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총 한국어 IB 반대 성명 전문
제주교총 한국어 IB 반대 성명 전문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9.04.25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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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IB교육 프로그램’ 전격 도입에 따른 제주교총의 입장

최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과 대구광역시교육청은 17일 오후 2시 한국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국제 바칼로레아 한국어화 추진 확정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IB교육은 영어와 예술 교과를 제외한 전 과목 한국어 수업으로 진행되고, 빠르면 올해 안에 도내 읍‧면지역 고등학교 1곳을 선정해 ‘국제 바칼로레아 한국어 DP’를 운영하는 등 향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제주특별자치도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제주교총)는 현재 우리나라는 물론 제주지역의 교육현실에 알맞지 않은 교육과정이며, 학교 간 교육 불평등과 교육정책의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하며 아래와 같은 문제점을 제기하는 바이다.

 

1. 한국어 IB교육 프로그램의 적용 문제
고등학교 과정에 적용되는 IBDP는 해외에 거주하는 외교관을 포함한 글로벌 전문가 자녀들의 대학 진학을 위해 국가와 지역에 관계없이 모든 학교에 통용되는 공통된 표준 교육과정으로 개발된 것이다. IBDP는 고도의 문제해결력과 사고력을 요구하는 표준화된 교육과정과 평가 기준을 갖춘 프로그램으로 프로그램의 우수성은 인정하나 현재 우리나라의 공교육, 특히 제주지역의 읍면지역 고등학교에 적용하겠다는 것은 우리나라 국가 교육과정과 IBDP와의 관계, 지역과 학생의 특성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도입되어 올해 2년차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의 과목 선택권 확대와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정부는 이를 기반으로 2022년 고교학점제를 도입하고 2025년 전면 도입을 목표로 교육개혁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IBDP가 과연 읍면지역 학생들을 위한 교육정책이 될 것인지, 교육감의 치적을 위해 읍면지역 학생을 실험대상으로 삼는 것인지는 깊이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영어와 예술 교과를 제외한 과목을 모두 한국어로 수업한다고 하지만 IB는 해마다 IB 학교 교사들간의 컨퍼런스를 통해 교사의 역량을 키워나가는데, 과연 한국어를 기반으로 하는 교사들만의 집단에서 IBDP 교사들의 수준을 유지해 나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2. 교육예산 문제
특정의 읍‧면지역 고등학교 1개교를 위해 과도한 예산이 투자된다. IB 인증을 받기 위한 준비과정은 물론 운영에 소요되는 경비를 특정 학교에 공적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다. 특정 학교 혹은 특정 학급 단위의 소수의 학생에게 과연 국가 교육과정이 아닌 외래 수용 교육과정을 적용하면서 공공의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적정한지 교육감은 생각해 봐야 한다.

3. 교원 확보 곤란
IBDP를 가르칠 교사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도 문제이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서지 못한다는 말처럼 과연 수준 높은 IBDP를 가르칠 수 있는 교사가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가? 과연 연수과정 만으로 IBDP를 가르칠 수 있는 정도라면 이를 벤치마킹하여 우리 국가교육과정을 발전시키는 방안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또한 공립학교의 특성 상 IBDP를 가르칠 수 있는 교사들간의 인사이동이 가능한 일인지도 문제다. IBDP가 이렇게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도입될 수 있을 만큼이라고 교육감이 판단하고 있다면, 과연 그 결과를 어떻게 예측하고 있는지 검토해 봐야 한다.

4. 학습자 수준 고려
IB교육과정은 PYP(Primary Years Programme), MYP(Middle Years Programme)를 이수하여 통합교육에 익숙한 학생들이 받을 수 있는 교육이다. 고등학생들에게 교육할 DP(Diploma Programme)는 대학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대학수학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도전적인 프로그램이다. 6개의 교과 외에 핵심요소인 지식론(Theory of Knowledge), 소논문(Extended Essay), 창의활동봉사(Creativity, Action, Service)는 각각 비판적 사고력, 연구능력, 실천력을 기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언어문학, 언어습득(외국어), 개인과 사회, 과학, 수학, 예술이라는 6개의 과목군의 선택과목은 표준수준(Standard Level)과 고급수준( High Level)으로 나누어져 학생들의 다양한 수준과 진로에 부합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DP성적은 각 대학의 학생선발 기준이 되는데 고급수준인 HL의 경우 우리나라의 교육과정과 비교하였을 때 분량이 많고 깊이가 더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위 상황을 고려할 때, 농어촌 소재 초‧중학교에서 우리나라에 익숙한 교육과정을 이수하여 상급학교에 진학한 읍‧면지역의 학생들이 대부분인 특정의 고등학교에서 IB교육과정을 소화할 수 있을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IB를 원하지 않은 학생들이 우리나라의 교육과정을 이수한다면, IB교육과정을 이수하는 학생과 이수하지 않은 학생 간 차별이 있을 것이며, 이로 말미암아 당해 학교에서는 교육과정 운영에 막대한 혼란을 겪을 것이다.

5. 대학진학 문제
읍면지역 학생들 대부분이 수능과 관계없는 수시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하고 있어 읍면지역 고등학교 IBDP 도입에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읍면지역의 우수 학생들은 여전히 수시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받고 있다. 만약 IBDP를 이수하고 대학에 진학하게 된다면 IBDP를 하는 학교 학생들 간의 경쟁이 될 수 있을 것인데 읍면지역 고등학교들이 과연 그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인가? 대구교육청의 경우, 외고, 경북사대부고 등 우수한 일반고에 우선 적용한다고 밝히고 있어 제주교육청의 계획이 과연 대입에서 현실성이 있는 것인지 고려해 봐야 한다.

IB교육 프로그램이 균형 잡힌 교육과정으로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에게 창의‧융합적 사고력을 키워주는 데 도움을 크게 주는 교육과정이라는 걸 인정하지만, 제주도가 처한 여러 가지 정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도내 읍면지역 고등학교에 도입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인정된다.

일선학교 현장의 자연스런 요구에 의한 교육정책이 아닌, 관에서 주도한 교육정책이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은, 지난 교육정책의 시행 과정에서 많이 봐왔지 않은가.

특히 교육현실을 무시하여 교육도백의 무리한 욕심으로 교육과정의 일관성 연속성이 결여되고 아이들을 실험대상으로 삼는 포퓰리즘적 교육정책으로 시행하는 ‘IB교육 프로그램’이라면 그 전격 도입을 적극 반대한다.

제주특별자치도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김진선 외 회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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