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17:02 (일)
항공요금 인상, '앵무새 항변' 언제까지...
항공요금 인상, '앵무새 항변' 언제까지...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8.06.0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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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뒤늦게야 '요금인상 억제' 요청

정말 예측 불가능한 일이었나. 항공요금 인상과 관련해 제주특별자치도의 '늑장 행보'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대한항공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일부 국내선 노선에서도 적자가 발생함에 따라 다음달 1일 발권분부터 유류 할증료를 도입키로 하면서, 제주도민들의 서울 나들이 항공요금이 20만원대에 이르게 됐다. 대한항공은 7~8월에는 25단계인 유류할증 체계 중 12단계를 적용해 편도 기준 1만5천400원의 유류할증료가 부과된다.

이에 따르면 현재 8만8400원인 김포-제주 간 주말 편도 기본요금은 10만3800원으로 17.4% 인상된다. 신설되는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노선 구분없이 싱가포르 항공유 가격 등락에 따라 2개월 단위로 변경된다.

그런데 이러한 대한항공의 요금인상으로 유일한 연륙교통수단인 항공편을 이용해야 하는 도민들은 서울 한번 갔다 오려면 왕복 20만7600원이 소요돼 경제적 부담은 크게 늘었다.

하지만, 고유가 등으로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주특별자치도의 대응은 '일이 터져서야 나서는' 식의 늑장을 부리는데다, 항공요금 인상을 억제해달라는 논리 또한 종전과 변함이 없다.

김태환 제주지사는 9일 급히 상경해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 및 대한항공을 방문해 항공요금 인상 억제를 요청했다. 김 지사는 "제주에 있어 항공교통은 연륙기능에 91%를 점유하고 있는 절대적인 필수 공공 기간교통망으로서 내륙과는 차별화된 지원과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대한항공의 유류할증제 시행 재고, 항공요금 인상 억제를 위해 제주노선 이용객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세, 제주노선 운항공기에 대한 항공유 면세, 시설사용료 면세 등도 건의했다.

고경실 제주특별자치도 관광문화교통국장도 9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똑같은 입장을 피력했다. 앞으로 지역 국회의원 및 도의회와 협조해 항공운송원가 흡수를 위한 제도개선 등도 추진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또 국내선 항공유에만 부과되는 관세.석유수입부담금, 부가가치세를 면세해 2.5%의 운임인하 효과를 거두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제주특별자치도의 건의내용이 실제 정부가 수용하기는 현 실정에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기름값이 연일 고공행진을 하면서 제반 물가상승으로 이어지고, 항공요금 인상 등도 예견됐던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장바구니 들고 재래시장 가는' 주먹구구식 정책에 안주하다, 막상 일이 터지니 항공요금 인상 억제를 호소하는 탄력적이지 못한 행정행태에 있다.

대한항공이 다음달부터 요금을 인상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지금과 같은 고유가 행진이 계속될 경우 아시아나항공 역시 예외가 아니다. 특히 고유가는 제주관광의 전체적인 여행상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

고유가에 따른 제주관광의 전반적 대응전략이 나와야 할 시점에, 제주특별자치도가 숲은 보지 못하고 나무 하나에 매달려 읍소하는 우를 범하는 것은 아닐까.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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