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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불안속, 제주도당국 "나와는 무관하오?"
금융위기 불안속, 제주도당국 "나와는 무관하오?"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8.10.14 16:24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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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점검] 금융위기, 제주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가 확산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폭등하는 등 우리나라 외환시장이 상당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 당국의 강도높은 개입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진정되지 않는 상황이다.

외환 급상으로 제주지역 수출 기업들도 사실 많이 혼란스럽다. 단순한 이론상으로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기업은 호조라고들 하나, 실제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환율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수출기업의 손익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고, 기타 사업계획이나 가격산정 등에 있어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 문제는 환율의 변동성이다. 이 때문에 수출기업에서도 내심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제주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1997년 IMF(국제구제금융) 위기상황 때보다도 더 심각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적지않게 나오고 있다.

#금융위기 불안 속에, 제주도 당국은 "나와는 무관하오?"

그런데도 제주특별자치도 당국의 대응은 지나치게 느슨하다. 아직까지도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라 제주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 어떤 분야에서 파장이 있을지, 아무런 대안도 없는 실정이다.

그야말로 제주도정이 '무대책에 무대응'으로 안주하고 있다. 지난달 김태환 제주지사가 간부회의에서 "요즘 뉴스 초점이 국제적 금융에 관한 사항인데 지식경제국에서는 이러한 사항을 한번쯤은 언급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자, 겉핥기식으로 접목시킨 보고가 고작이다. 14일 열린 10월 중 제주특별자치도의 관광산업진흥보고회에서도 최근 경제분위기와 연관시킨 제주관광의 전망분석은 이뤄지지 않았다.

8월에도 그랬고, 9월에도 그랬듯이, 오직 '가격인하'와 '친절' 이 두가지를 모토로 한 캠페인성 운동 추진에 따른 '성과'를 홍보하려는데 급급하다.

제주관광업계에서도 아직 구체적인 분석결과는 제시되지 않고 있으나, 지금과 같은 금융위기 상황에서는 제주관광이 동전의 양면성과 같이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동시에 표출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외국으로 나가려는 관광객, 특히 동남아권의 골프관광객들을 제주로 흡입하는 긍정적 측면이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고, 반면 전반적인 국내 관광시장 위축으로 '여행 자제붐' 등으로 더욱더 악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15일부터 본격적으로 출하가 시작되는 감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전반적으로 수입 과일의 가격이 올랐기 때문에, 제주감귤의 경우 국내 과일과 경쟁하느냐, 아니면 수입 과일과 경쟁하느냐가 가격형성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채 203억엔 제때 상환한 것은 다행스런 일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은 제주특별자치도가 지난해 6월 1997년 발행한 일본 사무라이증권의 해외채 203억2561만엔을 모두 상환한 일이다. 요즘같은 고환율시대에, 이 해외채마저 제때 상환하지 못하고 질질 끌고 있었다면 가만히 앉아서 수십억원을 날려야 하는 위기를 맞았을 것이다.

제주경제는 제주만을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있는게 아니라, 국내 경제와 복잡하게 얽혀져 함께 변화하기 때문에, 이번 미국발 금융위기 역시 결코 안주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 경제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캠페인성 경제정책 지양하고, '경제상황실'이라도 가동해야

하지만, 제주도당국은 계속해서 무기력한 모습만 보이고 있다. '작심삼일' 정책들만 남발했다가 실종되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올해 '신경제혁명'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경제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제주특별자치도 당국의 구호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지 오래다.

더욱 심각한 것은 현재 나타나고 있는 경제위기상황을 총괄적으로 진두지휘할 '컨트롤타워'가 부재하다는 것이다. 김 지사는 간부회의 때 지식경제국으로 하여금 경제상황에 대한 분석을 할 것을 주문했으나, 지식경제국의 담당업무로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경제상황실'이라도 설치해 비상 가동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문을 하는 이들도 많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제주 경제인들의 불안해 하는 요즘, 제주특별자치도가 캠페인성 혹은 보여주기식 신경제혁명에 집착하기 보다는, 경제상황을 시시각각 분석하고, 제주경제의 활로를 모색하려는 적극적 '컨트롤타워'의 역할이 필요할 때다. <미디어제주>

황 속에서 제주에 다양한 주문을 한다.

그는 "각국의 글로벌공조에 따른 구체적 구제안들이 속속 발표되면서 시장은 급속히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라며 "일단 금융시스템이 빠르게 정상화 되가고 있는 모습인데, 당분간 금융산업과 실물경제에서 악재들이 쏟아지지 않으면 다행인데 그렇지 않으면 더욱더 어려워 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제주지역의 대응방안과 관련해서는 우선 현재의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면밀히 모니터링 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모니터링을 바탕으로 제주도 경제전반에 예상가능 한 피해와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며 "현재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되고 있는 제주도내 금융기관과 기업, 그리고 가계의 유동성 위기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와 이를 위한 재원은 언제 어디서 마련할 것이며 하는 등등이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자유치 촉진전략으로서 국제자유도시 추진전략에 대한 전망에 있어서도, 현재 전 세계 금융산업 부문과 실물경제부분에서 유동성이 급격하게 축소되고 있는 상황으로 우리나라 외국인 투자유치 실적이 급속하게 감소하고 있는 추세여서,  더욱더 어려워 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한국수출보험공사 정지현 제주소장과의 일문일답 요지.

