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도가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안에 대한 의견수렴 결과를 국토부에 제출한 것과 관련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2공항과 관련해 주민투표를 요구하는 여론이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제주도정이 이를 무시하고 국토부에 의견수렴 결과를 전달했다는 질타다.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1일 오전 논평을 내고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제주의소리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도민 대다수가 주민투표 실시를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주민투표를 내던졌다”고 비판했다.

해당 여론조사는 한국갤럽이 지난달 27일일부터 28일까지 이틀 동안 무선 전화 인터뷰 조사 방식으로 제주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도민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3.1포인트, 95% 신뢰수준이었다.

이 여론조사 결과 성산에 추진되고 있는 제2공항 건설에 대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3.2%가 반대하는 입장을 내놨다. 건설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41.1%였다. 이외에 제2공항 갈등해소를 위해 주민투표를 실시하는 것에 대해 묻는 질문에서는 응답자의 76.6%가 동의 입장을 보였다. 주민투표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20.7%에 불과했다.

즉 제2공항 건설에 찬성하는 이들 중 상당수도 주민투표 실시에 대해서 동의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제2공항 찬성 여론이 높았던 서귀포시에서도 주민투표에 동의한다는 의견이 71.1%로 상당히 높았다. 

이와 같은 여론조사 결과가 공개된 후 1시간이 지나 제주도정은 제2공항 기본계획안에 대한 의견수렴 결과를 국토부에 제출한다는 뜻을 밝혔다. 제2공항 반대 측에서는 주민투표 요구 등 도민의 자기결정권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때까지 의견수렴 결과 제출을 미루자고 요구했지만 이는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비상도민회의는 이 점을 들면서 “이처럼 도민사회는 뜨겁게 도민의 자기결정권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 오영훈 지사는 어이없게 도민 다수의 민의인 주민투표 요구를 던져버렸다. 도민의 자기결정권을 가장 확실하게 보장할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린 것이다. 오 지사는 그 후 출장으로 자리까지 비웠다. 참으로 무책임하고 비겁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도민의 뜻을 무시하고 민의를 짓밟는 도지사는 제주에 필요 없다”며 “선출직 공무원인 오 지사가 도민의 뜻과 반대로 나아간다면, 이는 곧 민주주의를 망각한 행태라고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도민의 뜻을 받들 생각이 없다면 오 지사는 지사직을 그만 두어야 할 것이고, 도민 뜻을 받을 생각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추가 의견으로 주민투표를 국토부에 요구해야 할 것이다. 주민투표가 아니라면 도민결정권을 어떻게 확보할지에 대해 명확하게 답을 내놔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또 국토부를 향해서는 “국토부는 도민의견에 따라 제2공항을 추진한다고 누누이 밝혀왔다”며 “지금이라도 도민 절대 다수의 의견에 따라 제2공항 주민투표를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우리는 막무가내로 추진되고 있는 제2공항을 멈추기 위해 모든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며 “폭주하는 제2공항이 멈추지 않는다면, 제2공항을 우리가 반드시 멈춰 세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고원상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