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주민 의견 묵살…2025년 목표 밀어붙이기”
“제주 제2공항 주민 의견 묵살…2025년 목표 밀어붙이기”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8.11.2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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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용역 검토위’ 주민설명회 22일 열려
의견 수렴 부재‧환경 수용력 볼 때 2개 공항 필요 여부 성토
2015년 사전타당성검토용역 한국항공대 적정성 의혹도 제기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용역 검토위원회(위원장 강영진 한양대 교수) 주민설명회가 22일 오후 제주농어업인회관에서 열렸다.

검토위원회가 주관한 주민설명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용역 검토위원회가 주관하는 주민설명회가 22일 오후 제주농어업인회관에서 개최됐다. © 미디어제주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용역 검토위원회가 주관하는 주민설명회가 22일 오후 제주농어업인회관에서 개최됐다. © 미디어제주

이날 설명회는 강영진 위원장이 그동안 검토위원회 운영 상황을 설명한 뒤 검토위원들이 참석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는 제주 제2공항 계획 부지가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로 정해지는 과정에서 의견 수렴 절차의 부재, 2015년 사전타당성 용역 당시 단계별 평가를 통해 대정읍 신도1, 신도2 지구 탈락 등의 문제가 집중 거론됐다.

또 환경 및 관광 수용력을 볼 때 제주에 두 개의 공항이 필요한 지에 대한 문제를 비롯해 2015년 시행된 사전타당성 용역의 용역진 자체에 대한 의혹 등도 제기됐다.

이날 애월읍 주민이라고 밝힌 남성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얼마 전 도정질문에서 '1000만 관광객이 되더라고 제2공항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며 "검토위원들도 1000만명으로 관광객이 줄어도 제2공항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다른 주민은 "제주 사회에서 기존 공항 확충, 신공항, 제2공항 등 세 가지 아이디어가 제안됐지만 충분한 논의가 부족했다"며 "그런데 갑자기 제2공항안이 확정적으로 되면서 입지가 선정됐다. 어, 어, 하다가 끝난 느낌이다"고 말했다.

현지 주민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는 "주민 의견수렴이 없었다. 완전한 묵살이 아니냐"며 "일제 강점기때나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강하게 항의했다.

정부 측 검토위원으로 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주종완 국토교통부 신공항기획과장은 "2015년 주민들에게 과정을 설명했느냐에 대한 문제제기가 검토위원회에서도 있었다"며 "그 때도 그랬지만 부동산 투기와 사회적 갈등 때문에 입지 후보지를 놓고 의견수렴을 하는 과정은 현실적으로 이행이 어렵다. 다만 두 차례 정도 주민설명회를 통해 '어떤 방법으로 평가가 이뤄진다'는 내용을 설명한 기억은 있다"고 답했다.

22일 제주농어업인회관에서 열린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용역 검토위원회 주관 주민설명회 참석자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 © 미디어제주
22일 제주농어업인회관에서 열린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용역 검토위원회 주관 주민설명회 참석자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 © 미디어제주

주 과장은 제주 관광 수요가 1000만명으로 줄어도 제2공항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향후 수요라는 것은 가변적이다. 변수가 바뀌면 숫자도 바뀌어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하다"며 "과정마다 수요 예측을 하면서 시설 규모 등을 결정해 나가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제2공항 반대대책위원회 측 검토위원인 박찬식 육지사는제주사름 대표는 "1000만명의 관광객이 오더라도 제2공항이 필요하다는 부분은 정치적인 발언으로 대답할 의미가 없다"면서도 "1000만명이 들어오더라도 제2공항이 필요하다는 부분은 말이 안 맞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사전타당성조사 1년의 과정에서 신공항안은 도지사의 요청으로 배제됐다"며 "기존 공항 확충안도 기존 활주로에서 1310m 이격된 수평 활주로안과 보조활주로 연장 방안, 수평활주로 210m와 410m에 넣는 방안 등이 검토됐는데 4500만이라는 예측 수요를 충족할 수 없어서 배제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성산읍 온평리에서 왔다는 주민은 "국토부가 제주 제2공항 개항을 오는 2025년에 맞춰 밀어붙이고 있다"며 "게다가 지금 제주국제공항이 100만평인데 제2공항은 150만평 계획이다. 제2공항도 100만평만 하면 되는게 아니냐. 50만평은 먹고 살 수 있는 땅으로 남겨달라"고 답변을 요구했다.

