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의구심 꼬리 무는 공무원·사업자 술자리, 제주도 감찰 착수
의구심 꼬리 무는 공무원·사업자 술자리, 제주도 감찰 착수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11.02 14: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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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공무원, 의원도 있는 술자리에 사업자 불러
"이같은 만남 자주 있었던 것 아니냐" 의구심도
제주도, 자체 감찰 착수 "청렴 문제 없는지 살펴볼 것"
제주도청 전경.
제주도청 전경.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도 및 제주시 공무원과 제주도의원이 함께하는 술자리에 도내에서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 민간업자를 부른 것은 제주도 소속 공무원이었다. ‘친구’라는 이유로 다른 공무원은 물론 제주도의원까지 있는 자리에 자칫 민감한 사항이 될 수 있는 도내 개발사업 등과 관련한 민간업자를 합석시킨 것이다.

이와 같은 만남은 한 도의원의 반발에 결국 무산되긴 했지만, 한편에서는 이처럼 공무원과 도내 민간 사업자의 만남이 이전부터 종종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나오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이와 관련해 자체 감찰에 착수했다.

이번 사항이 불거진 것은 도내 공무원과 도의원, 민간사업자가 함께한 술자리에서 도의원인 A의원과 민간사업자 B씨 사이에 몸싸움이 일어나 경찰까지 출동했었다는 사실이 지난 1일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다.

해당 술자리가 마련된 시기는 지난달 31일이었다. 제421회 제주도의회 임시회가 마무리된 이후 제주도의회 의원 3명이 저녁식사를 함께하고 이후 술자리로 이동했다. 그 과정에서 3명 중 한명의 의원은 귀가하고, 또 다른 의원인 A의원이 술자리에 합석하게 된다.

한편, 비슷한 시간에 건축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제주도 소속 공무원 C씨와 제주시 소속 공무원 D씨 등이 인근 지역에서 술자리를 갖고 있었고, 이를 알게 된 도의원들이 이 자리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모인 장소는 제주시 연동의 한 유흥주점이었다. 이후 이 자리에는 제주시 소속의 또 다른 고위 공무원도 합류했다.

이들이 술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던 가운데, 이 자리에 민간 사업자 B씨가 나타나게 된다. B씨는 제주도내에서 각종 사업을 벌이고 있는 사업자로, 현재도 향후 제주도로부터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 일부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이 B씨는 제주도 소속 공무원 C씨의 친구로, 해당 술자리에는 C씨가 부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자리에서 B씨가 A의원에게 명함을 건넸고, 이 명함을 확인한 A의원이 “민간 사업자와 함께 술을 마시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B씨에게 술자리에서 빠져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A의원과 B씨 사이에서 감정이 격해지면서 서로 언성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B씨는 술자리에서 빠져나왔지만, 주점의 밖에서 머물러 있었고, 이후 A의원을 포함한 의원들과 공무원들이 술집 밖으로 나오자 A씨에게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술집 밖에서의 이와 같은 충돌은 인근 CCTV에 찍히기도 했다.

이후 이날 11시경 해당 술집 앞으로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지만, A의원과 B씨가 서로 처벌을 원하지 않아 경찰은 현장에서 사건을 종결했다.

이날 술자리의 핵심 문제는 역시 제주도 소속 공무원 C씨가 제주도내에서 각종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민간사업자를 술자리에 불렀다는 점이다.

특히 C씨는 도내 각종 개발사업과 맞물릴 수 밖에 없는 건축관련 부서 소속 공무원이다. 아울러 B씨가 진행하고 있는 사업은 일부 인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다. 두 사람은 ‘친구’라고는 하지만 업무적으로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가질 수밖에 없는 ‘이해당사자’의 입장에 놓여 있다. 이와 같은 입장에 놓여 있는 이들이 사적인 자리, 그것도 술자리에서 만났다는 것은 충분히 비판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더욱이 이 자리는 둘만 만나는 자리가 아니었다. 제주시 소속 건축부서 공무원 등 또 다른 공무원이 두 사람이 있었다. 아울러 각종 개발사업의 인허가 절차에서 큰 영향력을 가질 수밖에 없는 도의원들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공무원 C씨가 이와 같은 자리에 자연스럽게 B씨를 불렀다는 점에서 이전부터 이와 같은 만남이 자주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 동시에 앞으로도 이와 유사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제주도는 현재 이에 자체 감찰에 착수한 상황이다. 현재는 지난 31일 벌어진 상황에 대한 경위 파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사적인 관계’를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지의 부분이 있지만, 청렴과 관련해서 문제가 없었는지 면밀히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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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민 2023-11-02 20:14:25
짤라라 스레기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