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동력 잃었던 '일회용컵 보증금제' ... 제주도, 다시 제도 강화 나서
동력 잃었던 '일회용컵 보증금제' ... 제주도, 다시 제도 강화 나서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4.03.06 1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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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금제 조속한 안정화 위한 다양한 방안 본격 추진
제주시 함덕리에 있는 재활용 도움센터에 설치된 일회용컵 반납기에서 일회용컵 반납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 이렇게 반납이 이뤄지면 '자원순환보증금 앱'을 통해 일회용컵 보증금 300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제주시 함덕리에 있는 재활용 도움센터에 설치된 일회용컵 반납기에서 일회용컵 반납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 이렇게 반납이 이뤄지면 '자원순환보증금 앱'을 통해 일회용컵 보증금 300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도가 환경부의 정책 변경으로 동력을 잃어버렸던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다시 적극 추진하기 위해 팔을 걷어부쳤다. 

제주도는 지난해 환경부의 지방자치단체 자율시행 논란 이후 흔들리는 일회용컵 보증금제의 조속한 안정화를 추진한다고 6일 밝혔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전국에서 1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커피 및 음료·제과제빵·페스트푸드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대상으로, 일회용컵을 사용할 경우 300원의 추가 비용을 내게 하는 제도다. 사용한 일회용컵을 매장 혹은 공공장소에 비치된 반납기를 통해 반납할 경우 지불한 추가 비용을 돌려준다.

환경부는 당초 이 제도를 2022년 6월 전국적으로 시행하려고 했다. 하지만 카페 업주 등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시행시기를 늦췄고, 시행 규모 역시 전국이 아닌 제주와 세종에서 우선시행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이어 2022년 12월부터 제주와 세종에서 이 제도가 시행되기 시작했다.

시행 초기에는 이 제도가 다소 주춤하기도 했다. 일부 매장들이 형평성 문제 등을 이유로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제도에 참여하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그 이후 제도가 순차적으로 보완되면서 도내에서 카페 매장 등의 동참이 활성화됐고, 도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지난해 9월 매장 참여율은 최고 96.8%를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기에 제동을 거는 움직임이 중앙정치권에서 나왔다. 먼저 지난해 8월 25일 지자체별로 보증금제를 자율적으로 시행하는 내용의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사실상 ‘일회용컵 보증금제 전국시행’을 철회하는 법개정안이다.
 
뒤를 이어 환경부에서 지난 11월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기존에 카페 매장 내에서 사용할 수 없었던 종이컵의 매장 내 사용을 허용하고, 플라스틱 빨대의 사용 역시 지속적으로 허용한다는 취지의 내용을 발표했다. 최근 전세계적인 ‘일회용품 사용’ 자제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정부는 거꾸로 규제를 풀어버리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와 같은 중앙정치권의 움직임 속에서 결국 제주의 일회용컵 보증금제도 동력을 잃어갔고, 참여율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제주도는 이에 다시 한 번 일회용컵 보증금제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일회용컵 보증금제 정상화를 위한 자체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지난해 최고 수준의 매장 참여와 컵 회수율을 목표로 제도 실행과 참여율 회복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추진계획은 △자발적 참여 매장 발굴로 제도 저변 확대 △성실 이행매장의 ‘자원순환우수업소’ 지정 및 인센티브 지원을 통해 매장 참여율 회복 △소비자 유인책을 통한 컵 회수율 회복 등을 목표한다.
 
먼저 전도 확대를 위한 시행령 개정을 환경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하면서, 공공기관 입점매장 등을 중심으로 자발적 참여매장을 발굴해 ‘에코존’으로 지정, 제도의 단계적 확대를 추진한다.
 
또한 성실이행매장을 ‘자원순환우수업소’로 지정해 현판을 수여하고, 종량제봉투 등 매장 물품 지원과 카드수수료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 매장 참여율을 회복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공공기관 내 일회용컵 반입 금지 재강화와 동시에 적정 회수체계가 구축된 컵보증금제 매장의 컵 반입을 허용하는 ‘상생 규제’를 재추진한다.
 
특히 ‘일회용컵 회수보상제’ 시범 시행을 통해 재활용도움센터에 다량의 컵보증금제 컵 반납시 종량제봉투를 추가 제공함으로써 도민 참여도를 높이고 매장의 컵 반납 부담을 경감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컵보증금제 이행매장 우선 이용하기 운동 등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제도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방문 설득 및 브랜드별 간담회를 추진해 이탈 매장의 복귀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강애숙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자원의 재활용율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정책인 만큼 이번 추진계획을 통해 도민 참여를 다시 한번 이끌어 낼 것”이라며 “성실이행 및 자발적 참여 매장 지원 강화 등을 통해 매장 참여도를 높여 제도가 조속히 안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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