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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후보들, 대학문제 현실인식 '5인 5색'
총장후보들, 대학문제 현실인식 '5인 5색'
  • 윤철수-좌보람 기자
  • 승인 2009.01.19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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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제2차 공개토론회서 총장후보 5명 '설전'

제8대 제주대 총장선거가 21일 실시될 예정인 가운데, 총장임용후보자로 등록한 5명의 후보들이 지난 15일에 이어 19일 제2차 공개토론회를 갖고, 저마다 자신이 선출돼야 하는 당위성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제주대 총장임용추천위원회(위원장 고봉수)는 이날 오후 2시 제주대 국제교류회관 대회의실에서 제8대 총장 임용 입후보자 초청 제2차 공개토론회를 가졌다.

한삼인 제주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에는 기호1번에 고충석 후보(현 제주대 총장, 행정학과), 기호2번에 양경주 후보(영어영문학과), 기호3번에 강상덕 후보(영어교육학과), 기호4번에 강지용 후보(산업응용경제학과), 기호5번에 김부찬 후보(법학부) 등 5명이 모두 참석했다.

2차토론회는 지난 1차 토론회와는 달리 '상호토론'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토론회는 시작부터 상대후보를 견제하거나 질책하는 '날선 발언'이 잇따랐다.

각 후보들은 현 제주대의 실정에 대해 저마다 평가한 후, 이의 대안을 제시했는데, 전반적 대학평가 및 대학실정에 대한 현실인식에 있어서는 현 총장인 고충석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4명의 후보들이 일제히 혹평을 하고 있는데 반해, 고충석 후보는 나름대로 성과를 정리하며 반박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주도권 토론회에서 후보들은 후보 한명이 다른 후보자들에게 질문을 하는 방식의 토론이 낯설은지 '서투른 질문과 답변'이 오가면서, 진지해야 할 장내에는 간간이 웃음소리가 터져나오는 등 진행에 미숙함이 연출됐다.

#상대후보 겨냥한 모두발언 잇따라

모두발언에서 부터 상대후보를 겨냥한 질문이 잇따랐다.

 강상덕 후보는 "후보마다 우리대학을 세계적인 대학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저는 구체적 비전을 제시하고 우리대학의 글로벌화를 위한 변화와 개혁을 위해 저의 인격을 받치겠다"고 약속하며 지리를 호소했다.

양경주 후보는 최근 선거와 관련한 일련의 갈등요소가 나타나고 있는 것을 꼬집는 듯, "토론에 앞서 모두발언을 하게 된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덕을 갖추지 못한 후보자들이 출마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이라 생각한다. 정말 부끄럽게 생각한다"는 말로 대신했다.

강지용 후보는 "교직원이 바로 경쟁력이며, 자랑스럽다"며 "앞으로 5대 발전전략을 바탕으로 변화와 비상을 할 것이며, 열정과 추진력을 갖고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고충석 후보는 "대학의 권위는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키려고 노력할 때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대학 구성원 모두가 하나가 되어 거친 파도를 헤쳐 나가야 하는데, 이번 정책토론회는 각 후보들의 정책을 평가하는 마지막 기회로 새로운 대학선거문화를 만들자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부찬 지난 4년 만족하느냐며 반문한 뒤, "연구분야에서 전국 국공립대에서 꼴찌, 후생복지 후퇴, 더욱 심각한 것은 리더가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고충석 후보에게 직접적으로 일침을 가한 뒤, "이제는 바꿔야 한다. 소통의 리더십으로 묵묵히 일하는 리더가 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 "총장이 아니라 도지사 하셔야 할 분"

상대후보에 대한 칭찬 혹은 장점을 얘기해주는 시간에서는, 각 후보들이 '뼈있는 칭찬'을 해 눈길을 끌었다.

사회자가 칭찬하고 싶은 후보 한명에 대해 장점 등을 말해달라는 주문에, 먼저 강지용 후보는 "김부찬 후보를 칭찬하겠다"면서 "처음에는 일을 잘 못할 것 같았지만 차분하면서도 기획력있게 해냈다"고 '처음엔 일을 잘 못할 것 같았다'는데 강조점을 뒀다.

고충석 후보는 "김부찬 후보에 대해 칭찬을 하려고 했는데 강지용 후보가 먼저 칭찬을 했기 때문에 대신 강지용 후보에 대해 칭찬을 하겠다"고 말한 후, "강지용 교수는 에너지가 넘친다. 총장을 하기에는 너무 아깝다. 도지사 선거에 나가 대학을 도와줘야 하는, 그런 일을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총장감'보다는 '도지사감'을 강조해 장내에 웃음이 쏟아졌다.