제주시에 살고 있다고 밝힌 남성은 "제2공항반대대책위원회가 사전타당성검토 용역 시 대정읍 신도리에 대한 평가가 잘 못 됐다고 해 오해 소지가 있다. 신도리에 (제2공항을) 해야 한다는 것이냐"고 질의했다.

22일 제주농어업인회관에서 열린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용역 검토위원회 주관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주민이 제2공항 사업에 대해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22일 제주농어업인회관에서 열린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용역 검토위원회 주관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주민이 제2공항 사업에 대해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주 과장은 우선 2025년으로 목표를 설정해 밀어붙이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특정 연도를 맞춰놓고 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고 일축했다.

제2공항 면적 문제에 있어서도 "(예상되는) 총 4500만명을 2개 공항으로 나눠 처리하게 되는데 적정 시설이 필요하다"며 "(제2공항) 활주로와 터미널, 계류장 등 시설들을 개략 검토 시 150만평으로 설정한 것이다. 규모 조정 여부는 실제 계획이나 설계에 들어가서 논의될 사안"이라고 답변했다.

신도리에 제2공항을 해야 한다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박찬식 대표가 답을 했다.

박 대표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2015년 사전타당성검토 용역의 문제를 지적하며 신도1 및 신도2지구 탈락을 거론한 바 있다.

박 대표는 "신도2에 (제2공항을) 짓자는 이야기가 아니다"며 "(제2공항 문제는) 대대로 살던 곳에서 나가라고 하는 것이고 대대손손 소음피해를 받으며 살아가라는 것이다. 사전타당성검토 용역의 신뢰성을 문제 삼은 것이지 어디로 가야한다고 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설명회 말미에 자신을 온평리 주민이라고 밝힌 남성은 2015년 사전타당성검토 용역진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 남성은 "조양호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한국항공대에 용역을 줬는데, 자기 이사장과 연관된 정석비행장을 제2공항으로 하자고 했겠느냐"며 "이게 공정한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게다가 "작은 땅덩어리를 활용하려면 있는 비행장을 잘 활용해야 한다"며 "2002년 한일월드컵 때 중국 응원단 수천명이 정석비행장으로 왔다갔다. 거기를 의도적으로 피한게 아니냐"고 역설했다.

국토교통부 주종완 신공항기획과장(사진 오른쪽 두 번째)이 22일 제주농어업인회관에서 열린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용역 검토위원회 주관 주민설명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국토교통부 주종완 신공항기획과장(사진 오른쪽 두 번째)이 22일 제주농어업인회관에서 열린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용역 검토위원회 주관 주민설명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바른미래당 제주도당 소속 현덕규 변호사도 이날 설명회에 참석해 검토위원회 내지 지원조직 중 과거 제주 제2공항을 결정한 용역진이나 국토부 공무원이 있는지 여부와 이낙연 총리가 제주와 다른 지방을 잇는 해저터널에 관한 예비타당성조사 예산을 반영할 수 있다고 한 발언을 이야기하며 제2공항 실시설계 용역 예산이나 해저터널 관련 예산이 국토부에 편성돼 있는지를 질의했다.

주 과장은 이에 대해 과거 용역 관계자의 참여는 없다고 단언했고 내년 제주 제2공항 관련 예산이 39억원 가량 있으나 이 역시 이번 재조사 결과를 거쳐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절차가 이뤄져야 집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저터널 관련 예산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한국항공대가 2015년 용역을 한 부분에 대해서는 "예산을 가지고 용역 공고(경쟁입찰)를 했더니 한국항공대 등 2곳이 응찰했다. 평가위원의 평가를 거쳐 한국항공대가 선정된 것"이라며 "인위적으로 특정 업체와 계약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검토위원회는 다음 제7차 회의를 오는 29일 서울에서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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