 받아 조금은 아쉽지만, 그래도 상을 받으니깐 기분은 좋아요"라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사탕바구니 만들기'의 김형준씨는 현재 제주대학교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직장인으로, '늦깍이 영상' 입문생이다. 그는 몇달전, 제주도영상위원회에서 마련한 영상프로그램에 참가해 동영상을 배우고, 이를 실제 촬영하고 편집하는 방법으로 이번 작품을 만들어냈다. 김씨의 두 아들 역시 이번 학생부 작품에 공모했으나 아쉽게 입상하지 못했다.

김형준씨는 "상을 받으니 기분이 좋다"고 짧게 수상소감을 말한뒤, "올해 두 아들도 작품을 냈는데, 같이 수상을 못해서 못내 아쉽지만 내년에 기회가 되면 또 한번 도전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수상자들도 이번 대회에 참가해 수상한 기쁨과 함께 내년 대회에는 한결 성숙된 작품을 만들어 보겠다는 각오를 보이기도 했다.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2주년에 즈음해 앞만보고 달려온 제주도민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주고, 정보화의 선두도시다운 UCC역량 강화를 위해 마련된 제2회 제주특별자치도 UCC 동영상 콘테스트 시사회 및 시상식은 UCC 마니아들에게 내년 3회 대회를 더욱 기다려지게 하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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