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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 애걸복걸, 지나가던 소도 웃겠다"
"정부에 애걸복걸, 지나가던 소도 웃겠다"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8.11.20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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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 자치행정국 행정사무감사
오전 내내 '해군기지 문제' 놓고 옥신각신

20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장동훈)의 제주특별자치도 행정자치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제주해군기지 건설의 '민군 복합형 관광미항'과 관련한 문제들이 오전 내내 집중적으로 제기되면서 의원들과 집행부간 옥신각신 공방을 벌였다.

이날 감사에서 박영부 자치행정국장은 해군기지 건설에 대한 앞으로의 계획과 관련해 11-12월 중 국방부와 MOU를 체결하고 국방군사시설 사업 실시계획을 승인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달부터 내년 10월까지 도시관리계획 변경 및 환경영향평가 등에 대한 인허가 협의절차를 진행하고, 이달부터 내년 6월까지는 토지.지상물 및 어업권 등에 대한 보상을 실시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내년 11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공사를 진행해 해군기지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감사에서 강창식 의원은 "8만톤급 크루즈선박은 제주항에서도 접안이 가능하다"며 강정의 크루즈항 건설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 후, "강정항의 경우 사실은 해군선박을 접안시켜 쓰면서 가끔 크루즈가 들어오면 접안하도록 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고봉식 의원은 "한 달에 한두번 정도 크루즈선박이 입항하고, 크루즈선이 들어오지 않을 때는 해군이 이 접안시설을 이용하겠다는 것으로 보이는데, 현실이 그렇다면 왜 해군기지라고 떳떳하게 사용하지,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라고 명칭을 정정하려 하느냐"고 반박했다.

신관홍 의원은 "총리실에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계획을 발표한 후 가진 도의회 보고회에서 해군측은 분명히 강정에 설치되는 것이 '민항'이 아니라 '군항'이고 군사기지라고 명확히 말한 바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도당국이 자꾸 '관광미항'이라고 우기는 것은 어불성설 아니냐"고 따졌다.

현우범 의원은 "군항이다, 관광미항이다, 말을 많이 하는데, 이 문제에 대해서는 좀더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한 후, "주 기능이 뭔가. 군사시설이 아니냐. 그래서 국방예산 투입하는 것 아니냐. 관리 누가 하나, 해군이 하는 것 아닌가"라며 도당국을 강력히 질타했다.

현 의원은 "명백히 군항이고, 그 군항에 일부 시설을 크루즈가 이용한다고 해야 하는데, 제주도는 애걸복걸하면서 이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라는 명칭을 따내려 하고 있어, 지나던 소도 웃겠다"고 면박을 줬다.

그러자 박영부 자치행정국장은 "애걸복걸한 적 없다"며 "민군복합형 도가 애걸복걸해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명칭을 따낸 것 같은데, 지나던 소도 웃을 일”이라고 공박했다.

이에 박영부 자치행정국장은 “애걸복걸 한 적 없다. 국무총리실에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라고 계획을 정한 사항이어서 이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답한 후, 크루즈선박 접안 기능과 관련해서는 "당초 접안시설을 200m나 더 늘렸으며, 민간 선박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 맞다"고 답했다. 그러나 끝내 '민항'이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이와함께 이날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제주특별자치도가 국방부에 일방적으로 '협의서'를 제출한 문제도 불거져 나왔다.

이에대해 강창식 의원은 "MOU부터 체결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제주도가 이렇게 빨리 진행하는 이유가 뭐냐"며 "제주도민을 위한 도정인지, 국방부를 위한 도정인지 모르겠다"고 질타했다.

신관홍 의원은 "해군이 토지·지상물 및 어업권에 대한 보상을 실시하겠다고 하는데, 만약 보상 중에 환경영향평가 등에 문제가 있어 해군기지 건설사업이 중단된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면서 "사업 추진에는 선후가 있는데, 일단 추진하고 나서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대안이 없고,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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