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00:55 (일)
'만약 딸이 비정규직 사윗감을 데려온다면...?'
'만약 딸이 비정규직 사윗감을 데려온다면...?'
  • 박소정 기자
  • 승인 2008.08.30 11: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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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노동영화 '안녕?허대짜수자님!'

'어느 날 갑자기 애지중지 키웠던 자신의 딸이 비정규직 사윗감을 데려온다면...?'

비정규직 문제를 다룬 정호중 감독의 영화 '안녕? 허 대짜수짜님!'은 '노동자의, 노동자에 의한, 노동자를 위한' 장편 극영화다. 심각한 사회문제인 '비정규직'이라는 소재라는 이유로 영화가 무겁고 재미없을 것이라는 일방적인 '편견'을 갖고 있는 관객이라면 그 생각을 잠시 접어두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안녕? 허 대짜수짜님!'은 의외로 부드럽다. 비정규직 문제를 직접적으로 관객들에게 각인시키기 보다는 평범한 한 가족의 아버지이자 정규직 노동자인 '허대수'를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와 함께 일하는 현실 속에서 만나는 문제들을 다소 재밌고 익살스럽게 또는 따뜻한 시선으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 그려낸다.

이 영화는 울산 현대자동차 한 공장의 신차투입에서 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신차투입으로 인해 회사는 생산직 노동자 200명을 해고하려고 한다. 이에 노동자들은 당연히 이를 받아들일 수없어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 모두 인원감축에 반대하며 각자 농성 천막을 치고 투쟁을 시작한다.

몇 달 후, 회사는 20명 인원감축이라는 최종안을 제시하는데, 이에 정규직 노동자들 사이에서 찬서과 반대가 팽팽하게 갈리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 '허대수'는 직접 회사와 합의를 주도하며 이같은 최종안에 잠정합의를 한다.

'20명을 인력감축한다'는 말은 어디에도 쓰여있지 않지만 그 20명이 비정규직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이에 정규직 노동자들은 투쟁 천막을 걷고 비정규직 노동자들만 천막농성을 계속한다. 어느날 '허대수'는 최종협상 결과를 정규직,비정규직 조합원들에게 보고하고 공장 문을 나서는 데 허대수에게 깜짝 놀라 자빠질 만한 일이 벌어진다.

바로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외동딸 '허연희'가 결혼하겠다고 선언한 남자가 바로 같은 회사의 비정규직 노동자 '박세희'였던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연희'와 '세희'를 떼어놓으려는 '허대수'의 좌충우돌한 여행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안녕? 허대짜수짜님!'은 비교적 짧은 70분 분량의 극 영화다. '허대수'라는 인물을 통해 울산 현대자동차 한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비정규직의 삶을 자연스럽게 관객들이 생각할 수 있도록 전개한 영화다.

특히, 이 영화에는 실제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이 참여했는데, 다소 어색한 연기력(?)을 선보이는 이들을 보는 재미 또한 이 영화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또 '매형? 한번 비정규직은 영원한 비정규직이에요', '비정규직이 해병대냐?' 등 익살스러운 대사를 듣는 재미 역시 쏠쏠하다.

더불어 20년 동안 110여 편의 노동 다큐멘터리를 제작해온 노동자뉴스제작단이 설립한 <그리고 필름앤드라마>가 만든 영화인 만큼 노동자의 이야기가 잘 스며들었을 것이다. 특히, 직접 기획, 제작, 출연한 노동자들의 땀과 노력을 이 영화에서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유쾌하고 부드럽게 풀어나감과 동시에 비정규직의 아픔과 설움 그리고 '희망'을 담은 영화. 이번 주말 가족과 함께 영화 한편 보러가는 건 어떨까?<미디어제주>

***영화 '안녕?허대짜수짜님!'은 지난 29일 오후 7시에 제주 코리아극장에서 제주지역에서 처음으로 개봉했으며 오늘(30일) 오후 5시와 오후 7시 제주 코리아극장에서 상영을 하고 있습니다. 상영비는 성인 3000원, 학생 2000원 입니다. (문의 = 민주노총 제주본부<753-2191>)***

<박소정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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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생이 2008-09-02 05:50:20
백수라도 좋다 인간성만 좋다면... 나는 자랑같지만 나이30에 백수때 결혼 했다
퇴직금170만원,재형저축해지금230만원 국민연금해약금100만원갖고 장모님께150만원 빌려서
색시 예물사고 에식장비내고 축의금 받은걸로 신혼여행 일본으로 갔다왔네요..돈은필요하지만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우리장모님왈 사람이 돈따라가면 안되고 돈이 사람따라와야한다고..그 믿음에 지금 나는 결혼18년차 중기업 대표이사다 백수가.믿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