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17:02 (일)
폭격 맞은 듯, 도심지 '아수라장'
'더 이상 안전지대는 없었다'
폭격 맞은 듯, 도심지 '아수라장'
'더 이상 안전지대는 없었다'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7.09.16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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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저모] 태풍 '나리'가 할퀴고 간 제주
제주시 동광초등학교 일대 도로는 성인의 허리에까지 물에 차 올랐고, 물이 도로 위로 범람하면서 거의 전 도로는 '하천'으로 변해버렸다.

이 때문에 각 도로의 교차로 지점은 급류현상을 보이며 통행하는 자동차들을 떠밀며 3시간 이상 대부분의 도로가 차량이 전면 통제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16일 오후 1-2시께 제주시 동광초등학교 입구에서부터 삼양동, 그리고 일도지구 수협사거리에서부터 인제사거리 등은 온통 물바다를 이뤘다. 제주시 중앙병원 일대도 도로 곳곳마다 물이 넘쳐나 차량 통행은 물론 사람들의 접근을 어렵게 했다.

비슷한 시각, 제주시 연삼로 역시 상황은 최악이었다. 제주학생문화원 앞 도로는 큰 가로수가 부러져 도로 한복판으로 넘어졌는가 하면, 이 지점 도로는 물에 깊게 잠기면서 차량통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계속해서 넘쳐나는 물에 일부 운전자들은 차량운행을 포기하고 도로변에 차를 세웠는데, 이 차량들이 급류에 떠내려가기도 했다.

오후 3시께 제주시 동문로터리 일대는 산지천 분수대 일대에 세워졌던 대형 화분이 도로 한복판으로 날라들었는가 하면, 차량 10여대가 도로 곳곳에 떠내려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형 입간판들도 도로 한복판으로 나뒹글었다. 건물 곳곳은 파손되고 침수됐다.

강풍과 함께 많은 비를 뿌려댄 16일 '최악의 홍수' 사태는 오후 3시를 기점으로 해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굵은 빗줄기가 소강상태를 보이는 제주는 어느 지역 할 것 없이 한차례 폭격을 맞은 듯 폐허로 변해버렸다. 태풍 '나리'가 휠퀴고간 제주의 상처는 쉽게 아물 수 없을 듯 했다.

많은 상가가 물에 잠기어 추석 대목을 기대했던 상인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이날 제주시 용담동에서 한 주민이 급류 휩쓸린 할머니를 건져내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아직 숨진 할머니의 정확한 신원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또 이날 제주시 오라동에서 소모씨(39)가 실종됐으며, 서귀포시 강창학구장 인근에서도 고모씨(51)가 실종돼 경찰과 119 등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미국 출장갔던 김태환 지사 급히 귀국키로 결정

한편 미국 출장에 나섰던 김태환 제주특별자치도지사도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급히 귀국하기로 했다.

이러한 가운데, 제주특별자치도는 전 공무원을 소집해 비상 근무토록 하고, 읍.면.동별 피해현장으로 급파, 긴급구호와 피해복구활동에 나서고 있다.

김한욱 행정부지사는 모든 공무원에 대한 비상근무를 지시하고,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와 한림읍 대림리 일대, 제주시내 남수각, 한라일보 옆 한천 등 호우피해 현장을 직접 방문해 복구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제주도 재난대책본부는 16일 오후 2시 현재 110여건의 인명구조 요청을 접수받아 구조작업에 나서고 있다.

제주도는 16일 오후 4시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제주시내 상가 및 주택가 등에서 광범위하게 피해가 발생한 만큼 피해조사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김한욱 부지사는 우선 도로 및 가로수, 공공시설 등 긴급 피해복구를 실시해 도민들이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김 부지사는 이재민 수용현황을 파악하고 적십자사 등 관련 기관과 협의해 침구와 비상식품 등을 긴급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농작물 피해가 큰 만큼 예비비를 집행해서라도 긴급 병해충 방제에 나서기로 했다. 한편 이날 오전 중단됐던 시내.외 버스 등은 오후 5시부터 정상 운행되고 있다.

<미디어제주>

한편 이날 어선들의 침몰사고도 잇따랐다. 제주해양경찰서는 오후 3시 현재 경동호, 우정호, 동명호 등 어선 10척이 침몰됐고, 중성호 등 3척이 좌초됐다고 발표했다. 또 강남호 등 2척은 크게 파손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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