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함덕 상장머체, 다수의 숨골‧함몰지형 확인 “전형적인 곶자왈”
함덕 상장머체, 다수의 숨골‧함몰지형 확인 “전형적인 곶자왈”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4.03.26 14:3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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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덕 곶자왈 도시계획 변경 반대 주민회, 26일 오전 상장머체 현장 기자회견
“상장머체는 함덕의 보물 … 공장 들어서면 함덕해수욕장 용천수에도 악영향”
함덕 곶자왈 도시계획 변경을 반대하는 주민들과 곶자왈사람들, 제주참여환경연대가 26일 함덕곶자왈 상장머체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다수의 숨골과 희귀식물이 발견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함덕 곶자왈 도시계획 변경을 반대하는 주민들과 곶자왈사람들, 제주참여환경연대가 26일 함덕곶자왈 상장머체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다수의 숨골과 희귀식물이 발견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시가 보전관리지역으로 지정돼 있는 함덕 곶자왈 상장머체 일대를 계획관리지역으로 변경을 추진중인 가운데, 이 일대가 다수의 숨골이 분포하고 있는 전형적인 곶자왈 지역인 것으로 확인됐다.

함덕 곶자왈 도시계획 변경 반대 함덕주민회와 곶자왈사람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26일 함덕 곶자왈 상장머체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인근 지역의 숨골 및 색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실제로 함덕 주민들과 환경단체 관계자들이 직접 조사한 결과 수많은 수십여 곳의 숨골이 발견된 것은 물론, 곳곳에서 함몰 지형이 확인되는 등 곶자왈의 외형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함덕 주민들과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이날 회견에서 “함덕 곶자왈 상장머체는 여전히 막대한 양의 지하수를 함양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외형적으로도 매우 훌륭한 곶자왈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면서 “오늘 이 곳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이유는 도민들에게 이곳이 곶자왈로서 숨을 쉬고 있고, 이곳을 틀어막는 계획관리지역으로 변경하려는 제주시의 계획이 타당한지 판단을 요청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짧은 조사 기간이었음에도 이 일대에서는 곶자왈 지형과 지질, 숨골 뿐만 아니라 산림청이 희귀식물로 지정한 골고사리(변산일엽) 자생지가 확인되기도 했다. 골고사리는 환경부 적색식물 목록에 포함돼 있기도 하다.

이에 이들은 이 일대 함덕곶자왈이 몇몇 토지주의 재산권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제주시가 토지주들의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있다는 민원을 근거로 이 일대를 공장과 폐차장까지 들어설 수 있는 계획관리지역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토지 소유주 뿐만 아니라 전체 함덕 주민들과 이해관계가 매우 밀접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함덕곶자왈 상장머체에서 함양된 지하수가 함덕해수욕장 곳곳에 용천수로 솟아나오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용천수 한 곳에서 나오는 수량이 하천에 흐르는 수량과 맞먹을 정도로 엄청난 양의 용천수가 나올 정도로 용천수가 풍부한 이유가 함덕해수욕장과 이어져있는 이 곳 상장머체에서 빗물이 함양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함덕해수욕장은 도내 해수욕장 중에서도 수질이 깨끗한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이에 대해 이들은 “함덕해수욕장이 깨끗한 수질을 유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풍부한 용천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차고 맑고 풍부한 용천수가 오염 농도를 낮출 뿐만 아니라, 구멍갈파래 등 문제가 되고 있는 해조류 형성도 억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들은 “함덕 곶자왈 상장머체 일대가 계획관리지역으로 변경돼 개발이 이뤄질 경우 지하수가 함양되지 않는 것은 물론, 오염원이 지하로 유입돼 용천수의 수질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함덕곶자왈 상장머체 일대가 함덕 주민들과 도민 모두의 문제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이들은 오영훈 제주도정이 제주의 자연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방안으로 생태계서비스지불제를 시행하려 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그 진정성과 의지를 이곳 함덕곶자왈 상장머체를 통해 확인할 것”이라면서 “제주시가 변경계획을 철회할 때까지 우리나라의 보물 함덕해수욕장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도 제주시의 후진적 행정을 알려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천명했다.