김부찬 교수는 "강상덕 후보는 정의감이 있는 후보이고, 양경덕 후보는 집념이 강하고 열심히 일을 한다"면서 "고충석 후보는 개인적으로 같이 일하면서 좋아하는데, 하지만 너무 연로하셔서 이제는 쉬어야하지 않나"라며 '연로하여 쉬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연이어 웃음이 쏟아졌다.

강상덕 후보는 "총장은 모두 능력면에서는 훌륭하고, 인격적 도덕적으로 인정받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면서 "양경주 후보가 그렇다. 존경한다. 강지용 후보도 솔직해 존경한다"고 말했다.

양경주 후보는 "모든 분들이 훌륭하다. 모두들 대단하다"면서 "그 중에서도 강상덕 후보는 대단한 용기를 갖고 나온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상호토론, 상대후보 정책 '헛점' 등 집중 제기

상호토론에서는 먼저 강상덕 후보가 주도권을 갖고 토론에 나섰다. 그는 총장후보들의 공약이 다양하게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해, "빈수레가 요란한 법인데, 알맹이 없는 추상적 계획들이 남발되고 있다"면서 다른 후보들에게 핵심공약 하나씩 선택해 공약을 제시한 취지에 밝힐 것을 요구했다.

양경주 후보는 "대학의 교육시장이 무한경쟁으로 나가야 할 상황에 처하면서, 대학의 위기 등 환경변화에 대한 전략을 수립하고 실천해야 한다"면서 고충석 후보의 '명문 20위권 진입 실천전략'등이 미흡한 점, 김부찬 후보의 '글로컬 리더' 등 실천전략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강지용 후보는 고충석 후보에게 집중적인 질문을 했다. 강 후보는 고 후보에게 "인사는 학연과 지연을 뛰어 넘어야 한다"며 인사문제에 대해 제기한 후, 장학생 선발비율의 상향조정 문제, 그리고 교내 구내식당 개선 등을 지적하며, "왜 4년동안은 노력을 안하다가 이제와서 공약을 제시하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지적했다.

고충석 후보는 김부찬 후보에게 포커스를 맞췄다. 고 후보는 "김부찬 후보는 저를 외형적 성장만을 했다고 하는데, 외형적 성장과 내형적 성장을 나눈 기준은 무엇이냐"고 질의했다. 이에 김부찬 후보가 "고 후보는 4년간 실적을 자랑하고 있으나 내실이 없다"며 그 이유를 조목조목 반박하자, 고 후보는 "한꺼번에 모든 예산을 받을 수 있는가? 의학전문대학등 한꺼번에 이런것이 가능한가? 그럼 (김 후보가)구체적인 전략까지 한번 말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외형적 성장이 아니라 나름대로 진척이 있었음을 강조했다.

김부찬 교수는 "고충석 후보가 국유재산 180만평 중 일부 가능한 것을 환수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는데 법률적으로 가능한 일인가"라며 "제가 파악한 경우, 법률적으로 가능한 사안인데 총장기획실장인 내가 하지 못했다면 나의 능력부족이겠지만, 법률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라면 이것은 우리대학원을 호도하는 공약"이라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abc프로젝트'의 성과를 제시할 것을 요구한 후, "외국학생 100-200명 들어왔다고 글로벌화라고 할수 없다"고 반박했다.

#"인터넷 생방송 중단 엄중한 책임 묻겠다"

한편 오후 4시께 토론회가 끝난 후, 5명의 후보들은 같은 장소에서 합동연설회를 갖고 정견을 발표하며 막바지 지지세 모으기에 안간힘을 기울였다.

그런데 이날 토론회에 앞서 고경표 제주대 교수회장은 지난 15일 제1차 공개토론회 도중 교내 인터넷 생방송이 중단된 것과 관련해,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데 대해 후보들과 유권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토론과정에서 이번 사태는 중대한 사건으로 철저히 조사해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요지] 제주대 총장선거 후보자 합동연설회(발표 순)

#강지용 후보

이제 제주대학교 바뀔 때이다. 시대가 바뀐만큼 제주대학의 리더십 또한 바뀌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대학 교수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있다. 앞으로 교수연구 수당을 현실적으로 개선해 연구성과시 600만원으로 지급하겠다. 교수 교직원 복지도 이뤄내겠다. 학기중 교수 교원의 해외연수도 실시하겠다.
우리대학 학생들 중 농어업인 자녀가 60%가 넘는 현실에서 총장이 관사에서 생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도자부터터 솔선수범하겠다. 발전기금 등 모두 공개해 신뢰를 얻겠다. 발전기금을 펀드 같은 곳에 투자하지 않겠다.
학생들의 외국어교육실력 향상을 위해 외국인 교수 확보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 30만평 규모의 캠퍼스 부지도 확보해 거점대학의 기틀을 마련하겠다. 대학법인화라는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고 있는데, 저는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여러분의 신분을 지켜내겠다.


