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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업과 3차 산업형 해양수산업의 공존
수산업과 3차 산업형 해양수산업의 공존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8.09.08 1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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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양희범 제주특별자치도 수산자원담당 사무관

흔히 수산업은 고기만을 잡는 업이고 식량산업으로 수산물을 공급(단백질 공급 등)하는 정도의 기능으로만 인식하고 있다. 사실 이는 수산업의 본래적 기능인 식료자원의 공급 기능이기도 하다.

그러나 수산업에 과감한 투자를 하는 일본의 경우 수산업에 대한 시각은 우리와 확연히 다르다. 일본이 농경지와 목초지 등 바로 수확이 뒤따르는 ‘직접적’ 공간이 아닌 바다라는 ‘간접적’ 공간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은 동물성 단백질의 40%를 얻는 수산업 본래의 기능뿐만 아니라 국민과 사회에 대한 기여도 및 역할, 즉 수산업과 어촌을 매개로 하는 다면적 기능(공익적 기능)의 중요성을 일찍이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수산업의 다면적 기능의 가치는 10조8500만74억엔에 달했다고 2004년 일본의 (주)미쯔비시종합연구소가 발표하기도 했다.

다면적 기능은 크게 △식료자원 공급기능 △자연환경 보전기능 △지역사회 형성 및 유지기능 △주거.도시민간 교류의 장 기능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전기능 등으로 분류된다.

식료자원 공급기능은 모두가 알고 있는 것처럼 수산업 본연의 기능이고 자연환경 보전기능은 물질의 순환계 보완, 환경보전, 생태계 보전에 기여하는 것을 말한다.

지역사회 형성 및 유지기능으로는 수산업과 관련 기업 발전에 따른 어촌 소득 및 고용 창출, 전통적 어법과 어촌 신앙 등 어업문화 계승, 어식문화의 발전, 수산업과 연계된 냉동.냉장.가공 기술의 개발, 지장산업 활성화, 바다음식(Sea Food) 레스토랑, 체험어업개발, 바다관광 활성화 기능 등을 들 수 있다.

주거.도시민간 교류의 장으로서 수산업은 바다공간을 이용한 보양.교류.교육의 장의 제공이다. 해수욕은 물론 해변공간(연 1억명), 유어공간(연 3800만명), 해양레저 공간, 테라소테라피(해수요법), 학교 교육, 해양수족관 인프라시설의 제공 장소와 해안 경관의 관광자원 등이 대표적 사례다.

수산업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전기능을 통해 어선을 이용한 해난구조기능, 방파제. 방조제에 의한 지역재산보호, 유류 유출사고시 어업자 중심의 회수작업 참가 등 재해방지기능과 배타적경제수역내 어업자 및 해상보안청과 협력체제 지원 등 국경해역 감시기능도 수행하고 있다.

일본은 이외에도 수산물의 기능성 성분을 이용한 의약품, 건강식품, 화장품 개발과 해저심층수를 이용한 다양한 상품개발도 수산업의 다면적 기능에 포함하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수산업과 바다와 어촌을 둘러싼 연안역과 해면의 영역에서 나타날 수 있는 모든 소재를 수산업 범주에 포함시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시스템과 이들 기능에 대한 정책수립의 주체가 되고 있는 일본 수산청의 대국민적 홍보시스템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이는 수산정책 개발에 대한 노력의 한 단면으로, 당사자인 어업인과 수산 유관 단체는 물론 수산학계, 수산청 등이 참여, 수산업의 위상정립과 수산분야 예산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대정부 접촉 및 설득 작업을 벌인다.

물론 우리나라의 수산관련 연구기관, 전문가들도 각종 발표를 통해 수산업과 어촌의 가치를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다. 다만 이를 정책에 반영하고 홍보하는 기능적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보아진다. 즉, 우리나라 해양수산업 정책도 다면적 기능을 과감히 포함시켜 수산업의 위상 정립과 산업간 예산지원의 균형을 제고할 때라고 여겨진다.

 궁극적으로 국민 대다수가 바다에서 고기를 잡는 어업인, 도시와 격차가 나는 어촌의 모습만을 보지 않고, 다면적 기능 등 수산업과 어촌의 가치에 대한 중요성과 필요성을 공감할 때 비로소 순수 1차산업인 수산업은 미래지향적 3차산업형 해양수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양희범 / 제주특별자치도 수산정책과 수산자원담당 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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