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환 제주도지사가 1일 제주특별자치도와 행정구조 개편 과정에서 도민사회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반발'을 의식한 듯, '양파 껍질 벗기기'를 비유삼아 혁신의 필요성을 역설해 눈길을 끌었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제주도청 대강당에서 열린 9월 직원 정례회의에서 "혁신은 일과성 시책이 아니라 변화하는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세계적 추세"라며 "공직자부터 달라져보자는 각오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 지사는 특히 "조직내 토론문화가 매우 약한데, 이는 과거 '상의 하달식' 권위주의 행정문화 때문"이라며 "토론을 일상화하는 행정환경 조성이 필요하며, 학습을 통해 토론문화를 활성화하고 조직을 바꿔보자"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이어 "부서와 부서간 벽이 두텁워 벽을 허물어 활기찬 조직문화가 자리잡
을 수 있도록 부서장, 직원들 간 대화의 기회를 많이 갖기 바란다"고 당부했다.이날 직원정례조회는 공무원들의 혁신역량 결의대회를 겸해 열렸다.
그런데 김 지사는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양파의 껍질을 직접 까보이며 의미있는 말을 던졌다.
김 지사는 "양파는 껍질을 벗기면 벗길 수록 새로운 껍질이 계속 있고, 눈물나게 매운 것처럼 혁신 실천 역시 눈물이 날 만큼 힘들고, 어려움이 따른다"며 "지금까지의 관행을 버리고, 새롭게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는 결의문을 낭독한 두 공무원의 손에 껍질을 벗겨낸 양파를 쥐어줬다.
양파의 껍질을 까면서, '혁신=눈물의 고통'의 등식을 전달한 김 지사의 의중은 정확히 나오지 않고 있으나 그만큼 힘들다는 뜻을 전달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와함께 김 지사는 제주도 단일광역자치체제의 혁신안 추진으로 시.군 공무원들의 동요를 의식한 듯 "시.군공무원과 격의없는 대화를 해 나가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김 지사는 "시내버스 문제, 혁신도시 건설 문제, 광역도시계획 수립, 광역상수도, 물가문제, 공공요금 인상, 경제활성화 등 행정 각 분야에 대해 시.군공무원과 공동워크숍이나 비공식적인 만남 등 다양한 대화기회를 마련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이러한 김 지사의 발언을 두고 도청 주변에서는 제주특별자치도와 행정구조개편과 관련해 제주도가 여러가지 난관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 대한 어려움을 우회적으로 토로한 것 아니냐 등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