#강상덕 후보

미국에서는 보통 공약이 그리 많지 않다. 오바마 대통령의 공약도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다. 이는 우리나라와 극명한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 대학에서는 과대공약과 허황된 공약을 남발해야 총장이 된다. 그것보고 비전이라고 하고 있다. 실제적 현실적 구체적 방안이 없다. 도서관 위치도 모르는 학생이 있는 학교가 어떻게 세계적 학교가 될 수 있나.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이 무엇을 배우고, 우리는 무엇을 가리칠 수 있겠는가.
제가 만약 발전기금 3000억원을 달성하겠다면 찍어 주시겠는가. 저는 가장 실현 가능한 공약을 제시했다. 제가 당선되면 글로벌 대학의 기초를 다지는 변화와 개혁을 추진하겠다.


#고충석 후보

총장 명예로운 자리다. 많은 이들이 한번쯤은 해봤으면 하고 꿈꾸는 자리다. 그러나 결코 쉽지 않은 자리다. 저는 늘 복잡한 게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노력해왔다. abc프로젝트를 추진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제가 내놓은 명문 20위 기치에 알맞게 교직원의 처우도 국내 20위의 상위권 수준으로 개선하겠다.
지난 4년 열과 성을 다했다고 자부한다. 그에따른 상당한 성과도 있었다. 잘못되고 모자란 점도 있었으나, 인정할 것은 인정해줘야 한다. 제주대는 지금 한단계 도약이라는 위대한 실험과 폭풍의 전야에 있다. 이 시점에서 새로운 총장이 취임하면 상황만 파악하려 해도 몇년이 걸린다. 그래서 출마해 마무리를 지으려는 것이다.
지금 우리 대학 앞에 놓인 과제는 매우 시급한 것이다. 저는 전국 20위권 대학 진입, 발전기금 1000억원, R&D 1000억원 실현을 통해 희망을 주겠다.


#양경주 후보

우리대학을 명문 글로벌대학으로 만들겠다. 이것이 우리대학의 비전이며, 미래상이다. 이제 제가 여러분의 힘을 모아 한국의 명문 글로벌 대학을 위한 변화의 바람을 만들겠다. 이 변화의 바람은 격랑을 일으키는 돌풍이 아니다. 여러분의 힘을 모아 일으키려는 변화의 바람은 우리를 감싸안아 지나가며, 머리를 식혀주고, 더위를 식혀주는 산들바람이다. 힘을 합해 대학의 운영권을 찾아와야 한다.
오늘날 대학에서의 변화는, 시장과 경쟁력이라는 개념이 도입되면서 국립대학 법인화 등 교육개방이라는 모습으로 다가오면서 우리를 옥죄고 있다. 이는 위기이기도 하면서, 기회이기도 하다. 우리가 명문 글로벌 대학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면 기회가 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도태의 길을 걷지 않을 수 없다. 이 순간, 명문 글로벌 대학으로 성장시키느냐, 도태시키느냐의 선택의 기로에 있다. 역사적으로볼 때 지도자에게는 시대적 소명이 주어진다고 믿고 있다. 제가 총장에 당선되면 교직원들의 처우를 전국 상위권으로 하는 등의 정책을 추진하겠다.

#김부찬 후보

총장선거 출마하면서 비장한 마음으로 많은 고민을 했다. 어떻게 우리 대학을 경쟁력 있는, 신뢰하는 대학으로 만들 수 있을까, 하이파이브 하는 대학으로 만들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다.
우리 대학을 창조적 학문공동체로 만들기 위해 글로벌 커리큘럼을 도입하고, 졸업인증제 도입 등으로 교육의 내실화를 이뤄내겠다.
교육관련 권한을 단과대학으로 이전하겠다. 또 우리 대학의 연구역량을 획기적으로 제고하겠다. 교육친화적 캠퍼스타운을 조성해 교육의 메카로 만들겠다. 교직원의 장단기 해외연수 프로그램도 실시하면서 상위권의 복지정책도 실시하겠다. 졸업생들의 취업율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 발전기금의 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이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집행하겠다.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것이 저의 좌우명이다. 이 공약들을 저의 좌우명을 걸고 이행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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