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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싸안은 "대~한민국", 꿈은 실현되었다
얼싸안은 "대~한민국", 꿈은 실현되었다
  • 박성우 기자
  • 승인 2010.06.23 0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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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16강 진출 확정, 밤잠 잊은 시민들 "너무 기뻐요"
경기 끝나고 시내거리 곳곳서 "대~한민국" 함성 이어져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시민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사상 첫 원정 16강의 꿈, 마침내 현실로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남아공월드컵 B조 예선 세번째 경기, 마지막 관문이었던 나이지리아 전에서 대한민국의 태극전사들은 2-2로 무승부를 거둬 16강 진출을 거머쥐었다.

이들에게 힘을 보태기 위해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월드컵 거리 응원전'.

당초 새벽 경기임을 생각하면 많은 인원이 모이기는 힘들꺼라 예상했지만 늦은 시간쯤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전 경기였던 아르헨티나 전에 모인 응원단의 수를 가뿐히 뛰어넘는 많은 시민들이 운집해 모두 함께 "대~한민국"을 외쳤다.

경기시작 훨씬 이른 시간부터 자리를 잡은 시민들은 붉은악마 응원단의 호흡에 맞춰 16강의 꿈을 부풀렸다.

킥 오프 휘슬이 울리고 대한민국 선수들이 화면에 잡히기만 하면 모두 함께 환호성을 지르며 태극 전사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그도 잠시, 한국 대표팀 선제골의 희망은 전반 12분 나이지리아의 칼루 우체가 무너뜨렸다.

오디아가 오른쪽 측면에서 김정우를 제치며 올린 크로스를 칼루 우체가 차두리와의 몸싸움을 뿌리치고 그대로 골을 성공시켰다.

순간 체육관 내에는 기분 나쁜 정적이 흘렀으나 곧 울리는 "괜찮아 괜찮아! 따라가면 돼 한국 화이팅!" 소리에 묻혀 한라체육관은 다시 타 올랐다.

전반전이 채 끝나기 전에 그 바람이 이루어졌다.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를 놓치지 않고 이정수가 골로 연결시킨 것.

"아아악!" 괴성에 가까운 환호에서 시민들의 기쁨이 엿보였다.

곧 이어진 하프타임에서 시민들은 추격골에 한껏 흥분한 모습이었다. "16강 꼭 갑니다! 죽을 힘을 다해 뛰어주세요 태극전사 화이팅!"

한 시민은 16강 진출 가능하겠냐는 질문에 당연한 것을 왜 물어보느냐고 면박을 주며 웃기도 했다.

후반전 경기가 시작되고 다시 자리한 시민들은 하나된 모습으로 한국을 연호했다.

경기 도중 태극전사가 멋진 몸놀림을 보여주면 여지 없이 터져나오는 "대~한민국". 누군가에게서 시작된 이 외침은 삽시간에 퍼져 체육관을 가득 메웠다.

후반전이 시작된지 4분만에 기회가 왔다. 패널티 라인 근처에서 프리킥 찬스를 잡은 것.

곧 키커로 나선 박주영의 오른발을 떠난 공은 원바운드되며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아르헨티나 전 경기초반 자살골을 기록, 패배의 빌미가 된 박주영의 설욕이 눈부신 순간이었다.

시민들은 "역시 박주영! 이번엔 해낼 줄 알았어요!"라며 믿음에 보답한 박주영의 이름을 외쳤다.

이후에도 밀고 당기는 공방전이 계속 이어졌다. 나이지리아는 사력을 다해 대표팀을 위협했고 그럴때마다 시민들은 초조함을 내비쳤다.

치열하게 경기가 전개되던 중 교체 출전한 김남일이 패널티킥을 내주고, 이내 체육관에는 아쉬움의 탄식이 흘러나왔다.

일부 시민들은 손을 모아 정성룡의 선방을 기원했지만 골키퍼의 방향을 읽은 야쿠부에게 골을 허용했다. 스코어는 2-2.

승리를 장담했지만 엎치락 뒤치락 이어지는 경기는 응원단의 입을 바싹 마르게 했다.

그 순간, 아르헨티나가 그리스를 앞지르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무리 중의 수근거림은 갑자기 기쁨의 환호성으로 돌변했다.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16강에 갈 수 있게 된다는 계산이 나오자 시민들은 더욱 열을 내며 응원전을 펼쳤다.

나이지리아는 끝까지 공세를 펼쳤지만, 대한민국은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를 이어가며 경기를 그대로 마무리 지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고, 시민들은 서로 얼싸안고 소리지르며 대한민국 대표팀과 하나돼 기쁨을 만끽했다.

"너무 기뻐서 죽고 싶습니다! 이번엔 8강.4강을 넘어서 우승까지 갈 껍니다 대한민국 화이팅!"

"대표팀 선수들 감사합니다! 여러분이 해낼 줄 알았어요 죽을 힘을 다해 끝까지 응원하겠습니다!"

환호성은 제주시청 거리에도 이어졌다. 도로위를 지나가는 차량이 "빵~빵빵빵빵"하고 리듬에 맞춰 경적을 울리면 시민들은 "대~한민국"으로 즉각 화답했다.

이제 8강의 꿈을 품고 떠나는 시민들.

그들은 다가오는 주말 우루과이 전에서 다시 한번 한라체육관을 불태울 기세를 보여줬다.<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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