▲ 요즘 외환 급상승으로 제주지역 수출 기업들이 많이 혼란스러운데.

-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가 확산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폭등하는 등 우리나라  외환시장이 상당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국의 강도 높은 개입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진정되지 않는 상황이다.
다행히 지난주 10일에는 삼성전자 등 일부 대기업들이 달러를 매도하면서 전일대비 70원이 급락한 1309원에 마감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지난 주말에는 이번주부터 환율이 하향 안정화 할 것이라는 강만수 장관의 발언이 이어졌는데. 실제로 외환시장이 안정될 것인지는 조금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 지역 수출 기업들 하고 상담을 할 때, 요즘 가장 중심적인 내용은 무엇인가.

- 환율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수출기업의 손익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고 기타 사업계획이나 가격산정 등에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 더군다나 최근에 정부의 이야기와는 달리 환율이 폭등하는 상황에서도 한편으로는 환율이 급락하지 않을 까하는 염려를 많이 하고 있다.
  최근의 환율 폭등은 사실상 미국의 금융위기 확산으로 달러유동성이 급격히 위축된 것이 주요 원인이다. 따라서 달러 부족현상이 근본적으로 해결되기 위해서는 현재의 금융위기가 어느 정도 해결의 실마리를 잡아나가야 할 것이고 이것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로 보인다.
다만, 지번주 일부 대기업들의 달러매도와 정부의 환율 하락에 대한 메시지가 있었던 만큼 이번주 환율 변동 추이와 세계 금융위기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 환율이 오르면 수출업체가 이익을 본다고 하는데.

- 환율만 놓고 보면 그렇다. 그러나 최근의 상황은 환율상승이 물가상승을 초래하여 기업의 채산성을 악화시키고 있고,  미국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수출물량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최근 2년동안 지속적인 환율하락을 경험하면서 키코와 선물환을 통해 헤지 비중을 높여 왔던 대다수의 중소 수출기업들이 오히려 환율 급등으로 인해서 손실이 커져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 해외여행이 줄고 제주도내 유입 관광객이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올 여름 제주도 관광객이 전년도 보다 많았었고 이는 대부분이 환율상승 효과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의 미국발 금융위기로 국내증시 폭락과 자산가격 하락을 초래하여 급격히 소비를 위축시키고 있어  환율상승의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소비위축으로 인한 부정적인 효과가 우세할 것으로 판단된다.

▲ 현재의 위기와 1997년 외환 위기와 다른 점은.

- 1997년 외환위기의 경우에는 외환이 부족한 일부 아시아 및 남미 국가들만의 문제였고 또 당시에 선진국 경기가 건재했기 때문에 조기에 회복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현재의 위기는 세계경제의 중심인 미국에서 발생한 금융위기로 주요 선진국과 나머지 개도국에게도 확산되고 있는 세계 경제 전반의 위기로 97년 외환위기 보다 피해가 크고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제주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 먼저 현재의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면밀히 모니터링 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제주도 경제전반에 예상가능 한 피해와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현재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되고 있는 제주도내 금융기관과 기업 그리고 가계의 유동성 위기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와 이를 위한 재원은 언제 어디서 마련할 것이며 하는 등등이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외자 유치 촉진 전략으로서 제주국제자유도시 전략을 전망한다면, 현재 전 세계 금융산업 부문과 실물경제부분에서 유동성이 급격하게 축소되고 있는 상황으로 우리나라 외국인 투자유치 실적이 급속하게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제주의 경우 이부문에 그렇지 않아도 실적이 좋지 않은데 현재 상황에서는 더욱더 어려워 질 것이라는 점은 굳이 설명이 필요해 보이지 않는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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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꾼 2008-10-15 10:32:46
정말 좋은 훌륭한 기사 쓰셨습니다.
역시 미디어제주 홧팅!
현실대안 마련을 위한 경제상황실 설치가동이 급선무가 아닐까 싶습니다.
공감합니다.

소리꾼 2008-10-15 10:30:21
정말 좋은 훌륭한 기사 쓰셨습니다.
역시 미디어제주 홧팅!
현실대안 마련을 위한 경제상황실 설치가동이 급선무가 아닐까 싶습니다.
공감합니다.

도민 2008-10-14 16:46:13
제주신문에도 이정도의 기사가 나올 수 있군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