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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의 힘', "거대한 '나비효과' 기대하세요"
'88만원의 힘', "거대한 '나비효과' 기대하세요"
  • 조승원 기자
  • 승인 2010.05.09 0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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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희망이야기]⑨'88만원세대 유권자모임' 대학생들의 선거에 거는 기대
"88만원 세대 젊은 유권자, 함께 투표에 참여해요"

'나비효과'. 어떤 일이 시작될 때 있었던 작은 차이가 결과에서는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이론이다.

오는 6.2 지방선거에서 '작은' 청년.대학생들의 선거 참여로 결과에서 '큰' 차이를 만들어 '나비효과'를 일으키겠다는 야심찬 대학생들이 있다.

6.2 지방선거를 26일 앞둔 7일 오후, 제주대학교 학생회관 입구에서 청년.대학생들의 선거 참여를 독려하는 대학생들의 목소리가 발길을 잡았다.

"서명하고 가세요. 이번 지방선거에서 투표에 참여하겠다는 선언입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88만원 세대 제주지역 유권자모임(이하, 88만원 유권자모임)'.

"육지에 있는 다른 대학에서는 88만원 세대의 88% 투표 참여를 위해 총학생회 차원에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언론보도를 통해 알게 됐어요. 제주에서도 이런 활동이 있나 찾아보니 없더라고요. 그래서 '우리가 해보자'는 마음으로 친구, 후배들을 모으기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 모임의 대표를 맡고 있는 양지영씨(30, 제주대 공과대학 대학원 재학)는 활동을 시작하게 된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88만원 유권자모임은 양지영씨를 대표로 해 제주대 학생 5명 정도로 구성돼 있다.

월, 목, 금요일에는 제주대 학생회관에서, 토요일에는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선거 독려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 "'선거 불신', '투표율 저조' 끊는 계기 만들겠습니다"

'88만원 유권자모임'에서 '88만원 세대'란 평균 88만원 정도를 급여로 받고 노동하는 비정규 20대를 의미한다.

이 모임은 지난 4월16일부터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학생들의 선거 참여를 독려하는 한편, 88만원 세대들이 체감하는 요구사항이 이행되기를 촉구하고 있다.

'정부의 반값 등록금 공약 조속 이행', '청년실업문제 해결' 등이 그것이다.

현 정부가 '반값 등록금'과 '청년실업문제 해결'을 공약으로 내걸었으나,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우리는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하지 않습니다. 다만 88만원 세대들의 어려움을 사회적으로 환기시켜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등록금 문제와 청년실업해결 문제 등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양지영씨는 젊은층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가 그들의 요구를 관철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모임의 일원인 김용기씨(28, 제주대 생물학과)는 현 정부는 물론, 이번 선거에 나서는 후보자들의 청년.일자리 관련 공약을 꼬집었다.

"청년.일자리와 관련한 공약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내용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거죠."

이같은 부실한 공약이 청년.대학생의 투표율 저조를 불러온다고 진단했다.

청년, 대학생 할 것 없이 모두 같이 참여하는 선거가 돼야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그들만의 정치'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캠페인을 하다보니 학생들이 선거에 관심은 있는데 적극적으로 동참할 계기가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이런 작은 움직임이 나중에는 88만원 세대를 인정해주고, 함께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선거 무관심의 또 다른 원인으로 '정치에 대한 불신'을 꼽았다.

청년실업문제로 힘들어 하고, 스펙 쌓기에만 연연하고, 등록금에 허덕이는 88만원 세대의 문제가 정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는 것.

"이러한 이유가 지난 18대 대선에서 젊은층의 투표율이 낮았던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문제가 있는데 해결이 되지 않는 악순환이 계속 되면서 무관심과 불감증을 키워온 거죠."

모임의 일원인 김용호씨(25, 제주대 기계공학과)도 한마디 거들었다.

"제 주위의 친구들만 봐도 선거에서 아무나 뽑아도 이득될 게 없고, 똑같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선거에 참여할 마음이 없다고들 하죠."

다만, 서명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큰 결실을 맺지 않을까하고 희망했다.

# "각 정당에 서명과 요구안 보내 우리의 의지 관철하겠습니다"

이들의 활동은 단지 선거 독려와 서명 권유에만 머물지 않고, 앞을 내다보고 있었다.

"우리가 지금은 제주대 학생을 중심으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제주교대나 제주한라대학 등 제주도내 대학으로 넓혀갈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20대 투표율을 높여 나가겠습니다."

육지, 서귀포 등에서 온 학생들의 부재자 투표를 돕기 위해 제주대 내 부재자 투표소 설치를 제주도 선거관리위원회에 건의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또 본격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0일 전인 오는 15일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마지막 서명 캠페인을 가진 뒤, 모든 활동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3~400명 정도가 서명에 참여했어요. 이들의 서명, 그리고 '반값 등록금', '청년실업문제 해결' 등이 담긴 요구안을 작성해 제주도내 각 정당을 찾아갈 겁니다."

대학생 5명의 선거를 향한 작은 날개짓이 제주를, 대한민국을 바꿀 큰 태풍이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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