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은 즐거운 것, 우리 함께 빛나자”
“배움은 즐거운 것, 우리 함께 빛나자”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9.05.02 17: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나의 정답 강요하는 교육방식의 대안 'IB'
IB의 가치, 경쟁이 아닌 ‘함께 성장하는 교육’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 대한민국에서 공부 잘하는 법? "그냥, 잘 외우면 돼!"

대한민국의 학생, 그리고 학부모라면, 모두 알고 싶은 한 가지. 바로 ‘공부 잘하는 법’이다.

대학 진학을 최종 목표로 삼는 국내 공교육의 현실에서, ‘공부 잘하는 법’은 그저 정해진 답을 암기하며, 수능을 준비하는 것 외에는 없다.

단 한 차례 수능을 위해 고등학교 3년 과정을 주입식, 암기식 교육에 몰두하는 한국 학생들. 이러한 공교육의 현실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이미 오래전부터 끊임없이 지적되고 있다.

그리고 이를 극복할 방안으로 떠오르는 대안이 바로 IB 한국어DP 프로그램(이하 한국어DP)이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과 대구광역시교육청은 제주와 대구 시범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한국어DP를 도입할 방침이다. 그리고 이를 위한 IBO와의 협약서 체결이 올해 안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DP(Diploma Promramme)란, IB 교육 프로그램 중 하나로 16세부터 19세까지 연령을 대상으로 한다. 만약 제주•대구에 도입될 한국어DP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게 된다면, 수능 중심의 기존 대입 방식과 대한민국 공교육 제도에 커다란 변화가 시작될 수도 있다.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기사로 갈음하고,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보자.

<제주 고교에 한국어 IB 도입… “IB, 네가 궁금해!” 기사>

 

# IB, “좋아하는 과목을 배우고, 친구와 경쟁하지 않아”

학력고사, 혹은 수능을 거쳐 어른이 된 당신. 당신은 입시 때 배운 내용을, 얼마나 기억하는가?

위 질문에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라고 말하는 어른이 상당수 있을 것 같다. 기자 본인도 고3 수험생 당시 배운 내용은 거의 기억나지 않으니 말이다.

웬만한 수학 공식이나 어려운 용어를 달달 외울 정도로 열심히 공부했건만, 머지않아 외운 내용을 다 잊어버리는 이유는 뭘까?

아마 원리를 이해하는 과정에 앞서, 무조건 공식을 외워 수식에 대입하는 방식의 공부를 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IB는 다르다. 외우는 교육이 아니라, 원리를 이해하고 깨우치는 공부를 한다.

“저는 작년에 BHA 학교에 입학했는데, 가장 어려운 점은 ‘생각하는 방식(Style)이 다른 것’이었어요. 늘 하나의 답이 존재하는 교육을 받아왔는데, IB에서는 항상 더, 더 창의성을 요구하거든요. 선생님들께서 내는 문제들도 ‘어떻게 이런 문제를 내지?’라고 생각할 정도로 생각을 요구하는 것들이 많아요.”
/브랭섬홀 아시아 문소윤 학생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국제학교인 브랭섬홀 아시아(Branksome Hall Ais, 이하 BHA)의 문소윤 학생의 말이다.

브랭섬홀 아시아에서 IB DP 프로그램을 이수 중인 문소윤 학생.

BHA는 IB 프로그램을 채택하여 수업을 진행하는 국제학교다.

1903년 캐다나 토론토에 설립된 여자 기숙 사립학교 ‘브랭섬홀 캐나다’의 자매 학교로 2012년 제주에 설립됐는데,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IB 초등(PYP)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IB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과목(Subject)'을 정말 사랑하는 거예요. IB DP 프로그램에서는 각자 배우고 싶은 과목을 선택해서 듣는데, 자신이 고른 과목을 정말 좋아해야 더 깊은 지식을 얻을 수 있거든요.”
/문소윤 학생

소윤 학생은 생물학(Biology) 과목을 매우 좋아한다. 그는 생물학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이야기하며 'Love(사랑)'라는 단어로 과목을 수식하기도 했다.

