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대 제주대 총장선거가 21일 실시될 예정인 가운데, 총장임용후보자로 등록한 5명의 후보들이 지난 15일에 이어 19일 제2차 공개토론회를 갖고, 저마다 자신이 선출돼야 하는 당위성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제주대 총장임용추천위원회(위원장 고봉수)는 이날 오후 2시 제주대 국제교류회관 대회의실에서 제8대 총장 임용 입후보자 초청 제2차 공개토론회를 가졌다.
한삼인 제주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에는 기호1번에 고충석 후보(현 제주대 총장, 행정학과), 기호2번에 양경주 후보(영어영문학과), 기호3번에 강상덕 후보(영어교육학과), 기호4번에 강지용 후보(산업응용경제학과), 기호5번에 김부찬 후보(법학부) 등 5명이 모두 참석했다.
2차토론회는 지난 1차 토론회와는 달리 '상호토론'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토론회는 시작부터 상대후보를 견제하거나 질책하는 '날선 발언'이 잇따랐다.
각 후보들은 현 제주대의 실정에 대해 저마다 평가한 후, 이의 대안을 제시했는데, 전반적 대학평가 및 대학실정에 대한 현실인식에 있어서는 현 총장인 고충석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4명의 후보들이 일제히 혹평을 하고 있는데 반해, 고충석 후보는 나름대로 성과를 정리하며 반박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주도권 토론회에서 후보들은 후보 한명이 다른 후보자들에게 질문을 하는 방식의 토론이 낯설은지 '서투른 질문과 답변'이 오가면서, 진지해야 할 장내에는 간간이 웃음소리가 터져나오는 등 진행에 미숙함이 연출됐다.
#상대후보 겨냥한 모두발언 잇따라
모두발언에서 부터 상대후보를 겨냥한 질문이 잇따랐다.
강상덕 후보는 "후보마다 우리대학을 세계적인 대학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저는 구체적 비전을 제시하고 우리대학의 글로벌화를 위한 변화와 개혁을 위해 저의 인격을 받치겠다"고 약속하며 지리를 호소했다.
양경주 후보는 최근 선거와 관련한 일련의 갈등요소가 나타나고 있는 것을 꼬집는 듯, "토론에 앞서 모두발언을 하게 된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덕을 갖추지 못한 후보자들이 출마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이라 생각한다. 정말 부끄럽게 생각한다"는 말로 대신했다.
강지용 후보는 "교직원이 바로 경쟁력이며, 자랑스럽다"며 "앞으로 5대 발전전략을 바탕으로 변화와 비상을 할 것이며, 열정과 추진력을 갖고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고충석 후보는 "대학의 권위는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키려고 노력할 때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대학 구성원 모두가 하나가 되어 거친 파도를 헤쳐 나가야 하는데, 이번 정책토론회는 각 후보들의 정책을 평가하는 마지막 기회로 새로운 대학선거문화를 만들자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부찬 지난 4년 만족하느냐며 반문한 뒤, "연구분야에서 전국 국공립대에서 꼴찌, 후생복지 후퇴, 더욱 심각한 것은 리더가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고충석 후보에게 직접적으로 일침을 가한 뒤, "이제는 바꿔야 한다. 소통의 리더십으로 묵묵히 일하는 리더가 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 "총장이 아니라 도지사 하셔야 할 분"
상대후보에 대한 칭찬 혹은 장점을 얘기해주는 시간에서는, 각 후보들이 '뼈있는 칭찬'을 해 눈길을 끌었다.
사회자가 칭찬하고 싶은 후보 한명에 대해 장점 등을 말해달라는 주문에, 먼저 강지용 후보는 "김부찬 후보를 칭찬하겠다"면서 "처음에는 일을 잘 못할 것 같았지만 차분하면서도 기획력있게 해냈다"고 '처음엔 일을 잘 못할 것 같았다'는데 강조점을 뒀다.
고충석 후보는 "김부찬 후보에 대해 칭찬을 하려고 했는데 강지용 후보가 먼저 칭찬을 했기 때문에 대신 강지용 후보에 대해 칭찬을 하겠다"고 말한 후, "강지용 교수는 에너지가 넘친다. 총장을 하기에는 너무 아깝다. 도지사 선거에 나가 대학을 도와줘야 하는, 그런 일을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총장감'보다는 '도지사감'을 강조해 장내에 웃음이 쏟아졌다.
