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바다 오염 심화시키는 제주외항 개발? "수질 개선 대책 내놔라"
바다 오염 심화시키는 제주외항 개발? "수질 개선 대책 내놔라"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4.03.22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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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제주외항 2단계 개발사업 절차 진행 중
화북동 주민들 "수질오염 심각 ... 수질 개선이 먼저"
제주외항 2단계 개발사업 부지를 표시한 지도.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주외항 2단계 개발사업 부지를 표시한 지도. /사진=제주특별자치도.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외항 2단계 개발사업을 위한 관련 절차들이 진행 중인 가운데, 제주외항 2단계 개발사업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되는 화북동 주민들이 개발사업으로 인해 예상되는 수질오염과 주민들의 생존권 문제를 성토하고 있다. 

제주도는 이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문제가 발생할 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는 있지만, 현재 진행될 예정인 공사로 인한 환경적 요인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어 주민들과의 괴리가 존재하는 상황이다. 

화북동 마을주민 일부 등으로 구성된 '화북어촌계와 화북동 곤을마을 청정지역을 만드는 대책위원회(이하 곤을마을대책위)'는  지난 21일 오후 제주외항 2단계 개발사업 환경영향평가 용역을 맡아 진행 중인 사업자 '도화 엔지니어링' 및 제주도 관계자 등과 만나 제주도가 추진 중인 제주외항 2단계 개발사업에 대한 우려점을 전했다. 

제주외항 2단계 개발사업은 현재 화북동의 잃어버린 마을인 곤을동 앞바다에 4만1700㎡를 매립해 추가 항만시설을 만드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화북동 마을주민들이 이 사업에 대해 제기하고 있는 우려점은 크게 화북동 앞바다의 수질 오염 문제와 화북천의 수질 및 범람 문제 등이다. 

장창수 곤을마을대책위 감사는 이날 환경영향평가 용역진 및 제주도와 만나 제주외항 1단계 사업으로 인해 제주시 건입동 별도봉 앞의 바다의 유속이 느려지면서 이미 수질이 매우 악화돼 있는 상태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 수질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적인 공사가 이뤄질 경우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실재로 지난 2015년 부경대 환경공학과 교수진이 진행한 '제주외항 퇴적도 오염도 평가'에 따르면 제주외항 내부의 2곳이 '심한 오염' 상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곤을마을대책위는 조사로부터 9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는 오염도가 더욱 심화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외항 2단계 공사가 진행될 경우 별도봉은 물론 화북동 앞바다까지 유속이 느려지면서 오염물질의 배출이 더뎌지고, 오염물질이 퇴적되면서 오염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보였다. 

장창수 감사는 특히 오염으로 인해 피해를 보게될 장소가 예로부터 화북동 해녀들이 물질을 하던 곳임을 강조하면서, 공사 이후 해녀들의 일터가 모두 파괴될 수 있다는 우려를 보이기도 했다. 

장 감사는 "화북동 주민들이 공사에 무조건 반대를 하는 것도 아니고, 어느 정도의 피해까지는 감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공사로 인해 화북동이 입게 될 피해가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며 "화북동 앞바다가 원래는 해녀들의 작업장이었는데, 공사가 진행되면 화북동 앞바다의 해조류나 소라 및 전복 등이 다 죽을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해녀를 새계문화유산에 등재만 시켜놓고 화북해녀들을 없애버리려는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특히 제주외항 2단계 개발사업이 완료되면 화북천에서 바다로 빠지는 물의 흐름이 원할하게 이뤄지지 못하면서 화북 앞바다의 오염을 더욱 부채질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주민들에 따르면 화북천은 지금도 오염이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다. 화북천 일대에 간이공공하수처리시설이 만들어졌지만, 여기서 처리되지 못한 오수가 화북천으로 흘러넘치면서 악취와 함께 오염된 물이 그대로 바다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실재로 <미디어제주>가 지난 21일 화북천 일대를 방문했을 때에도 화북천 주변으로 심한 악취가 풍기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제주외항 2단계 공사가 완료되게 되면 화북천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 앞으로 항만 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이렇게 되면 화북천에서 바다로 빠지는 물의 흐름이 항만시설에 막힐 수 밖에 없고, 화북천에서 나오는 오염된 물이 화북앞바다에서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화북 앞바다의 수질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제주도는 다만 이와 관련해선 환경영향평가 용역 과정에서의 조사 결과를 근거로 "제주외항 2단계 공사로 인해 수질이 지금보다 악화될 것이라는 근거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며 "공사가 완료돼도 상황은 지금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수질 오염은 악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반박을 내놓고 있다. 그러면서 향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수질을 측정하고, 문제가 발생될 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화북동 주민들은 "이미 지금도 수질은 많이 악화돼 있는 상황"이라며 "공사가 진행되도 상황이 지금보다 악화되지 않는다고 말할 것이 아니라, 지금 이미 악화된 상황을 개선하고 공사에 나서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성토하고 있다. 

그러면서 제주외항 2단계 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현재 악화된 수질의 개선 대책과 향후 악화 가능성에 대한 대책 마련을 할 것을 촉구하고, 동시에 화북천으로 오수가 흘러넘치면서 오염된 물이 지속적으로 바다로 빠져나가는 것을 해결해줄 것을 제주도정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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