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00:55 (일)
"500원 때문에", 무료개방 공영주차장 '난장판'
"500원 때문에", 무료개방 공영주차장 '난장판'
  • 윤철수 기자
  • 승인 2010.04.28 15:09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초점] '무료 운영일'만 되면 난장판되는 공영주차장 실태
출입 통로 "꽉 막혔어요", 정상 주차 차량들만 애꿎은 피해

제주시에서 관리하는 공영주차장이 '무료 개방'이 이뤄지는 날만 되면 '엉망'이 되고 있다.

마치 시민들에게 큰 혜택을 주는 것처럼 내놓는 '무료 운영'이, 관리부실 문제로 오히려 난장판으로 변모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시의 공영주차장은 15개소.

49면 규모의 인제 공영주차장을 비롯해, 57면 규모의 병문천, 59면 규모의 신제주로터리, 51면 규모의 고산동산, 46면 규모의 법원북측, 120면 규모의 신제주, 129면 규모의 남수각 등 15개소에서 운영되고 있다.

몇해전만 하더라도 이들 공영주차장은 주중에는 대부분 유료화됐으나, 이용 차량이 저조한 관계로 유료 운영일과 무료 운영일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고산동산 주차장의 경우 주중에는 무료, 주말과 일요일에는 유료로 운영되고 있다. 종전에는 주중에 유료, 주말에 무료로 운영돼 오다가 지난해부터 변경한 것이다.

그런데, 각 공영 주차장마다 유료 운영일에는 한산한 모습을 보이면서, 주차면에 주차하기 등이 잘 지켜지는 반면, 무료 운영일만 되면 '무질서'의 극치를 보이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무료 운영일에는 아예 주차면과 통행로 할 것 없이 무법천지가 되고 있다.

단 500원이라도 징수하는 날에는 주차차량이 크게 줄어들었다가 무료개방되는 날에는 기본적인 질서조차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다.

#주차장 출입구 통행로까지 '비양심 차량' 가로막기 일쑤

실제 고산동산 주차장만 하더라도, 무료주차일인 주중에는 매일 아침시간대와 저녁시간대 '엉망 주차'가 이뤄지면서 엉망이 되고 있다.

실제 27일 저녁 시간대에는 공영주차장 관리실을 중심으로 해 입구와 출구 통행로에 차량들이 중구난방으로 세워대면서, 이미 주차면에 주차돼 있던 차량들이 제때 빠져나가지 못해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주차면에서 빠져나가는 차량들은 울며겨자먹기로 '출구'가 아닌 '입구'로 빠져나가야 했는데, 때 맞춰 입구쪽으로도 진입해 오는 차량들과 마주하면서 좁은 주차장에서 서로 뒤엉키는 일이 발생했다.

통행로는 물론이고 관리실 앞까지 차량들을 마구잡이로 세워대면서 '사설 주차장'보다도 못한 '공영주차장'의 관리 실종의 단면을 드러냈다.

#"해도 정말 너무한다"...이용 시민들 마다 '원성'

당시 주차면에 차량을 주차했던 김모씨(59. 제주시 이도2동)는 "주차장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무려 30분을 기다렸다"면서 "명색이 공영주차장이라면, 아무리 무료운영일이라 하더라도 최소한의 관리는 해야 할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통행로에 버젓이 세워둔 차량 때문에 빠져나가지 못하자, 차량 소유주를 찾느라 전화통을 붙들어 매야 했던 한 시민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해도 정말 너무한다. 주차면에 차량이 들어차 있으면 다른 적정한 곳에 주차를 하든지 해야지, 아무리 급해도 어떻게 통행로에 차를 세워두고 자기 볼 일을 볼 수 있느냐"며 "자기만 편하면 그만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2년전 정기주차권을 사용하다 주중 무료운영일로 전환되면서 오히려 더 큰 불편을 받고 있다는 시민도 있다. 고모씨(41)는 "차라리 유료운영할 때가 좋았다"며 "그때는 주차권을 발급받은 차량이 몇대 되지 않아 이런 불편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30분 주차에 500원 요금이 아무리 아까워도 그렇지, 지금 공영주차장 상황은 해도 너무한다. 차라리 500원을 내고 말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고씨는 "차라리 사설주차장의 경우 관리인이 있어 주차질서를 정확히 유도하는데, 공영주차장은 무법천지나 다름없다"면서 "제주시 당국은 왜 무료주차일에는 나 몰라라 하는지 모르겠다"고 제주시 당국의 관리상의 문제도 지적했다.

이러한 무법천지로 변하는 공영주차장의 주차질서는 특정일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침 시간이면 거주하는 시민들과 인근 직장인들의 차량들로, 그리고 점심시간과 저녁시간에는 인근 음식점을 이용하는 차량들로 '엉망 주차'가 이뤄진다.

특히 밤 시간대에는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통행로에 아무렇게나 차를 세워두고 저녁식사를 하는 음식점 고객들의 차량들 때문에 잦은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다.

#'장애인 전용주차구역'도 비장애인 차량들이 '접수'

더욱이 공영주차장의 무료 운영일에는 '장애인 전용주차구역'도 무용지물로 변한다.

비장애인 차량들이 버젓이 주차하는 모습은 하루에도 수십번씩 목격된다.

제주시 당국은 5월1일 근로자의 날을 맞아 12개 공영주차장을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한다는 홍보자료까지 내놓고 있다.

'무료운영'을 마치 큰 혜택을 베푸는 것 마냥 하며 생색을 내기 보다는, 공영주차장에서부터 기초질서를 바로 잡으려는 당국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디어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한시미 2010-04-28 20:10:24
ㅉㅈㅉㅈ

허~~~참 2010-04-28 16:42:53
이거 참 문제다. 한 주차장만 집중적으로 얘기되었지만, 500원씩 받는 것 제대로 했으면 한다. 첫 30분까지는 돈을 받지 말고, 그 이후부터 돈을 받는 시스템인데, 그것을 계속해서 유지했으면 한다.
다만, 저녁시간 부터 다음날 아침까지는 한번 들어가면 정액을 받는 것으로 하면 될 것이다.
차를 몰면서 서민 운운하는 사람들은 생각을 바꾸기 바란다. 특히 좋은 차 몰면서 주차 아무렇게나 하는 사람들은 생각 고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