한편 제주시는 ‘2030 제주시 도시관리계획 재정비 계획’을 수립하면서 이 지역이 토지적성평가 4등급이라는 점을 들어 현재 보전관리지역인 이 곳을 계획관리지역으로 변경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는 이에 대해 “토지의 외형만 보고 판단하는 토지적성평가는 제주만이 갖고 있는 지하수의 중요성과 지하수를 함양하는 기능을 평가하는 지하수보전등급을 도외시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다른 지역의 경우 97%를 지표수에 의존하고 지하수 의존 비율이 매우 낮은 반면, 제주도의 경우 98%를 지하수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지하수 보전등급을 무시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들 주민들과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지하수보전등급을 무시하고 토지적성평가만을 기준으로 개발 가능한 곳으로 변경하려는 제주시의 행태는 ‘제주도가 아닌 다른 지역의 행정기관이냐’고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2015 제주특별자치도 도시관리계획’에 명시된 용도지역 구분 기준을 보면 지하수보전 2등급 지역의 경우 우선보전지역으로 지정하도록 돼있다는 점들 들기도 했다.

이에 이들은 “제주시가 토지적성평가 4등급이라는 이유만으로 이곳을 계획관지리역으로 변경해 개발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은 마실 물을 더럽히는 무개념 행정”이라로 신랄하게 꼬집었다.

함덕리 5구 구장인 임용수씨가 26일 함덕 상장머체 기자회견에서 이 일대 곶자왈 보전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함덕리 5구 구장인 임용수씨가 26일 함덕 상장머체 기자회견에서 이 일대 곶자왈 보전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기자회견을 마치고 회견 장소를 벗어나 곶자왈 현장 답사에 나선 주민들은 곳곳에서 숨골과 곶자왈 지역의 전형적인 함몰지형을 직접 확인했다.

한 주민은 “인근 마을에 오래 살았지만 이렇게 숨골이 있다는 것도 처음 보니까 왜 이 곳을 보존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더 느낀 것 같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또 이날 현장 답사까지 함께 한 고제량 제주생태관광협회 대표는 “이 곳 함덕리 상장머체에서 오늘 확인한 숨골은 제주도의 최고의 숨결이자 숨골이었다”면서 “그 숨골이 지하수를 지키고, 우리가 살 수 있게 하는 물을 저장할 수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우리가 숨을 쉬듯이 자연도 숨을 쉴 수 있도록 함덕리 상장머체의 숨골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26일 함덕리 상장머체 기자회견을 마치고 주민들과 함께 한 현장 답사에서 확인된 함몰지형. 전형적인 곶자왈에서만 볼 수 있는 지형이다. /사진=미디어제주
26일 함덕리 상장머체 기자회견을 마치고 주민들과 함께 한 현장 답사에서 확인된 함몰지형. 전형적인 곶자왈에서만 볼 수 있는 지형이다. /사진=미디어제주
26일 함덕리 상장머체 기자회견을 마치고 주민들과 함께 한 현장 답사에서 확인된 함몰지형. 성인 키의 2배가 훨씬 넘게 깊이 함몰된 지형으로, 전형적인 곶자왈에서만 볼 수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26일 함덕리 상장머체 기자회견을 마치고 주민들과 함께 한 현장 답사에서 확인된 함몰지형. 성인 키의 2배가 훨씬 넘게 깊이 함몰된 지형으로, 전형적인 곶자왈에서만 볼 수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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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아 2024-03-26 21:32:47
아름다워요 이런 지형이 함덕을
품고 있다니 ~
그런데 이 곳에 개발이라뇨 ᆢ
말이 안되요
보존해야죠 용천수가 살아있는데
이젠 개발 그만 하죠?

오현단 2024-03-26 16:51:49
상장머체 곶자왈 꼭 한번 방문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