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6 12:56 (금)
한라산 등반에서 아쉬움
한라산 등반에서 아쉬움
  • 오남선
  • 승인 2010.02.26 17: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고] 오남선 서귀포시청 산악동호회장

지난 토요일에는 서울 모 방송국 드라마 제작 관계자와 배우 몇 명이 함께 성판악 코스로 해서 한라산 등반을 했다. 

겨울 등반의 백미는 역시 눈길이다. 하얀색이 눈부신 산을 걷다보니 몸도 마음도 모두 하얀색이 된듯했다.
 
나무위에 새하얀 상고대의 아름다움에 너나 할 것 없이 “햐, 좋다. 정말 멋있다” 라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정상까지 올랐다.
 
정상에서 하산을 하던 중 진달래 대피소에서 잠깐 쉬는데 일행 중 한분이 “눈 쌓인 한라산이 너무 아름답고 좋은데 등반로 군데군데에 버려진 감귤 껍질과 물병들, 그리고 곡선 등산로를 나두고 몇 걸음 빨리 가려고 직선으로 가면서 새 길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어 아쉽다”는 말을 했다.
 
맞는 말이다. 하얀 눈 위에 버려진 감귤 껍질 같은 쓰레기들은 보기가 안 좋을 뿐만 아니라 누군가 치우지 않으면 오염의 한 원인이 된다.
 
또한 새로 만들어지는 직선로는 비가 왔을 때 곡선등산로보다 몇 배는 더 토사유실이 심해지고 결국 자연훼손이 심해질 것이다.
 
한라산의 훼손은 지난해 12월 재개방한 돈내코 코스가 15년간의 자연휴식년제를 해야만 했던 경험에서 잘 알 수 있다.
 
등반은 현대의 토․일요일 휴무에 따른 여가활동 가운데 가장 유익하고 건전한 운동으로 등반객은 매년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국제산악연맹의료위원회의 발표자료에 의하면 등산은 조깅이나 마라톤보다 더 많은 열량이 소비되며, 유산소 운동이라 더욱 좋다고 한다.

따라서 다이어트에도 당연 최고지만 콜레스트롤, 동맥 경화지수, 혈압 등의 수치를 개선해 주는데도 좋다. 이날 함께 산행을 한 여배우도 탄력있는 몸매 비결이 등반이라고 했다. 
 
이처럼 육체적 정신적 만족을 느끼면서 즐거움을 주는 등산을 위해 우리는 마음대로 산을 이용한다. 하지만 산은 우리에게 빚진 것도 없고 요구하는 것도 없다.
 
다만 산은 우리의 보호를 받을 만큼 나약하지는 않기에 자연 그대로 깨끗이 이용하면 된다. 그렇지 않아도 한라산은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고 또한 국립공원으로 입장료까지 받지 않으면서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넘쳐나는 등반객들로 환경훼손이 우려되고 있다.
 
등반객 스스로가 어떠한 것이 올바른 산행인지 한번쯤 생각하는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    

<오남선 서귀포시청 산악동호회장>

# 외부원고인 '기고'는 미디어제주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미디어제주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