김부찬 교수는 "강상덕 후보는 정의감이 있는 후보이고, 양경덕 후보는 집념이 강하고 열심히 일을 한다"면서 "고충석 후보는 개인적으로 같이 일하면서 좋아하는데, 하지만 너무 연로하셔서 이제는 쉬어야하지 않나"라며 '연로하여 쉬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연이어 웃음이 쏟아졌다.
강상덕 후보는 "총장은 모두 능력면에서는 훌륭하고, 인격적 도덕적으로 인정받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면서 "양경주 후보가 그렇다. 존경한다. 강지용 후보도 솔직해 존경한다"고 말했다.
양경주 후보는 "모든 분들이 훌륭하다. 모두들 대단하다"면서 "그 중에서도 강상덕 후보는 대단한 용기를 갖고 나온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상호토론, 상대후보 정책 '헛점' 등 집중 제기
상호토론에서는 먼저 강상덕 후보가 주도권을 갖고 토론에 나섰다. 그는 총장후보들의 공약이 다양하게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해, "빈수레가 요란한 법인데, 알맹이 없는 추상적 계획들이 남발되고 있다"면서 다른 후보들에게 핵심공약 하나씩 선택해 공약을 제시한 취지에 밝힐 것을 요구했다.
양경주 후보는 "대학의 교육시장이 무한경쟁으로 나가야 할 상황에 처하면서, 대학의 위기 등 환경변화에 대한 전략을 수립하고 실천해야 한다"면서 고충석 후보의 '명문 20위권 진입 실천전략'등이 미흡한 점, 김부찬 후보의 '글로컬 리더' 등 실천전략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강지용 후보는 고충석 후보에게 집중적인 질문을 했다. 강 후보는 고 후보에게 "인사는 학연과 지연을 뛰어 넘어야 한다"며 인사문제에 대해 제기한 후, 장학생 선발비율의 상향조정 문제, 그리고 교내 구내식당 개선 등을 지적하며, "왜 4년동안은 노력을 안하다가 이제와서 공약을 제시하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지적했다.
고충석 후보는 김부찬 후보에게 포커스를 맞췄다. 고 후보는 "김부찬 후보는 저를 외형적 성장만을 했다고 하는데, 외형적 성장과 내형적 성장을 나눈 기준은 무엇이냐"고 질의했다. 이에 김부찬 후보가 "고 후보는 4년간 실적을 자랑하고 있으나 내실이 없다"며 그 이유를 조목조목 반박하자, 고 후보는 "한꺼번에 모든 예산을 받을 수 있는가? 의학전문대학등 한꺼번에 이런것이 가능한가? 그럼 (김 후보가)구체적인 전략까지 한번 말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외형적 성장이 아니라 나름대로 진척이 있었음을 강조했다.
김부찬 교수는 "고충석 후보가 국유재산 180만평 중 일부 가능한 것을 환수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는데 법률적으로 가능한 일인가"라며 "제가 파악한 경우, 법률적으로 가능한 사안인데 총장기획실장인 내가 하지 못했다면 나의 능력부족이겠지만, 법률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라면 이것은 우리대학원을 호도하는 공약"이라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abc프로젝트'의 성과를 제시할 것을 요구한 후, "외국학생 100-200명 들어왔다고 글로벌화라고 할수 없다"고 반박했다.
#"인터넷 생방송 중단 엄중한 책임 묻겠다"
한편 오후 4시께 토론회가 끝난 후, 5명의 후보들은 같은 장소에서 합동연설회를 갖고 정견을 발표하며 막바지 지지세 모으기에 안간힘을 기울였다.
그런데 이날 토론회에 앞서 고경표 제주대 교수회장은 지난 15일 제1차 공개토론회 도중 교내 인터넷 생방송이 중단된 것과 관련해,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데 대해 후보들과 유권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토론과정에서 이번 사태는 중대한 사건으로 철저히 조사해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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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철수 좌보람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