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오전 제주도청 대강당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 참석 '2008 제주발전전략 토론회'에서 기조발제에 나선 허향진 제주발전연구원장이 관광경쟁력 강화방안의 하나로 한라산 케이블카 추진을 제시한 것과 관련해 그 배경에 궁금증을 갖게 한다.
허 원장은 이날 기조발제에서 "세계적인 관광매력이 창출돼야 한다"며 축제.이벤트, 회의산업 육성방안을 제시한 후, 새로운 관광매력의 강화방안을 두가지로 제시했다.
그는 먼저 환경부 기준 완화시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 추진이 필요하고, 두번째로 헬스케어타운 조성 등 의료관광 활성화를 방안으로 제시했다.
그런데 허 원장의 이날 발언은 지난 2005년 이미 태스크포스팀의 검토를 거쳐 '설치 불가'쪽으로 결론을 내린 사항을 다시 끄집어낸 것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과학적 분석방법을 통해 타당성에 대한 연구를 해야 할 정책연구기관의 수장이 '케이블카 설치'를 덥썩 제안하고 나선 것은 연구기관의 신뢰성과 공신력 차원에서도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허 원장의 발언을 두고, 17일 제주도청 내부에서는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자리에서 어떻게 케이블카 문제가 나왔는지에 대한 뒷얘기가 무성했다.
김태환 제주지사는 17일 기자간담회에서, 허 원장의 발언배경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제주도와 사전에 조율할 것이 아니지 않느냐"며 "자체적으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즉, 케이블카 문제를 기조발제에 포함하도록 제주발전연구원과 사전에 조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 지사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에게 보고할 기조발제문을 제주도당국이 사전에 조율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이명박정권 심판 제주도민비상시국회의의 한 관계자는 "제주발전연구원이 정치적 집단도 아닌데, 어떻게 연구분석을 선행하지 않은 사안을 대통령에게 보고할 수 있느냐"며 "이는 제주발전연구원이 순수 정책연구기관이 아니라, 제주도정과 정치적으로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제주발전연구원장의 발언에 대한 '부적절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미디어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