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같은 민주투사의 삶 … 3선의 ‘서민 정치인’ 잠들다
불꽃같은 민주투사의 삶 … 3선의 ‘서민 정치인’ 잠들다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9.07.17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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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윤춘광 의원 영결식, 제주특별자치도의회葬으로 엄수
“마지막까지 지역아동센터 겨울나기 걱정한 따뜻한 정치인”
故 윤춘광 제주도의회 의원의 영결식이 17일 오전 도의회 의사당 앞에서 엄수됐다. ⓒ 미디어제주
故 윤춘광 제주도의회 의원의 영결식이 17일 오전 도의회 의사당 앞에서 엄수됐다. ⓒ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폐암 선고를 받고 수술을 받은 후 회복세를 보이면서 마지막까지 의정활동에 대한 열정을 불살랐던 故 윤춘광 제주도의회 의원의 영결식이 17일 오전 도의회 의사당 앞에서 엄수됐다.

영결식에는 유가족들과 장의위원장인 김태석 의장을 비롯한 동료 의원, 원희룡 지사와 이석문 교육감을 비롯한 기관·단체장들과 관계 공무원, 일반 도민 등 3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이 마지막까지 의정활동을 향한 열정을 불살랐던 도의회 의사당을 나서는 길을 배웅했다.

김태석 의장은 조사를 통해 서귀포 나라사랑청년회장과 제주4.3도민연대 공동대표, 제주 김대중기념사업회 추모위원 등 고인의 이력을 소개하며 “40여년 민주화 운동 외길을 걸어온 민주투사였다”고 그의 일생을 회고했다.

특히 김 의장은 고인에 대해 “합리적이고 온화한 의회주의자로서 관록과 인품을 갖춘 모두에게 존경받는 정치인이었다”면서 “3선 의원이면서 ‘약자들을 위한 서민 도의원’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고 높이 평가했다.

故 윤춘광 제주도의회 의원의 영결식이 17일 오전 도의회 의사당 앞에서 엄수됐다. 조사를 하고 있는 김태석 의장의 뒷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故 윤춘광 제주도의회 의원의 영결식이 17일 오전 도의회 의사당 앞에서 엄수됐다. 조사를 하고 있는 김태석 의장의 뒷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이에 그는 “열정을 불태우셨던, 그토록 사랑하던 의사당을 뒤로 한 채 말없이 떠나가시지만 ‘약자를 위한 의정활동의 표본’으로 남기신 유업은 천금만금 저희들 가슴을 억누른다”고 고인의 유지를 받들겠다는 다짐을 피력했다.

병마와 싸우면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예결특위 위원장을 통해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한 예산을 챙겼던 고인의 열정적인 의정활동을 돌아보면서 “그래서 더 가슴이 미어지고 많이 아프다”고 비통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김 의장은 “고인이 제주의 미래와 도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품으셨던 큰 뜻, 반드시 명심하겠다”며 “지방자치가 도민들의 삶을 바꾸고, 희망을 살리는 불꽃으로 피어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원희룡 지사는 추도사를 통해 1987년 6월 서귀포 지역 민주화운동의 ‘맏형’으로 불리는 고인이 6월 10일 제주대 총학생회 주최로 열린 시국대토론회 연사로 나서 ‘독재 타도, 직선제 개헌’을 역설한 뒤 전국 평화대행진이 있었던 6월 26일 경찰의 원천봉쇄로 집회가 무산되는 상황에서 “민주주의 만세”를 외치면서 시민들을 규합하다 경찰에 연행되기까지 했던 그의 역동적인 민주화 운동 이력을 소개했다.

특히 그는 “서민과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면서 모두가 골고루 잘 사는 제주를 꿈꾸시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면서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걸어온 지난한 발자취와 서민의 영원한 벗 ‘윤춘광’이라는 이름 석 자를 도민들은 오랫동안 기억할 것”이라고 고인의 넋을 기렸다.

故 윤춘광 제주도의회 의원의 영결식이 17일 오전 도의회 의사당 앞에서 엄수됐다. 추도사를 하고 있는 원희룡 지사의 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故 윤춘광 제주도의회 의원의 영결식이 17일 오전 도의회 의사당 앞에서 엄수됐다. 추도사를 하고 있는 원희룡 지사의 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故 윤춘광 제주도의회 의원의 영결식이 17일 오전 도의회 의사당 앞에서 엄수됐다. 추도사를 하고 있는 이석문 교육감의 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故 윤춘광 제주도의회 의원의 영결식이 17일 오전 도의회 의사당 앞에서 엄수됐다. 추도사를 하고 있는 이석문 교육감의 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이석문 교육감도 추도사에서 우도에서 태어나 서귀포에서 평생을 지낸 그의 삶에 대해 “중앙에서부터 철저히 소외된 땅이었기에, 부당한 권력으로부터 가장 고통받았던 땅이기에 고인은 고향을 떠나지 못했다”고 고향에 대한 그의 각별한 애정을 회고했다.

이어 그는 “운명의 여정마다 고인은 약하고 아픈 사람들과 함께 했으며, 시대의 부조리에 올곧게 저항했고 진실 앞에 언제나 당당했다”면서 “그러는 사이에 동참하는 후배들이 한 명, 두 명씩 늘어났고 그 운명의 동행이 시대를 바꾼 역사의 물줄기가 됐으며 이 땅에 고인이 염원했던 민주화의 꽃을 피웠다”고 고인의 열정이 후배 정치인들에게 나침반 역할이 됐음을 돌아보기도 했다.

유족 대표로 고별사를 하기 위해 마이크를 잡은 딸 민주씨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다음 생에도 아빠 딸로 태어나 어머니, 오빠와 행복한 가족을 꾸리고 싶다”는 소망을 전하면서 유족들은 울음바다가 됐다.

교육행정질문 때마다 수차례 대안학교 설립을 제안하고 도정질문 때면 서민들의 주거 복지를 위해 공공임대주택 사업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던 그의 발언 내용과 해마다 섯알오름 학살터를 찾아 4.3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4.3 생존희생자들과 유족들을 위한 생활보조비 지원금 조례안을 마련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기간제 근로자들의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한 고민을 놓지 않았던 그의 의정활동 영상이 소개되기도 했다.

영결식이 끝나고 운구차는 양지공원으로 향했다. 양지공원에서 화장 후에는 서귀포 추모공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故 윤춘광 제주도의회 의원의 영결식이 17일 오전 도의회 의사당 앞에서 엄수됐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故 윤춘광 제주도의회 의원의 영결식이 17일 오전 도의회 의사당 앞에서 엄수됐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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