이어 소윤 학생은 친구와의 경쟁이 아닌, 협업의 중요성을 알 수 있었던 사례를 이야기했다.

“저처럼 한국 고등학교에서 BHA로 전학 온 친구가 있었는데, DP과정이 쉬울 줄 알았대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 너무 어려운 거예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해요. 그런데요, 어려움을 느끼는 건 그 친구 뿐이 아니었어요. 다른 친구들도 각자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부분이 있었어요. 우리는 서로서로 모르는 것은 묻고, 답하면서 함께 공부했어요.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니 극복이 되더라고요.”
/문소윤 학생

친구와의 경쟁에서 이겨야 내 점수가 오르는 대한민국의 평가 방식. 점수를 비교해 등수를 매기는 ‘상대평가’로 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에, 국내 학생들은 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산다.

하지만, IB는 다르다.

BHA의 신디 락(Cinde Rock) 교장은 학생들에게 ‘경쟁하지 마라’고 말한다. 다른 사람을 누르고 경쟁에서 승리하더라도, 기분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을 거라면서.

 

# 배움은 즐거운 것, 우리 함께 빛나자

신디 교장이 말하는 참교육이란, 경쟁이 아닌 배움 그 자체를 즐기는 교육이다.

그리고 이러한 그의 철학은 선생님들의 독자적인 수업 방식으로 아이들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브랭섬홀 아시아 신디 락(Cinde Rock) 교장.

“우리는 경쟁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함께 화합할 수 있는 세상을 지향합니다. 이러한 의미를 담아 한 졸업생이 만든 문구가 있어요.
‘네가 빛날 때, 내가 빛난다(I Shine When You Shine)’.
학생들이 함께 배우고, 돕고, (서로의) 성공을 축하하는 좋은 마음을 가지고 성장하길 바라요. 그리고 이러한 모토는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어른들에게도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브랭섬홀 아시아 교장, 신디 락(Cinde Rock)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남을 밟고 올라가겠다는 이기심을 버리고, 이타심을 갖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IB는 아이들이 ‘더불어 사는 세상’을 사는 어른이 될 수 있도록. 경쟁보다는 협동(Collaboration)하는 교육을 지향한다.

토론 형식으로 진행하며, 혼자 하는 공부보다는 팀 단위로 과제를 달성하는 형식이 많은 IB DP 프로그램. 이는 IB 초등 과정이나 중등 과정도 마찬가지다.

“교육의 목적이 무엇일까요? IB 교육의 목표는 대학이 아닙니다. 물론, IB DP를 이수하는 학생들이 전세계 다양한 대학에 갈 수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교육의 목적이 되는 것은 아니죠. 어른이 되어 무엇을 할 것인지, 내가 누구인지, 지역 사회에 어떻게 봉사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지 고민 후, 학생들이 글로벌 시민으로 성장하게 하는 것이 IB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신디 교장

신디 교장은 “학생이 배움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이는 IB로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우는 과정 자체를 즐기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지식을 찾아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랭섬홀 아시아 제임스 김(James Kim) 교사.

“IB는 교사에게도 좋아요. 교사가 교과서 없이 자체 교육과정(커리큘럼)을 만들기 때문에 수업을 즐길 수 있죠. 그렇다고 교육의 질적인 측면이 결코 떨어지지 않아요. IB가 제공하는 기본 교육 방침(Standard, Guide)이 있고, 이것이 상당히 엄격하기 때문이죠. 교육과정을 교사가 자유롭게 구성하더라도 충분히 IB의 지침에 따라 수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브랭섬홀 아시아 교사, 제임스 김(James Kim)

학생에게는 배움의 기쁨을, 교사에게는 지식 나눔의 행복을 주는 IB의 교육 방식.

IB DP 프로그램이 한국어로 국내 공교육에 도입되었을 때, 대한민국 교육에 어떤 혁신을 일으킬 수 있을까.

모든 아이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경쟁 없이, 마음껏 할 수 있는 세상이 오길 바라며. '한국어DP 도입'이라는 그 첫 걸음을 기대해보자.

브랭섬홀 아시아 전경.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