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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산타의 깜짝선물에 아이들 "행복해요~"
몰래산타의 깜짝선물에 아이들 "행복해요~"
  • 박소정 기자
  • 승인 2008.12.25 1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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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세상] 2008 사랑의 몰래산타 대작전 동행기

"○○야~ 놀자~, ○○어린이가 착한일을 많이 해서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을 주러 왔어요~"

따뜻한 빛깔의 불꽃을 손에 든 8명의 몰래산타들이 집 대문 앞에서 아이의 이름을 부른다. 이 소리를 들은 아이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살며시 문을 열고 고개를 삐죽 내민다.

아이가 얼굴을 내밀자, 몰래 산타들은 손을 흔들며 "니가 00이구나! 안녕~"하고 다같이 외친다. 그리고는 바로 루돌프사슴코 노래에 맞춰 박수를 치며 다같이 합창을 하기 시작한다.

"루돌프 사슴코는 매우반짝이는 코~, 만일 내가 봤다면 불붙는다 했겠지~ 다른 모든 사슴들 놀려대며 웃었네~..."

처음 산타들의 깜짝등장에 아이들은 어리둥절했지만, 동화책 속에서만 봤던 산타의 모습에 "와~산타다~"라고 반복해 외치는 아이들의 얼굴엔 즐거운 미소가 가득했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 오후 7시 40분. 제주시 이도 1동의 한 주택에서 '2008 사랑의 몰래산타 대작전'이 진행됐다. 사랑의 몰래산타는 '차별없는 아름다운 세상만들기'라는 주제로 크리스마스에 맞춰 소외계층 가정을 방문해 아이들에게 깜짝 선물을 전해주는 것으로 2008사랑의 몰래산타 운동본부, 제주통일청년회, 제주청년센터가 주최했다.

이날 몰래산타 한 팀과 함께 동행취재를 했다. 산타할아버지 역할을 맡은 김남훈(36) 사랑의 몰래산타 운동본부장을 포함해 김경미(35), 신연희(44), 허미자(37), 김경선(25), 임이숙(31), 이정희(41), 김경찬(13) 씨 등 8명이 한 조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눈 대신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다소 차가운 날씨였지만, 몰래 산타들은 아이들을 만나 추억을 남긴 이날이 설레이기만 하다. 몰래산타 팀은 제주시 이도 1동의 강모 씨(59·여)씨 집과 송모 씨(45)의 집을 찾았다.

강 씨의 귀여운 손자 박 군(8)은 산타의 방문에 미소가 번졌다. 산타 할아버지를 보며 "와~산타다!"라고 외쳤던 개구쟁이 어린이였다. 박 군과 함께 있던 어린 동생들은 다소 조용히 수줍게 있었지만, 아이들의 얼굴엔 웃음꽃이 피어났다.

몰래산타들은 이날 아이들에게 예쁘게 포장한 학용품과 케이크 등을 선물했다. 선물을 받은 박 군은 "산타할아버지가 와서 너무 기분이 좋다"며 "공부방에 가서 친구들에게 자랑할 꺼예요!"라고 씨익 웃으며 말했다.

아이들이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본 할머니 강 씨는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서 기분이 너무 좋다"며 "크리스마스, 아이들에게 추억을 만들어 준 것 같아 기분도 좋다"며 함박웃음을 짓기도 했다.

인근의 또 다른 주택. 초등학교 4학년인 송모 군(10) 역시 산타의 방문에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몰래산타들이 장갑을 선물하자, 평소에 갖고 싶었던 선물이었는지 "와~!"하면서 기뻐했다. 그리고는 몰래산타들이 준비한 노래와 율동에 맞춰 함께 춤을 추기도 했다.

아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본 송 씨는 "선물주고 받는것이 익숙하지 않아 크리스마스 기분도 나지 않았지만 아이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좋다"며 "비가 와서 안오는 줄 알았는데 와줘서 고맙다"며 미소를 보였다.

아이들과 부모님 뿐만아니라, 이날 몰래산타로 참가한 자원봉사자들 역시 잊지못할 추억을 남기고 돌아갔다.

친구와 함께 몰래산타 자원봉사자로 참가한 임이숙(31)씨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는 모두 가슴이 벅차올라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며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남겨주기 위해 몰래산타를 신청하게 됐는데, 오히려 내 자신이 더 많은 걸 배운 것 같고 또 한번 가슴이 따뜻해졌다.내년에도 참가하겠다"며 흐뭇한 표정을 보였다.

경기침체로 더욱 더 춥게 느껴지는 요즘, 이같은 몰래산타의 사랑나누기는 마음까지 훈훈하게 만든다. 이러한 작은 사랑의 움직임으로 더 큰 사랑을 느끼기 때문에, 사람들이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건 아닐까. <미디어제주>

<박소정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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