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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감귤, '해거리'의 징크스를 없애라
제주감귤, '해거리'의 징크스를 없애라
  • 원성심 기자
  • 승인 2009.01.21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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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주요계획과 과제] <7> 제주감귤 제값받기

지난해산 감귤가격이 새해들어서도 좋게 형성되고 있다.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이러한 감귤값은 제주경제에 그나마 위안으로 다가온다. 현재와 같은 추세대로라면 2008년산 감귤 조수입은 6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산 감귤값이 좋게 형성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어느 해보다 감귤맛이 좋기 때문이라는게 일반적 분석이다. 또 생산량이 그리 많지 않았던 것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고품질 감귤 생산과 적정생산, 그리고 여기에 비상품감귤에 대한 강력한 통제가 이뤄지면서 전체적으로 감귤 값이 좋게 형성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지난해산 감귤출하가 이제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올해산 감귤에 대한 걱정이 커지는 분위기다. 해거리 현상에 의해 올해에는 과잉생산이 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아직 단정하기에는 이르지만 70만톤을 웃돌 것이라는게 전반적인 전망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올해 감귤 생산량을 70만톤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해 올해 감산계획을 세웠는데, 감산정책 추진으로 총 12만톤을 감산해 생산량을 58만톤 정도로 조절한다는 계획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9일 제주도청 4층 대강당에서 감귤산업 관련 유관 기관.단체장, 생산자 단체, 농업인단체, 감귤작목반장, 관련 공무원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09년산 감귤 위기 극복 비상대책 추진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감귤생산 직불제 사업을 비롯해 봄 전정, 2분의 1간벌, 폐원, 감귤 열매솎기 등 5개 사업을 통해 감산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의 내용을 보면 2분의 1간벌에서 2만1600톤, 직불제를 통해 3만톤을, 폐원을 통해 1800톤, 봄 전정을 통해 2만톤, 열매솎기 등을 통해 4만6600톤을 각각 감산한다는 것이다.

밀식 감귤원 간벌과 관련해서는 이미 생산자단체를 중심으로 농가신청을 받아 활발한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정지전정도 곧 이뤄진다. 풍작이 예상되는 나무는 2월부터 전정을 시작해 큰가지수를 줄이면서 꽃수를 줄이고 새순이 많이 나올수 있도록 자름 전정 위주로 정지전정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생산안정 직불제도 실시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 감귤 안정생산직불제를 통해 3만톤을 감산한다는 계획이다. 이 직불제는 감귤재배 농가와 일정면적에 대해 전정 또는 열매 전부 따기 등으로 8월 이전에 감귤 열매를 전부 따내고 감귤이 적게 달리는 이듬해에 상품규격의 고른열매를 많이 달리게 하는 격년 결실재배를 위한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 직불제 시행을 위해 총 30억원을 투입해, 직불제에 참여하는 농가에 대해서는 1만제곱미터 당 18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현재 마을별로 희망농가 신청을 받고 있으며 주산지 마을별로 영농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김태환 제주지사는 미디어제주와의 신년대담에서 "간벌과 열매솎기, 직불제 등과 같은 노력들이 뒷받침된다면 2009년산 감귤도 분명 희망이 있다"며 "한 정책이 뿌리내리고 특히 정책의 효과가 나오기 위해서는 길게는 수 십 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는데, 감귤의 적정생산과 고품질 감귤을 유지하는 가운데 새로운 도전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는 것이 우리가 살 길"이라고 강조했다.

장기적으로 감귤산업이 가야할 방향에 대해 제주특별자치도는 최고의 고품질을 생산해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지역내 차지하는 1차산업 비중이 13.9%로 전국의 3.0%보다 4.6배가 높은 제주의 산업구조 특성상 제주의 생존을 위해서는 감귤을 비롯한 1차산업은 반드시 육성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지사는 "감귤산업이 생존을 위해 나아갈 방향은 고품질 안정생산과 유통혁신에 있다고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고품질 안정생산을 위한 1/2간벌, 열매솎기, 토양 피복재배, 방풍망 시설사업 등에 전력하고, 물류비 절감, 시장 교섭력 강화를 위하여 선과장 통폐합 및 광센서선과기 보급 등 산지유통혁신을 위한 사업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신품종 육종과 연중생산체제를 위한 재배 작형도 조정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또한 감귤의 수요확대를 위한 기능성물질에 대한 상품화로 가공품 개발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지난해산 감귤값이 쾌조를 보인 상쾌한 기분이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엄습하는 '불안감'. 지난해에 이어 올해 감귤값도 좋게 유지되려면 무엇보다 올해 계획된 감산정책의 착실한 이행이 우선돼야 한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단기적 미봉책에 지나지 않는다는 여론도 있다. 앞으로 FTA 등 개방화의 흐름을 감안한다면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갖추는 산업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 올해 감산정책을 잘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산업정책을 어떻게 고민하고 만드느냐에 따라 제주감귤의 운명은 달라질 수 있다. 이것이 제주 감귤산업의 당면과제가 아닐까. <미디어제주>

<원성심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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